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lead : An Oprah's Book Club Pick (Paperback) - 『 길리아드』원서
Robinson, Marilynne / Virago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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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기다림에 약한지, 성격이 얼마나 급한지 재확인했고, 그런 나의 부족한 그릇으로 인해 그간 소중한 것을 많이 잃고 떠나 보냈겠다 생각했다 ㅜ 사람이든 아니든.

나는 나름 오바마 추천도서에 맹신하며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편견이 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고 내용에 대해 전혀 무지한 채로 시작했는데 초반부가 너무 지루했다. 77살이 된 노목사가 7살 된 아들에게 보내는 서간체인건 알겠는데 시제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얘기를 하는 과거와 사랑스런 아들을 얘기하는 현재를 번갈아 읽으며 나도 신앙은 있으나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목사의 신분으로 노예해방 전쟁에 참여하여 한쪽 눈까지 실명한 할아버지, 평화주의자였던 아버지, 목사의 길을 걸을 것이라 예상했던 형 Edward가 무신론자가 되어 돌아온 이야기, 거의 평생을 Gillead, Iowa에서 살아 온 John Ames 목사가 젊어서 결혼한 아내와 딸을 잃고 혼자 살다가 67세에 그의 교회에 들어온 한 세대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는 여자에 반해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7살인 아들에게 가족사와 자신의 친구 아들, 연애사 등의 스토리를 통해, 종교의 의미, 용서, 사랑등을 이야기 한다.

퓰리처 상을 받은 책이라 역시 어려웠지만 뒤로 갈수록 매우 매우 감동적이었고, 한 번 빠지기 시작하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여러가지 의미가 매우 깊지만, 개인적으로 목사의 아들로서 무신론자가 된 형 Edward에 대한 이해도 감동적이다. 우리 각자는 무대 위의 배우이며 신(God)이 관객이고, 신의 반응은 도덕적 판단이라기보다 미학적이다라는 캘빈의 말을 인용한다. 목사의 눈에 무신론자 아들이 마음의 가시이겠지만 Edward도 그 자신의 마음을 지닐 수 있고 나름 존중받를 가치가 있다고 인정을 한다.

친한 친구 목사의 아들인 Jack Boughton은 John Ames의 아들이나 다름없다. 그런 그가 어린 시절부터 동네의 사고뭉치로 자라고, 20년 후 탕자로 돌아온 그를 향한 목사의 무한 용서가 역시 감동적이다. 용서받는 것은 절반의 선물이고, 또 다른 절반의 선물은 용서하는 것이다라는 마음을 울리는 표현으로, 거의 40년을 탕자로 살아온 Jack을 축복까지 한 후 떠나보낸다. 그의 얼굴에서 Jack의 외로움과 좌절을 읽어내고 그의 아픔을 잘 안아 준 것이다.

또한 거의 마지막 부분에 67세가 되어 그의 교회에 찾아온 30세 가량 어린 여성을 향한 설레고 두근거리는 표현도 흥미진진했다. 역시 사랑은 나이를 초월하고, 가슴 뛰는 경험을 한다는 것도 아무나 누리는 축복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렇게 뒤늦게 얻은 아들에게 줄 수 있는건 기도밖에 없으며 누군가에게 유용하고 쓸모있는 사람으로(to be useful)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끝이 난다.

이 책에 ‘to be useful’이 두 번 정도 반복이 된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나도 최근 나의 소용/쓸모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 결코 쉽지 않고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나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고, 감당할 신체적, 정신적 근육을 단단히 해야한다. 내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경우 Say No를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내게도 아주 미약하나마, 이 글의 주인공처럼 삶 속에서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며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런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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