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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진리. 역사 ㅣ 현대사상의 모험 9
힐러리 퍼트넘 지음, 김효명 옮김 / 민음사 / 2002년 8월
평점 :
p. 7, 형이상학적 실재론이라 할 수 있는 ‘진리모사설’과 전체적 상대주의라 할 수 있는 ‘주관주의적 진리설’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아마 번역과정에서 누락 되었을 듯한 실수로 인해) 일부 문장이 누락 되어, 두 이론에 관한 설명이 섞이는 바람에 내용이 뒤죽박죽 엉망이 되었다. 아래에서 셋째 줄 ‘이 부류에 속하는 철학자들은’ 다음에 아마도 ‘절대주의적이고 객관주의적인 입장을 지지한다. 반면에 다른 부류에 속하는 철학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정도의 문장이 추가되어야 내용이 분명해진다. 3쇄가 나올 동안(16년 동안)이나 이런 내용이 정정되지 않고 있었다는 게 놀랍고 씁쓸하다. 정말철학 전공자들은 애매모호한 담론을 그리도 즐기는 걸까? 스스로도 모호함 속에서 허우적대면서도 결코 질식하지 않는 대단한 정신력!
저자는 앞의 두 가지 이론들에 대해 대부분 기본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해석을 전제로 비판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새로운 이론이라는 ‘내재적 실재론’은 알맹이가 없다. 마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가 연상되는 건 아마 내가 지독히 오독한 탓일 게다.
2016년까지 생존하였으니 기계학습이나 인공지능에 관한 최신 이론들을 참조했다면 튜링기계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좀 더 달라졌을 법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