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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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부끄럽지만 몇시간이 지나도 기억을 해내지 못했다. 
" 옹주? 공주도 아닌 옹주를 소재로 책이 다 나왔네? "
내 첫 반응은 이렇게도 무지렁이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이였다.

"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해도 나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였다. " (396쪽)

자그맣게 제목 <덕혜옹주> 위에 씌여진 조선의 마지막 황녀 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예전에 비행기에서 내리던 노년의 황족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조선의 마지막 하면 언제나 명성황후만을 떠올렸었는데, 일본에의해 무참히 짓밟히던 그때에 
명성황후뿐만이 아니라 고종을 비롯하여 덕혜옹주 그리고 여러 황족들이 일본의 만행에
온갖 모욕을 당하며 나라 잃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으로 끌려가 가족과 조국을 떠나보내야 했으며,
조선의 황녀이면서 일본의 백작과 결혼을 해야하는 굴욕감을 느꼈던 덕혜옹주.
그런 그녀가 온갖 멸시를 받아가며 일본에서 온전한 정신상태를 누릴수 있었던 것일까?
그녀를 정신병원에 보내버린 그의 남편의 모습이 <덕혜옹주>에서는 부드럽게 표현되어있지만,
실제는 어땠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부담감을 안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취한 결혼이였을텐데,
과연 소설에서처럼 그는 덕혜옹주를 감싸안고자 노력을 했었을까 싶다.

또한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보면서 나는 경악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조선이 독립을 한 후에도 덕혜옹주가 쉬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며,
그것을 우리 조선이 막았다는 사실이 나는 정말.....부끄러웠다.
우리가 먼저 찾아모셨어야 하는 우리의 핏줄을 우리가 먼저 내친것도 모자라 버려버렸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러나 왜 우리의 역사는 이들의 아픔을 보여주지 않는 것일까?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서에 이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역사 선생님은 단 한분도 없었음을 기억해내며,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먼저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너무나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무관심 속에 버려진 독립운동가나, 구국청년들 그리고 잊혀져간 조선의 왕족에 대해서도  우리는  지속적인 관심을 보임으로써 다음세대에게도 그 역사적 아픔을 알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사람의 마음을 아지락하게 하는 그 말이 귓가에 맴돌고 있다.

"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 (4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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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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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형사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그 시리즈의 시작인 <졸업> 은 내게 다소 
갸우뚱으로 다가왔었다. 그 때 그 실망감과 함께 다가왔던 무력감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일까?
이번 <잠자는 숲>은 정말 마음 편안히 읽었고, 덕분에 가가 형사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참, 이성적인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
<졸업>에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를 할 때도 참 밍밍하다 했었는데,
<잠자는 숲>에서도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참 맹숭했다.
그렇다고 너무나 이성적으로 다가가는 그의 모습에서 메마름이나 냉정함은 느낄수 없었다.
오히려 냉철한 이성 밑에 잠재된 그의 따뜻한 감성이 느껴져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구나 !!! 라는 것을 알았을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단순한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나 탐정의 모습만 보이는게 아니라,
캐릭터들의 삶과 인생 그리고 그들의 감성들까지도 세밀하게 표현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느낌이 제대로 발산한게 바로 <잠자는 숲> 이 아닐까 싶다.
뭐, 아직 내가 그의 작품을 거의 읽은게 아니라, 
띄엄띄엄 몇 권만 읽었기에 언제든 그 책은 바뀔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냥 왠지 오늘은 나를 위해 누군가가 이야기해주는 걸 듣고 싶었어요. 나 혼자만을 위한. " (309p)

발레리나의 모습이 가냘퍼 보이면서도 다시 강인해 보이고
또 그들의 삶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다가, 한없이 처량맞아 보이기도 한
<잠자는 숲> 에서 만난 가가형사의 사랑은 어떻게 지켜질지. 
또 <졸업> 후 찾아온 그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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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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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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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도쿄 시간 - 카페와 잡화, 조각천과 단추, 서점과 공원……으로 도쿄를 즐기다
소년장사.비사감 지음 / 마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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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다녀온지 벌써 7개월이 되가는 것같다.
일본에는 가고시마를 비롯해서 1~2번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모두 출장이나 학교에서 잠시 다녀온 것이였기에 마음 편히 여행을 할 수도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쳐다볼 여유조차 없었기에 언제나 일본여행, 일본은 나의 선망의 나라였다.

