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tamorphosis (Mass Market Paperback) Bantam Classics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 Bantam Classic & Loveswept / 197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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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고전이라 내용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분량이 적어 꼼꼼하게 정독을 했다. 영어로 읽고 나니 느낌이 또 달랐다. 글이 매우 어두워서 작가의 슬픔이 묻어 나오는 듯 했다. 작가의 성장 배경이 작품 속에 스며드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허구가 실제가 되고 실제가 허구가 될 수 있는 것이 문학작품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주인공 Gregor Samba가 곧 프란츠 카프카로 연상이 되기에 슬프기까지 했다. 아니면 슬픈 현대인 곧 나의 자화상이라서 감정이입이 된 것일까?

부유한 유대인 가정과 위압적인 아버지 아래서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살아야 했던 감수성이 풍부하고 문학을 너무 사랑하여 문학이 곧 자신이라 했던 카프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체코말을 하는 독일계 유대인이라는 민족의 정체성에서 오는 혼란과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법을 전공하고 보험회사를 다니며 밤에 글을 쓰는 것이(nocturnal writing) 일상의 무료함을 이기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카프카의 소외와 고독이 하루만에 썼다는 이 ‘변신’에 담겨 있다.

세일즈맨(traveling salesman)인 Gregor Samba가 어느 날 눈을 뜨니 벌레로 변신해 있다. 그는 변신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오로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전전긍긍하고 돈을 벌어 오지 못함에 수치와 죄책감을 느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17세의 동생 Greta를 음악학교(Conservatory)에 보내주겠다는 것이 동생에게 주려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사업 부도로 5년 동안 일을 해본적 없는 아버지, 천식을 앓는 어머니, 예쁜 옷과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여동생을 위해 생계를 책임졌던 Gregor는 어쩌면 어깨가 무거워 벌레가 되어 짐을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꿈을 꾸며 잠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일만을 하며 기계적으로 살면서 그의 빈자리와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가족들에게 흉칙하고 역겨운 벌레이상이 아니다. 여동생 Greta가 음식을 가져다 주고 방청소를 맡지만 부모는 방에 들어 오지도 못한다. 그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림을 옮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림에 달라 붙어 있는 그를 보며 어머니와 여동생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본 Gregor는 더 상처를 받는다. 그의 빈자리는 경제적인 이유로 공허했을 뿐이다. 다시 은행에서 일을 하는 아버지, 바느질을 시작한 어머니, 가게에서 일을 하는 여동생과 방에 세입자를 들이면서 그의 빈자리는 너무나 빨리 채워지고 더 이상 돈을 벌어 오지 못하는 그는 제거 대상이 된다.

여동생의 바이올린 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워 감동한 나머지 거실로 나오게 된 Gregor는 세입자들을 놀래키고 결국 여동생은 할만큼 했다고 벌레는 오빠가 아니기에 제거해야 한다고 한다. 마음의 상처때문인지 그날 밤 Gregor는 죽게 되고 가족들은 너무나 행복하게 감사의 기도를 하고 여동생에게 멋진 남편감을 구해 줄 시간이 되었다고 하며 끝이 난다.

벌레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나는 특히나 기어다니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싫다. 그런데 이 소설 속 Gregor에 대해 많은 연민을 느낀다. 그가 외모만 달라졌다면 가족들이 최소 눈물은 흘렸을까?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이 박탈되면서 그의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가족을 누가 천륜이라 했던가? 가족들에게서 특히 아버지의 억압에서 사랑받지 못한 상처받은 연약한 카프카의 모습이 Gregor에서 나타난다.

누구나 가슴 속에 외로운 섬하나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아픔을 잘 드러내는 고전이다. 가족들에게서 조차 이해받지 못하고 조건부적인 사랑을 나누는 시대에 누군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특히나 더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살면서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누군가의 진가를 겉모습으로 평가했던 적이 많음을 반성한다.

나는 겉이 아닌 나의 진실함으로 인정받고 싶어하고, 나의 역할과 기능이 아니라 부족함 모습 그대로 안아주길 바라면서, 정작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들의 겉이 달라졌을 때도 따뜻하게 감싸 주었는지, 앞으로 그럴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나는 남매관계에서 Gregor의 역할을 하지는 못했고 오히려 빚을 졌기에 그것으로 힘든 적이 있었고, 나 역시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변화는 현대인의 화두이고 원동력이라 하는데 변신은 나의 실존을 위태롭게 하는구나.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어떤 형태로의 변신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은 어디에서 위로를 얻어야 하는가?

문학을 너무나 사랑한 카프카의 명언이다.
A book should serve as the ax for the frozen sea within us. -Kaf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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