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ily Stoic : 366 Meditations on Wisdom, Perseverance, and the Art of Living: Featuring new translations of Seneca, Epictetus, and Marcus Aurelius (Paperback, Main) - '데일리 필로소피' 원서
라이언 홀리데이 / Profile Books Ltd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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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스토아 학파에 끌린다. 왜일까? ‘반대가 끌린다(Opposites attract.)’라는 표현은 사람에게만 적용되지는 않는다. 나는 외강내유의 성격인지라 내적으로 견고한 성을 구축함으로써 흔들림이 적은 삶을 추구하는 스토아 학파의 이론을 부러워한다. 독서가 내게 주는 기쁨 자체도 독서의 목적이 되지만, 내적 근육의 강인함도 책을 읽는 이유이기에 의도적으로 철학책을 읽고자 계획한다.

이 책에 제일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는 reasoned choice이다. 내가 항상 강한 질투심을 느끼는 단어가 ‘이성(reason)’이란 단어가 아니던가? 이성에 근거한 선택을 함으로써 감정(emotion)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성의 강력한 힘을 빌리면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게 되고, 외적인 환경은 나의 통제하에 없음을 알게 된다.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내 마음뿐이라는걸 알게 되면서, 외적인 환경에 대한 수용력과 탄력성을 기르게 된다.

수용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수용(acceptance)은 수동성(passivity)과 동의어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내 통제 영역 밖에 있는 외부 상황에 대하여 소극적으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내적 평온함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배양된 무지함도 화를 피하며 평온을 얻는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책 전반에서 유한한 세상임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유통기간이 있는 덧없은 세상에서, 교만함이 없이 받아들이고 집착이 없이 떠나보냄은 매우 현명한 삶의 처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한할 뿐 아니라 늘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세상에서 탄력성과 적응력을 개발함도 오늘을 살아가는 비법이 될 수 있다.

금욕적인 삶과 정신적 강인함을 추구하는 스토아 학파의 이론에도 예상과 달리 부드러움이 숨겨져 있다. 우리에게 시인 즉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비라보기를 촉구하고 있다.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며 자연의 과정 속에 나타나는 매력을 음미하게 되면 감사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감사란 또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가?

저자는 매일 1 페이지씩 365일 동안 스토아 학파의 이론을 의미하며 이를 내재화하길 독자에게 요구하지만, 난 흡입력이 강한 이 책을 짧은 기간에 끝냈다. 예전에 명상록(Meditations)을 끝냈기에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다. 나의 목적은 이 책의 내용을 삶 속에 적용하는 것이다. 늘 감정의 지배를 크게 받는 나약한 내게는 얼마나 큰 도전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제는 직장에서 너무 큰 감정의 소용돌이로 인해 매우 우울했는데, 다행히 이 책의 내용을 생각하며 감정을 잘 추스리고 이성에 근거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며 잠을 청했다.

내가 아무리 스토아 학파 이론을 많이 섭렵한다해도, 난 또 다시 실패하고, 실수하고, 좌절하며 감정의 노예로 살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더 나은 쪽으로 실패하기 위하여!! (Ever tried, ever failed, no matter,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 Samuel Be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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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ream of Space (Paperback) -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원서, 2021 뉴베리 아너 수상작
Greenwillow 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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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호 Challenger가 1986년 1월 28일에 폭발했던 것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청소년 소설이다. 이륙한지 73초만에 참사가 일어났고 7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탐사호 Challenger가 암시하듯이 이 책은 도전에 관한 책이다.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도전’이란 단어는 중독성이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일단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도전이란 필요한 것일까?

Bird는 우주선 총사령관이 되어 그녀의 롤모델 Judith 처럼 우주선 탐사를 떠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한 번도 5명의 가족이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 적이 없고 그 누구도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지만, 그녀의 우주 탐사에 대한 도전은 그녀의 삶을 지탱해 주는 지렛대였다.

Bird와 쌍동이인 Fitch는 그가 전혀 관심이 없던 여학생 Amanda가 그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게 되자 주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게 된다. 가끔은 나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알려고 노력하기 보다, 주변 시선에 끌려 예민해져서 돌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참다 못한 Fitch는 Amanda에게 해서는 안되는 모욕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함으로써 정학을 받게 된다. 며칠 후 등교했을 때 Amanda는 반을 바꾼 상태였고, Amanda를 향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 Fitch의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도전으로 남았다.

