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l People (Paperback) - 『노멀 피플』 원서
샐리 루니 / Faber & Faber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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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이 매우 강한 대학생들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런데 단순한 사랑이 아니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여성과 남성이 지닌 아픔이 그늘로 숨어 있다. 특별히 그녀가 겪었던 가정폭력의 아픔을 보아야 그녀의 특이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만 보면 작년에 읽은 ‘Educated’도 겹쳐졌다.

이 책은 소설치고는 매우 쉽게 쓰여졌고 작가가 많은 수사력과 문학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다. 보통 책 제목도 실상 읽어보면 이렇다 할 내용이 크게 없으면서 주목을 끌기위해 선정적으로 짓거나 과장해서 책 내용과 상관없이 지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에 비해 제목이 너무 심플하다. Normal People. 정상인 사람들!

다 읽고 나니 너무나 잘 지은 것 같다. 책 전반에 많이 나오는 단어들이 nice, normal, right, social, weird, odd, abnormal, wrong이다. 내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 역시 내 삶이 이대로 좋은지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런 고민은 타인과의 비교,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나는 남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가? 왜 나는 남들 처럼 평이하게 살지 못할까? 늘 열심히 살면서 무엇이 정상적인 삶이고 옳은 삶인지, 고된 하루 끝에 되씹으며 진한 허무감을 많이 느꼈기에 주인공과는 다른 입장이나 그들의 심리적 상태에 진한 공감을 느꼈다.

똑똑하고 예쁜 미모이며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늘 못생겼다고 놀림받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Marianne은 자존감이 낮고 평생을 남들 처럼 평범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녀 아픔의 시작은 부유한 가정이지만 아빠와 오빠의 폭력에서 시작되었음을 친구들은 알지 못한다. 그녀의 집에서 청소를 하는 엄마를 둔 Connell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인기도 많고 친구도 많았지만 대학교에 가서는 결국 그가 외톨이가 되고 정신병까지 앓게 된다.

그는 장학금을 받고, 이를 칭송받는 만찬자리에서 조차 음식 서빙을 하는 고학생들을 보며 불편해 한다. 이를 본 Marianne이 그럼 그들 때문에 어렵게 공부해서 얻은 장학금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냐고 묻자 이렇게 답을 한다.
It’s always easy to think of reasons not to do something.
우선 나부터도 뭔가를 할 때 하지 않을 핑계거리를 먼저 찾는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본인이 늘 집세를 걱정하며 학교를 다니기에 장학금을 받아도 일하는 학생들을 보며 마음이 불편했으리라.

둘은 서로 다른 마음의 아픔과 계층구조로 인한 열등의식을 안고 있고, 지적으로 우수하지만 통속적으로 말하는 사회 적응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정신병을 앓고 있었는데 결국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긍정적 변화를 겪는다.
마자막 대사는,
People can really change one another.

태어날 때 부터 뭔가 비정상적인 것이 내재되어 있다고 믿던 그녀가, 늘 왕따였고 이상하고 평범하지 않다는 소리에 익숙했던 그녀가, 정말 비정상이었을까? 정상과 비정상의 선은 누가 그리는 것일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중고나 대학교 시절, 심지어 성인이 되어서도 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라하는 사고와 행동속으로 들어가려 노력한다. 아니면 따가운 색안경의 눈총을 견뎌야 하기에...

그 무심코 던지는 시선과 말이 누군가에게 평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슬픔을 안겨 줄 수 있다는걸 모른 채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통해 쉽게 평가하고 속단한다. 나에게도 자리잡고 있을 수 있는 확증편향을 버리는 연습으로 ‘비정상’이란 말을 함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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