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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ba the Greek (Paperback, Revised)
니코스 카잔차키스 / Simon & Schuster / 2014년 12월
평점 :
마지막 장에, Zorba가 죽었다는 편지가 화자에게 전달되었을 때, 내용을 읽기도 전에 나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 책은 슬픈 책이 아니고, 내적 갈등의 정점을 찍는 심리적 묘사로 가득차 있는데, 내 눈물의 의미는 Zorba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한다.
누군가는 미치광이라 부르고, 혹자는 지혜로운 솔로몬이라 부르고, 화자에게는 영적인 스승이다. 현대인들은 여성 혐오로 가득찬 바람둥이라 부를지 모르나, 나는 그가 여성을 향한 태도가 그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 냄새나는 인간적인 정서라 생각한다.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겪은 사람 그 누가 그처럼 따뜻할 수 있을까?
작가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그리고 그와 함께 했던 우정을 바탕으로 그린 Zorba를 친구로 가지고 싶었다. 책으로 읽고 배우고 끊임없이 글을 쓰며 영적 씨름을 하는 화자와, 춤의 언어로 철학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Zorba와의 우정이 감동적일만큼 아름답다. 영적 교감의 경지에 오른 친구관계이다.
Crete섬의 갈탄광에서 모든 것을 잃고도 둘은 절망의 언어를 나누지 않는다. 해변가에서 마침내 화자는 Zorba의 언어인 춤을 배우게 된다. 모든 재산을 잃고 화자는 뜻밖의 해방감을 얻는다. 모든 것이 잘못 되었을 때 우리 영혼의 인내와 가치를 시험하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라고 외치며, 영혼이 더욱 강인해지고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한다. 35세의 화자가 이런 초월적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은 60대 중반의 사랑스런 영혼 Zorba가 준 선물이었다.
나찌가 그리스를 점령했을 40년대에, 이 책을 쓰며 해방감을 얻고, 당시의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이었다는 작가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뒷전으로 나 앉은 철학이 우리 삶의 주식으로 들어온다면 삶이 질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될거라 믿는 것은 너무나 허황된 생각일까? 생각이 많아지고 내 안에 무질서와 혼란이 쌓이면 두려워서 자꾸 생각 죽이기, 적게 하기를 애써왔는데, 그럼에도 수시로 생각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누구나 마음 속에 여러개의 악마가 날마다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를 무엇으로 이기며 영혼의 자유함을 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