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2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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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 한잔이 생각나는 디테일...


   기본적으로 허영만 화백의 만화의 세례를 깊이 받아 자라왔고, 전편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 없이 재미있게 보겠다 생각하고 사자마자 바로 읽었습니다. 읽어보니 1권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조금 더 발전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1권은 스토리의 시작이었기 때문에 배경도 설명해야하고 각각의 주요 등장인물의 뒷배경은 물론 캐릭터 특성도 잡아야하고 독자가 익숙해져야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느낌이었다면 2권은 시작부터 바로 독립된 에피소드를 가져갈 수 있으니 시원시원하게 좋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더 이상 허영만 화백이 그리는 커피만화가 어떤 성격인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스토리도 깊어지고 특히 각 스토리마다 등장하는 카페나 특정 커피, 장비, 추출방식 등에 대한 좀더 디테일한 설명이 가능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편처럼 정보전달의 차원에서도 휼륭하고 만화 고유의 본연의 장점도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적절히 절충을 아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2. 변함 없는 스토리, 변함 있는 등장인물


   1권의 연속선 상에서 봐야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2대커피를 중심으로 이어가는 에피소드들이 딱 떨어지면서 각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막노동을 하는 노동자에게 커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손님의 취향"파트와 아이들의 양육을 위해 자신의 사회활동을 포기하고 무지렁이처럼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아줌마를 위로하는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그리고 사업에, 취업에, 사랑에 실패하고 자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달콤한 아포카토 한잔에 위로받고 또 서로를 위로하는 에피소드인 "달콤한 위로" 등은 애잔함과 뭉클함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커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따뜻한 마음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2권에서는 1권에서보다 더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이 쏟아지는데 그 중 전체적인 커피 스토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이 등장합니다. 바로 초파워블로거 커피평론가 가 등장하는가 하면, 전업주부, 생계에 쪼들려 포기한 기타리스트, 기존 등장인물인 작가지망생 여성의 어머니까지 개성이 넘치는 조연 캐릭터들이 이 작품의 맛을 상당히 살려주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주인공 강고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 작품의 주요 포인트들 중 하나죠.



#3. 허영만 화백이 커피를 그린다는 것에 대해...


   커피를 전혀 안마시는 허영만 화백이 커피에 대한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커피라는 시커멓고 쓴 음료가 그만큼 우리의 일상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한 장면이 아닌가 싶거든요. 식객의 한 챕터도 아니고 아예 커피자체를 가지고 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연재하고 있을 정도니 언제부터였나 싶게 커피가 우리나라에 대중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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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만화를 보다보니 어린시절 아버지가 드시던 달짝지근한 설탕프림 다방커피를 맛보려고 ​다 비운잔을 들고 남은걸 할짝이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때 친구가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보며 '맛도 없는데 물같은 저런건 왜 한바가지씩 마시나? 물배 채울일 있나?' 했던 기억도 나네요. 처음 드립커피를 내려보던 기억도 새록새록 납니다. 뭐든 너무 깊이 빠지는 적이 없는 저는 그냥저냥 가볍게 즐길 정도로만 하고 있지만 따지고보면 커피보다 몸에 좋고 맛과 향이 뛰어난 차도 무척 많은데 커피가 이렇게까지 일상화 된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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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사족이지만 저는 대형 커피체인의 커피맛을 싫어합니다. 약간 담배잿물같은 느낌이어서.. 그렇지만 개인 카페라고 다 맛있는건 아니더군요. 어지간하면 집에서 머신으로 내려먹는 커피맛보다 나은 커피를 만나기가 힘듭니다. 어지간히 준비하지 않고선 더이상은 카페 창업은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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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리뷰 -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김리뷰 지음, 김옥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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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의 모든 리뷰에는 무슨 리뷰가 있나?


