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가장 궁극적인 세련됨이란 말이 있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by Leonardo da Vinci).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에 비하면 앉은 자리에서 읽을만큼 엄청 짧은 내용이지만, 그에 버금가는 큰 메세지가 담겨 있는 책이다.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질문과 답을 함에 있어서 반드시 장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제목부터 우리게게 심오한 질문를 던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What Men Live By)

내 삶의 목적과 이유를 알고 싶었다. 내가 왜 이 세상에 왔으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은 나를 살게 하는 수단과 방법에 대해 말해 주는 듯하지만 내가 항상 궁금하게 여겼던 삶의 목적과 이유에도 유사하게 접근하고 있다. 구두 수선공으로 근근히 살아가던 Simon이 추운 겨울날 자신의 겨울 코트도 못사고 아내에게 꾸중들을 걱정도 있는데, 길에서 떨고 있는 Michael을 집으로 데려가는 자비를 베푼다. 그 역시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으나, 그의 양심이 다시 Michael을 돌보게 이끈다.

아내 Matryona 역시 당장 내일 끼니를 걱정해야 히는 상태에서 이름 모를 낯선 사람을 데리고 온 남편에게 핀잔을 주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해 보라는 남편의 말에 마음이 움직여 낯선 Michael을 환대하게 된다. 농부의 아내 Mary는 자신의 자녀가 아닌 쌍둥이(한명은 불구)자녀를 친자녀처럼 돌보며 살아간다. 그 무엇이 Simon, Matryona, Mary의 마음을 움직인 것인가? 나는 나 자신의 문제 해결도 너무 힘들고, 내 문제를 해결한 후, 여유가 있어야 남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신으로부터 추방된 천사 Michael은 3가지 질문에 답을 구해 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1) 사람의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가? (What dwells in man?) 2)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What is not given to man?) 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What men live by?).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은 사랑이고, 사람은 자신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간다. 신이 사람에게 주지 않은 것이 있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힘이 없다는 것이다. 한 귀족 남자는 가죽을 가져와서 일 년을 신어도 튼튼하게 유지될 구두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지만, 주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차에서 죽게 된다. 오후에 죽음을 맞이하는 줄도 모르고 일 년간 신을 구두를 주문하고 간 것이다. 인간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당장 오늘 꼭 해야 할 일과 필요를 모두 안다면 신이 되고자 하는 교만함으로 고개 숙이며 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예지력과 능력을 신은 부여하지 않은 것이다.

가슴 속에 풍요롭게 넘치는 사랑과 자비를 나누는 것은 많이 가진 자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여유있는 자의 몫으로 생각하기 쉽다.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가기에는 사랑만으로 부족하고, 물질, 명예, 건강, 자신감, 정체성 등등의 많은 요구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 세상의 조물주가 어떤 조건과 상황에 상관없이 인간의 내면에 사랑을 심어 두셨다고 했다. 우리는 그 사랑과 자비를 꺼내어 나누고 살면 된다. 그리고 물질과 명예가 아니어도 사랑을 지팡이 삼아 사랑의 버팀목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하셨다고 했다.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기도 너무나 버거운 삶에서 내 것도 빼앗겨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삶인데, 내 안에 거주하는 사랑과 자비를 꺼내어 그것을 수단으로 살아가라고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이 책의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살고 싶다. 책 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 속에서 책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내 삶의 변화를 이루는 것일지니 실패하더라도 다시 책을 읽고 다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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