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산의 글을 이제서야 만났다. 진작부터 읽고 싶었는데, 고전이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부제목에 마구 끌렸다.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연말부터 지금까지 자기계발서에 심취한 이유는 지쳐있는 나를 달래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 책이 치료제가 되는듯 하다.

다산 정약용이 고난의 시기에 심취했다는 ‘심경’에서 뽑은 37개의 문장으로 작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의 마음을 찾아 나서라고 외치고 있다. ‘심경’은 주자의 제자였던 송나라 학자 진덕수가 사서삼경 등 유학의 경전을 비롯하여 여러 학자들의 마음수양법을 기록한 책이다. 심경, 마음 경전이라니 듣기만 해도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

이 책은 마치 Meditations(by Marcus Aurelius)을 읽는 듯하다. 수 없이 많은 경구를 만나니 필사를 해서 집안가득 걸어놓고 싶다. 한자에 취약해서 두려움이 있었으나 학교에서 배웠던 문구도 많이 보이고 작가가 쉽게 풀어주었기에, 나의 상처난 부분을 붕대로 잘 감아준 느낌이다.

너무 많지만 아래는 우울했던 나를 달래준 표현들이다.

공자가 군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에 예 못지않게 ‘시와 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로써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예로써 바로 서고, 음악으로써 완성한다’(흥어시 입어례 성어락). 감성능력을 키워주는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조화와 즐거움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

대인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반드시 지녀야 할 것에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라고 했다.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 중 현대인이 누구나 쫓으려 하는 성공이라는 탁월함 중에서, 마음의 평안과 안정을 얻기위해 마지막까지 추구할 것은 ‘도덕적 탁월함’이라고 했다.

책을 읽고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하여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무리 훌륭한 책, 권위있는 책이라도 그 책의 내용을 무조건 맹신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좋은 공부의 자세가 아니다. 책의 좋은 내용은 생각과 적용의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되, 의구심이 생기는 내용은 반드시 비판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매우 좋은 지적이라 생각한다. 어떤 책을 읽으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고, 이를 역으로 말하면 맹목적 수용으로 인해 부정적 사고의 고착화도 이루어질 위험성도 있다. 이 외에도 마음을 잘 지켜내는 방법으로 욕심 비워내기와 줄이기를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나는 현재에 충실하게 사심없이 노력했노라 하면서 내가 그간 힘들었던 것은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리라. 나 자신과 환경에 대한 기대도 욕심이겠지.

완전히 비우는건 불가능할 것 같다. 비우고 시작해도 어느 순간 욕심이 들어 와 있고, 과정에서 욕심의 부피가 비대해지고, 나의 기대가 상승하고 결국 난 아니라 해도 내 마음 속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과연, 증자의 일일삼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면 욕심 줄이기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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