농구를 좋아하지만 별다른 소질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학점이 2.0이 안되어 농구팀에서 탈락될 위기에 있는 Bird의 오빠 Cash가 있다. 그는 학교 공부에 관심과 흥미가 없고, 집에서도 사랑받지 못하여 자존감이 매우 낮다. 그는 동생들에 비해 그 어떤 것에도 뛰어난 재주가 없다는 열등의식에 젖어 있다. 어쩌면 길이 아닌데 잘못된 길을 가고 있기에 재능을 발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You are just playing the wrong game.)는 Bird의 충고에 농구를 포기하고 육상팀에 합류하기로 결심을 한다. 달리기를 잘하는 그에게 육상팀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학점을 받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기에 공부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도전이 항상 선순환적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전은 우리를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강장제이지만 실망감까지 끌어 안을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우주 탐사를 꿈꾸던 Bird는 우주 탐사호의 실패로 엄청난 좌절을 겪게 된다. 우주 탐사가 많은 비용과 시간 투자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탐사를 떠나 보는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두려움도 없고 위험부담도 없지만 결국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쉽고 편안한 것에만 안주하며 살것인가? 인간은 한낱 먼지에 불과한 작고 미세한 존재이지만 광활한 우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Bird의 에세이는 끝이 난다. (The universe is waiting.)

Bird의 표현 중에 ‘작은 것들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이상하다’라는 것이 있다. (It’s funny how small things can make a big difference.) 학교에서 우등생이며 우주선 총 사령관을 꿈꾸던 그녀이지만 여학생으로서 똑똑하지만 예쁘지는 않다는 그 사소한 말이 그녀의 가치관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성인이든 학생이든 여자들에게 있어 ‘예쁘다’는 표현은 여전히 추천장으로 남아 있다. 원대한 꿈을 꾸는 그녀에게도 친구들이나 남학생의 작은 표현(예쁘지 않고 총명하다/예쁘지않고 평범하다)은 그녀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작은 것들(small things)’에는 위의 사소한 언어적 표현 외에도 작은 행동(small actions)들이 있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우주 탐사의 꿈을 불어 넣어 주었던 Salonga 선생님의 역할은 작은 것이었지만 역시 Bird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작은 언어 표현 혹은 사소한 행동으로 큰 변화가 촉발됨은 부인할 수가 없다. 과정에서 부정적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으나, 변화의 총량이 긍정적 수치가 클 수 있다고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도전을 꿈꾸고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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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책이다. 그러나 늘 그러하듯이, 나는 흥미가 부족한 이유를 책 자체가 아닌 나 자신의 무지와 부족함으로 돌린다. 독서에 대한 애정이 살짝 식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 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데, 중간에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물론 단편을 모아 놓은 책은 아니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서 단편 모음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작가는 Part Six(p. 227)에서 이 책을 변주곡의 형태를 빌어 쓴 소설이라고 한다. 하나의 주제와 하나의 사고로 귀결되며, Tamina에 대한, Tamina를 위한, 웃음, 망각, Prague에 대한 망각, Prague와 천사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여기서 Tamina라는 여성은 밀란 쿤데라 자신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프라하의 봄을 지킨 지식인이지만 보헤미아가 러시아에 의해 점령당한 후, 공산정권에 의해 서적이 몰수되고 교수직을 박탈당하고, 1979년에 체코 국적을 상실당한 채 프랑스로 망명한 슬픈 작가를 대변한다.