4박 5일로 내마음대로 일정도 짜보고,
경비로 계산하고 하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을 다 정한 기대가 컸던 도쿄 여행은 아쉬움을 많이 안고 끝났지만, 실망을 하진 않았었다.  

일본이란 나라가 가면 갈 수록 봐야 할 것들이 점점 더 불어남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도쿄 시간>을 읽고 그 생각을 굳혔다.
역시...일본은 그리고 도쿄는 한두번 가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나라이고 도시였다.
나도 지나온 신주쿠 거리에서 스리코인스라는 알짜배기 키친 용품점이 있었음을
신주쿠 거리를 이틀이나 맴맴 거리며 돌았던 나조차도 몰랐던 사실!!!!!!

저 수많은 거리와 골목, 가게들 중에서 내가 아는 곳과 물건은 딱 둘!!!
요오기 공원의 프리마켓과 도쿄 바나나 . 하하하
그나마 난 요오기 공원의 프리마켓도 구경을 못했다. 그날은 비가 왔었기에. 휴~
공항에서 겨우 건진 도쿄 바나나 하나만이 나를 달래주었다.

얇디 얆은 책 사이에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 줄줄이 나열되고,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들의 사진들이 춤을 추니 미치고 환장하겠다.
엔화가 고공행진을 하는 이때,
나는 또 도쿄 여행을 계획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특히,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바다가 있다니!!! 

 

일본의 잘 짜여진 지하철을 타고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 이곳!!!
가마쿠라!!!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신주쿠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느낄수 있는
소소한 여유감을 나는 도쿄의 공기를 들이키며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내가 요코하마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느꼈던 그 두근거림을 또 느끼며 
여행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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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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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네 이름을 기억한다면 널 고발할 수도 있어. "   ( 136p )

아이들이 선생님께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는 것조차 공포스러운 시대.
누군가의 기억에 자신이 이름이 박혀있다면, 
그건 곧 죽음을 , 인생의 파멸을 가는 길을 내가 걷기 시작했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시대가 존재했고, 어쩌면 지금도 어디선가는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공포를 느끼게, 알려준 <차일드 44>

<차일드 44> 는 끔찍한 우크라이나의 대기근 (일명 우크라이나의 대학살) 이라는 공포스러운 시대적 배경을 선택하여 1950년대 모스크바의 스탈린 공포 정치 시대로 배경을 옮겨 그 공포감을 한층 UP시켜 주었다. 거기에 읽는이의 손을 꼭 붙들기 위해, 또한 이 공포감을 최고조로 올려주기 위해 실존했던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가미시키며 공포가 부르는 공포를 들려주고 있다.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을 위협한다면?
죄가 없지만, 고문으로 인해 죄를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친다면?
스탈린의 치세아래에서는 범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나도 은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때 내 가족이 살해당한다면, 나는 어떡해할 것인가?

마치 한명이라도 더 밀고하여 내 삶을 좀 더 평안하게 영위하고자 했던,
일제시대의 친일파들이, 민주화 항쟁때의 배신자들이 그려졌다.
물론 난 겪어보지 못했던 시대적 일이나,
나라가,  우리를 지켜줘야 하는 정부가 그렇게 우리를 바닥으로 내 몰아쳤던 그 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버티고 살아왔던 것일까?
그들의 참혹했던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머리가 좀 더 묵직하게 내려 앉아왔다.

제목 <차일드 44>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왜 제목이 <차일드 44> 일까 궁금했었는데, 중반부를 넘어 가면서부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인공 레오와 라이사의 이야기가 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긴장감을 후~후~ 불어넣어주어 이 두꺼운 책을 손에서 좀처럼 놓을 수가 없었다.

만약 레오가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리며 살아가지 않았다면 
사건은 좀 더 일찍 해결되었을까? 아니면 그의 인생은 또 다른 삶을 향해 가고 있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을 머릿속 지우개로 쓱쓱 지우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 반 다르지 않은 레오를 보면서 라이사의 말이 떠올랐다.

" 당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을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기 때문에 밤에 그렇게 편히 잘 수 있었던 거야?  ( 395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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