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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gypt Game (Paperback) - Newbery 1968 ㅣ Newbery : 반드시 읽어야하는 뉴베리 수상작 217
Snyder, Zilpha Keatley / Atheneum / 2009년 7월
평점 :
삶의 타이밍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언제 어느 시기에 누구를 만나느냐가 매우 중요하듯이 언제 책을 읽느냐는 매우 중요하고 ‘책의 이해’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또 느낀다. 아무리 좋은 책도 바쁜 시기에 의무감으로 조금씩 조금씩 오래 읽게 되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활자를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감동이 크지 못하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재점검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원래 하루에 다 읽을 수 있는 내용을 나누어 읽다가 연휴인 오늘에 끝내겠다는 결심을 붙들고 있으니 감동이 들어온다. 주변 세상이 온통 배움의 터전이듯, 청소년 문학도 내게 가르침을 준다. 이집트 게임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편독을 막기 위해서라도 다양하게 접근해야할 의무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이 책을 골랐다. 호기심을 자극할만큼의 신선한 소재나 다음 장을 기대할 만큼의 스릴러는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 결론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내가 예전에 기대했고 어쩌면 여전히 상상하며 잠이 드는 기적이나 희망은 현실에서 일어나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만약 그렇다면, 기적이나 희망의 실체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현재도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기대를 내려놓고 바라보기만 하면 그것이 내 삶 전체를 혹은 내 관점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희망의 단서가 될 수도…
인류학 교수로서 단조롭고 무료한 생활을 하던Huddleston 교수는 Anne이라는 낙천적인 학생을 만나 새로운 삶을 개척하던 중, 도와주려던 원주민에 의해 Anne이 살해된다. 교수 생활을 접고 Anne이 바라던 골동품 가게를 차렸으나 삶의 의욕도 없이 은둔 생활에 가깝게 먼지 투성이 가게를 운영하며 살인범 오해까지 받던 그가 유일하게 했던 일은 6명의 아이들이 마당에서 이집트 놀이를 하는 것을 지켜 보는 것이었다.
그 중 2명이 이집트 신전으로 수학 노트를 찾으러 갔던 날 밤, 늘 그랬듯이 창틈으로 지켜보다가 위기에 처한 두명의 아이들을 구해주게 되고, 살인범의 오해를 벗고, 아이들에게 큰 선물을 받았음을 고백하게 된다. 즉, Anne의 죽음으로 25년간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했던 그가, 아이들의 이집트 놀이를 지켜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됨으로써 마침내 자신의 유리벽을 깨고 나온 것이다. (Twenty-five years of self-imprisonment took control. p. 210) 누군가에게는 몇 달이, 일 년이 걸리는 일들이 어떤 이에게는 25년의 시간이 필요한 상처와 아픔이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의도치 않았던 게임으로 인해 치유가 되고 그 사람의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교수가, 크리스마스 날에 6명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그들을 친구처럼 대우하며,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 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걸 보며, 인간의 삶은 연령 상관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상호의존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걸 느끼게 된다.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는가? 이 책에서도 for some reason이란 단어가 많이 반복된다.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이란 말이 또 뇌리를 스친다. 나를 기쁘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화나게도 하고, 설레게 하는 사람들, 사건, 심지어 내가 이 시기에 읽고 있는 책들 조차, 모두 이유가 있는 것일까? 나는 운명론자도 아니고 오히려 개척론자에 가깝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나의 의지와 노력에 상관없이 무언가가 어느날 갑자기 퍼즐 조각 처럼 맞추어 질 때 힘이 빠지면서 위의 문장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물론 이 책은 교수가 주인공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에 사는 다인종 6명의 초등생들이 주인공이지만, 오늘 마지막 부분에 집중해서 읽었기에 내 마음은 아이들이 아닌 교수의 생각과 마음을 따라갔고, 거기에 내 감정이입을 시켰다. 이렇게 나만 봐도 읽고 싶고 느끼고 싶은 곳에만 내 감정을 몰입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래서 내가 그리도 싫어하고 벗어나려는 편향(bias)에 자꾸 갇히는 것인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