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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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만 서면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나의 직장 생활 초기에 만났던 그 영웅의 소개로 신영복 교수님의 책을 모두 읽었었다. 담론은 아주 오랫만에 읽은 교수님의 책인데 이 책 속에 나의 영웅의 모습과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내 직장 생활의 많은 힘이 되었던 그 영웅은 오늘도 마치 신영복 교수님 처럼 사람 및 관계에서 희망을 찾으며 올곧고 반듯한 모습으로 어려운 환경에 아랑곳 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강인한 모습으로 살고 있으리라.

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은 어려웠다. 동양 고전을 많이 접하지 않은데다가 한자에도 취약한지라 보석같은 표현글을 모두 내 마음에 담을 수 없었다. 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은 예전에 읽은 교수님의 글 속 내용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음이 불가피하고 역경을 통해 성격이 모날 수밖에 없다고 늘 나 자신를 위로했었는데, 감옥에서의 생활 속에서 이렇게 정제되고 맑은 언어 보석을 건져 올리다니 매번 놀란다.

금세기의 휴머니스트이고 언어의 연금술사란 말도 부족하지 않나 싶다. 곱게 다듬어지고 정제되어 군더더기 표현이 없고 많은 문장들이 부족한 내 모습을 향해 추상같이 엄하게 꾸짖고 있는 듯하다. 야간에 짜장면을 기대하다가 난감했던 일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호의를 기대하고 있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의 내용이 있었다. 바로 그런 일이 오늘 내게 일어났다 ㅜ. ㅜ 절대로 미리 속단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한 박자 늦추어 대응하라는 교수님의 엄한 부드러움이 내게 전해진다.

여름을 좋아하고 겨울을 두려워하는 내게
겨울은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하는 철학의 계절이라 했다. 좌절, 고통, 및 무질서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내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서운함을 보이고 있는 나의 치부를 잘 달래며, 겨울과 친해지려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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