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use on Mango Street (Paperback) - 『망고 스트리트』원서
산드라 시스네로스 지음 / Vintage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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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누구나 좋은 집에 사는 안락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좋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좋은 것과 비싼 것이 같은 개념이 아닌데, 좋은 집은 비쌀 것이라 추정한다. 사실 비싸다는 것, 즉 부유하다는 것도 상대적이다. 누구나 비싸고 좋은 집을 갖고자함이 인지상정인가?

그러나 가격과 안락함에 상관없이 자기 집을 소유만해도 좋은 사람들이 Mango Street에 모여 산다. 로또 당첨이 아니면 어떤 집이든 소유한다는걸 꿈꾸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 근처에 모여 사는 스페인계 이민자들의 모습을 Esperanza의 눈으로 그렸다. 작가는 서두에서 아름다움(beauty)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민자들의 애환이다. 그러나 순수한 소녀의 눈으로 감정이입이 덜 된 상태로 담담하게 그려서 슬프다는 생각이 덜든다.

네 그루의 마른 나무들은(Four Skinny Trees, p. 74) 주인공과 닮았다. 외모도 닮았고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앙상한 나무들이지만 땅 아래로 힘찬 뿌리를 내리고 있다. 너무 슬프고 배고파 힘들 때, 나무를 바라본다. 거리에 바라볼 것이 나무 밖에 없지만, 콘크리트에도 불구하고 그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하여 자라고 자란다.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유일한 이유인 네 그루의 나무가 그녀에게는 ‘마지막 잎새’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어느 날 자신의 집을 갖게 되고, 부랑자가 지나갈 경우, 들어오게 하여 다락방에 재워줄거라 상상을 한다. 왜냐하면 집이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이유없이 그냥 재워주고 싶은 것이다. 어려운 환경도 소녀의 금과 같이 순수한 마음은 해치지 않았다. 성격이 상황에 지배를 받아 강팍해진다는 것도 잘못된 일반화인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American Dream을 꿈꾸며 미국으로 갔던 이민자들의 애환이 어떠할지 상상하기 힘들다. Esperanza는 집세를 낼 필요도 없는 곳인 Mango Street에 사는 사람들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모든 그림이 아름다울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들의 비참한 상황을 미화시키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감정이 많이 절제되어 있고, 담담하게 직시하고 있어서, 그들의 삶을 견디어냄이 귀하게 여겨진다.

하루를 살아냄이 사람들마다 어찌 이리도 다양한가? 쉼이 있는 집의 모양도, 원하는 집의 형태도 각기 다양하다. 어떤 집이든, 어디에 살든지, 어떤 삶을 꿈꾸든지, Esperanza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귀한 삶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고, 작가는 가난한 이주민들을 위해 글쓰기에 전념한다고 한다. 부유한 집에 있어도 마음은 가난할 수 있고, 집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의 정원에 절망의 꽃만 피는 것은 아니다.

결국 힘든 이민자의 삶을 잘 견디고 이 책을 출간한 작가는 오늘날에도 어딘가의 Mango Street에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나 보다. 희망은 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어쩌면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으니, 우리 모두 손을 내밀어 잡아 보자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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