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Order: 12 More Rules for Life (Paperback) - '질서 너머 -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
Penguin Books Inc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첫사랑을 회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나를 설레게 했던 그 사람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만, 그 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되살릴 수도 없고, 간절한 그리움도 남아 있지 않다. 힘들게 시험에 합격하고 첫 출근을 하며 들떴던 기억은 남아 있지만, 일이 내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금엔, 열정이 아닌 의무감이 나를 옥죄고 있고 일에 대한 첫사랑은 자취를 감추었다. 독서에 대한 첫사랑은 정확치 않으며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는 것 뿐. 그러나 6년 전부터 일일 독서에 불을 붙이고, 북플을 시작하며 책에 대한 첫사랑이 회복되는 듯했다.

그런데, 2월 말부터 쏟아지는 일과 슬럼프로 책 읽기가 거의 중단되었다. 5월 즈음엔가 선물받은 이 책(Beyond Order)를 읽기 시작하며 삶의 기쁨을 찾은듯 했으나 결국 절반을 읽고 접었다가, 최근에 나머지 절반을 끝냈다. 그것도 안 읽다가 시작하니 집중이 안되어 3일씩이나 걸렸다. 결국, 독서에 대한 나의 첫사랑은 회복되어야함을 절실히 께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심리학자의 이전 작품, 12 Rules for Life를 공원에 나가 읽으며 감동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부제목이 An Antidote to Chaos 였다. 역시나 후속작품인 이 책에도 chaos와 order에 관한 얘기가 빈번히 등장한다. 나의 외적, 내적 혼란을 잠재우고 질서를 찾고, 그 질서를 넘어 참다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책을 통해서야 가능하다는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12가지 중, 오래 전에 읽은 6가지 규칙은 실상 기억이 희미하나, 최근 3일간 읽은 규칙 6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양분을 얻은 느낌이다. 특별히 이 책은 저자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큰 수술을 받고 난 후에 힘겹게 출판한 책이라 삶의 고뇌와 아픔까지 잘 끌어 안은 정제미가 책에서 묻어난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 그런지 힘겨운 시기를 겪게 되면 더 뾰족해지고 날카로워진다.

나의 상반기 삶을 상황은 다르지만 이 책에서 아래와 같이 너무나 잘 묘사해 주고 있다. cognitively demanding, ethically challenging and emotionally stressful(내 능력에 벅차는 업무도 힘들었고, 도덕적인 갈등도 있었고, 감정적인 소모도 많았던). 그럼에도, 마지막 12번째 규칙은 감사에 대한 강조이다(Be grateful in spite of your suffering). 이 작가가 즐겨쓰는 매력적인 표현은, ‘불구하고(despite)’가 아니라 ‘때문에(because of)’이다. 즉, 역경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역경때문에 더 사랑하고 감사하라고 한다.

이 전 책에서 이 표현을 읽을 때 한 층 업그레이드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군가를 결점때문에 더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이번에는 고난때문에 더 감사하라고 말한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상반기에 그 ‘힘겨움때문에’ 더 독서에 대한 첫사랑을 회복했다면 더 나은 내가 되었을지도……

이 책에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문구 중에, for this reason, for that reason, for such reason이 있다.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는 표현이 있듯이, 나의 힘들었던 상반기도 다 이유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문구였다. 늘 그러하듯이 이번 심리학 책에서도 인간의 나약함(fragility, vulnerability, susceptibility)으로 인해 더 낮아져야 하는 겸손(humility)과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책임감(responsibility)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 말아야 할것을 알면서 잘못했거나(sins of commission), 해야하는걸 알면서 눈감고 간과한 죄(sins of ommission)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진실을 말하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하며, 고난에도 용기내어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 묻고 있는 책이다. 혼란을 질서로 바꾸어감이 우리의 운명(It is our destiny to transform chaos into order)이라고 했다.

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나는, 혼란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혼란때문에 더 삶을 열심히 살아가며 내적 외적 질서를 찾아갈 용기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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