1979년에 프랑스에서 발간된 이 책은, 조국을 등진 지식인의 슬픔을 망각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듯 하다. 책의 서두는 ‘권력에 저항하는 인간의 싸움은 망각하지 않으려는 기억의 싸움이다’로 시작된다. 물리적 권력에 의해 지배당한 민족이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억하는 것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수치를 기억하고, 참혹함을 기억하며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정신을 지배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를 대변하고 있는 여성 Tamina는 이국 땅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도, 보헤미아에서 정치적 박해를 받고 죽은 남편을 평생 기억하며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자신이 남편을 망각한다는 것을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이며, 망각을 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밀란 쿤데라가 프랑스에 머물면서 갈 수 없는 조국을 향한 그리움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적 분위기에서 자란 밀란 쿤데라의 책에는 음악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버지와 함께 길을 가다가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를 듣는다. 민족의 슬픔이 클수록 노래는 더욱 크게 연주된다. 마치 지배당한 민족에게 역사의 아픔을 잊고 삶을 즐기며 살게 하라고 선동하는 파티곡 같다. 그의 아버지는 이를 ‘음악의 어리석음’이라 부른다. 음악이 기억을 지우려는 인간의 본질적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체코를 점령한 공산정권이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역사에 대한 기억을 지우게 하고 쾌락적 삶을 누리도록 국민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조국을 잃었다고 해서 조국을 기억하지 못함은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채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을 잃은 상실감을 잘 대처하며, 그럼에도 삶은 지속되어야 하고 살아내야 하기에,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관용의 미소(a smile of tolerance)나 장례식장에서의 숨막힌 웃음(stifled laughter)등을 지으며 살아가야 했을까? 망각과 웃음에 관한 책이지만 망각은 보이지 않고, 웃음(laughter, smile)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하지만 웃을 수 없는 슬픈 웃음이다.

나역시 망각이 두려운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전히 많은 눈물 속에 살지만, 난 밥도 잘 먹고 아무 일 없듯이 일상을 잘 견디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기억이 희미해져서 웃고 있는 내가, 혹시나 망각한 채 살아가는 내가 큰 죄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망각이 없다면 커다란 고통 속에서 살아갈수도 있기에, 한 때는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과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으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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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Paperback, 미국판)
Chbosky, Stephen / Pocket Books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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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의 목표중의 하나는 매일 일기를 꼭 쓰는 것이다. 적지 않은 분량의 일기를 매일 쓰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영향으로 일기 쓰는 습관을 들인 나는 일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일기를 쓰겠다는 나의 결심은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며,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기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일기는 나를 지치지 않게 지켜주는 원동력이었다.

일기가 성장하기 위한 자신과의 대화라면, 편지는 친구를 통해 마음을 열며 정신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다. 주인공 Charlie는 Dear Friend의 형식을 빌어 1년간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다. 자신에게 쓰는 일기 형식을 넘어 들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를 찾아 마음을 열지만 끝까지 대상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한다(listen and understand)는 전제하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치유이고 위안인지도 모른다.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된 존재(wallflower)였던 주인공 Charlie의 모습은 청소년이 아니어도 어른의 자화상으로서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너무나 좋아하던 이모 Helen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 친구 Michael의 자살로 인해 정신적 상처를 받아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던 Charlie는 삶이라는 그물 속에 자신을 어떻게 맡길지 몰라 힘들어 한다.

그는 싫어서가 아니라 삶에 어떻게 참여하지 몰랐던 것이다. 결국, 가족, 친구들(Patrick and Sam)의 도움과 영어 선생님(Bill)의 도움으로 많은 책을 읽고 에세이를 작성하며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서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당연, 익명의 친구에게 쓴 편지도 그의 정신적 독립에 많은 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읽었던, To Kill a Mockingbird(앵무새 죽이기), The Catcher in the Rye(호밀밭의 파수꾼), The Great Gatsby(위대한 갯스비), Walden, Hamlet, The Fountainhead 등의 책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게된 계기가 된다.

알콜중독자에게 있던 두 아들의 비유가 책에 나온다. 한 명은 아버지때문에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아서 목수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의 아들은 아버지때문에 술꾼이 되었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원망하고 핑계될 수 있는 사람과 상황이 있다. 또한 과거의 상처와 아픔도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닌다. 비록 과거를 선택할 힘은 없을지라도, 과거로부터 어디를 향해 갈지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고 희망을 던지고 있다. 과거로 인해 현재에서 다시 과거의 그늘로 들어갈 수도 있고, 두려움을 벗고 삶에 참여하는 법을 배우며 미래로 갈 수도 있다. 여전히 선택은 있다.

영어 선생님 Bill은 ‘우리가 가끔 삶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생각을 사용한다고 했다.’ (It’s just that sometimes people use thought to not to participate in life.) 여기서 ‘참여하다(participate)’ 는 주인공에게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wallflower였던 Charlie는 주변사람들의 많은 도움으로 마침내 삶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좋아하는 Sam에게도 한 마디도 못하고 그저 지켜만 보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떠나보낸 그가, 이제는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라 편지도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The Catcher in the Rye(호밀밭의 파수꾼)’가 그러했듯이 이 책은 여전히 미국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도서이지만 일부 보수적인 어른들에 의해 금서가 되었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고민과 아픔은 각자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여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또한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모습도 다양할 것이다. 각기 다른 색깔과 아픔을 지닌 모든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하고 소중하다( Everyone is special in their own way. p. 182)는 것을 인지하면 일어서기가 쉬울까?

각자의 상처(scar)가 별(star)이 되어 더 넓은 그릇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기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픔이 있는 모습조차 소중하며 누구나 매우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가족, 친구, 선생님으로부터도 확인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어렵다면, 책, 일기, 편지까지도 슬픔의 수렁에 있는 자신을 꺼내주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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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한지 한 달이 넘어서 리뷰를 쓰기가 힘들다. 어디든 들고 다녔으나, 읽은 것이 아니라 책장을 넘긴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다 끝내고도 리뷰를 쓰지 못해 이틀을 더 기다렸다. 지난 팝송을 들으면 그 당시의 상황과 함께 사람들이 따라온다. 노래와 함께 과거의 추억이 넘어 오듯이, 나중에 이 책을 기억할 때, 큰 슬픔도 함께 기억될 것이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

책을 읽기 시작한 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계속 책을 들고 있었고,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밀란 쿤데라의 은유와 상징을 너무나 사랑한다. 한 달이라는 기간 때문에, 전체 줄거리를 마음으로 느끼지 못함이 너무 속상하지만, 내 심금을 울린 마법의 은유는 너무도 많아 빼곡히 적어 두었다. 나중에 두고 두고 읽어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보석같은 문장이 너무도 많다. 줄거리가 진부해도 난 충분히 작가의 언어에 심취했다.

Chantal이라는 한 여인은 나이들어감에 대한 서글픔과 고통으로 인해 정체성 상실의 겉옷을 입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곧, 체코 태생으로서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여, 체코와 프랑스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밀란 쿤데라는 아닌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Chantal의 애절함과 절규는 너무나 가벼운데 내게는 절대 가볍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더 이상 내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Men don’t turn to look at you any more.)’ 인정의 욕구가 담긴 이 가벼운 문장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 던져질 때 듣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 해서는 안되는 말이지만, 나는 같은 여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시선이 사랑하는 한 사람의 시선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으며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

가볍고 경박하다 치부해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그렇게 정체성이란 실체가 혼자서 존재하기 어렵고 애초부터 타인의 시선과 인정을 먹고 살도록 기본값이 설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난 그동안 무수히 많이 이를 부인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가시적 결과와 보상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실상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나를 기억해 주지 않으며, 나를 바라봐 주지 않기에 순간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고 깊은 좌절감에 빠진 적이 있었다.

정체성(Identity)이란 단어는 내게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아서 평생 답을 못 찾을지 모른다. 사실 나도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인지 모르며, 사람들이 나의 진가를 보아 주기를 기대하는걸로 보아, 나 역시 타인의 생각에 매우 신경쓰고 있다. 남자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익명의 편지에 설레는 그녀 Chantal의 가벼움이 내 모습일 수 있어 슬펐다.

이름을 불러주길 기대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 달라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하다. 남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려 애쓰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확인된 정체성의 기반은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걸 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함을 얻고, 인정의 욕구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현재 모습 그대로 ‘괜찮다 사랑스럽다’ 말할 수 있는 그날이 올까?

이 책에서 3가지 종류의 권태가 나온다. passive boredom, active boredom, rebellious boredom. 내가 나를 정의하고, 나다움을 자신있게 말하는 그 날을 위해 지금은 active boredom을 극복하자. 무언가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내 안에 열정과 목표가 없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며, ‘왜’ 하는지를 잘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의 정체성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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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6 0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erendipity 2022-03-16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