   아무래도 책블로거라면 늘 리뷰를 쓰는게 생활화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의 모든 리뷰]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집어든 이 책에는 놀랍도록 마구잡이 주제로 리뷰라는게 적혀있었고, 그야말로 지 맘대로 써놨더군요.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뭘 리뷰해 놓았느냐 하면, 특정 상품에 대한 리뷰는 전혀없고 되지도 않게 "지구", "지구온난화", "황사" 뭐 이따위의 우주적 차원의 일반명사를 리뷰하기도 하고 "화장실 수도꼭지"니 "설거지", "갑질". "오지랖" 뭐 이런 리뷰가 될 것 같지도 않은 주제를 리뷰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을 왜 리뷰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책을 주욱 읽으면서 보니 결국은 어떤 주제를 리뷰하더라도 아주 재미지게 써 있기는 하지만 저자인 "김리뷰"씨가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했을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각종 현상, 명사, 물품, 음식 등을 테마로 잡고 있지만 결국은 저자의 과거, 삶, 신체적 특징, 에피소드, 가치관, 사회관, 인생관 들이 약간은 두서없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죠. 어쩌면 뭔가 정리가 안된 듯한 저자의 엉뚱하면서도 발칙한 발상과 주장들이 독특한 재미로 다가오는 책인 것입니다.




#2. 그래서 이 책은 왜 쓴거냐?


   저자는 상당히 솔직합니다. 노골적이라고 해야하나? 사람이 너무 노골적이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고 급기야는 피하게 되는데, 상당히 노골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 내용만 놓고보면 딱히 얄밉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수위조절을 참 잘하고 있는 것이죠. 엉뚱하고 발랄한 재미를 한참 주다가 잊을 만하면 한번씩 저자의 진의를 내놓습니다. 내 책 좀 사달라고 말이죠.ㅋㅋㅋ 웃긴 이야기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내 책을 사라는 것이다. 내 책은 자기개발서도 아니고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책이지만 적어도 잔망스러운 재미는 있지 않은가 (중략) 개꿀잼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식잼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개발서나 인물학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내 책이다. 그러니까 내 책을 사라." p.215


   자기 책을 사달라는 글을 다른 매체나 홈페이지나 SNS나 방송, 라디오 등등에 해야지요. 아니면 온라인 서점에 인터뷰를 하던가 말입니다. 자기 책에 자기책을 사달라고 계속 써놓으면 뭐합니까? 이미 책을 산 사람만 이 책을 읽을텐데 말입니다. 설령 빌려서 읽었다한들 이 책이 무슨 대단한 소장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읽은 책을 굳이 다시 사서 소장할 가능성도 별로 없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자의 이런 멘트들이 지극히 진담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웃음을 자아내는 장치 정도로만 쓰인다는 것이 확연한데 참으로 성실하게도 책 전반에 걸쳐 자기책을 사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 책에 대해서는 황당하고 피식하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읽어보면 의외로 나름 깊이도 있고,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이는 글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젊은 저자의 식견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저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쿨하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다양한 주장들이 옳다 그르다 따지고 싶은 마음보다는 어떤 글에서는 '정말 독특하고 기발한 생각이다'라고 감탄하는 부분도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여기다 저자의 주장처럼 가끔 껄껄 웃을 만큼 유쾌한 웃음을 자극하는 어떤 지점이 있습니다. 결코 병맛스럽지 않고 꽤나 괜찮은 에세이라고 해 줄 법한 글들이라 읽고나서도 나름 고민할 만한 내용도 있고,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도 많이 있습니다.




#3. 일베 김리뷰는 무슨 짓을 한것이냐?


   사실 재미로 이책을 샀다가 저자의 과거 경력 때문에 이 책을 패스하겠다는 반응을 접하고 책 읽기를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저한테 무슨 불편을 끼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성의를 다해 비판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수위가 어떤지 찾아보는 것 자체가 내키지 않았습니다. 일단 책을 읽어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이 먼저였으니 말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외로 균형잡힌 시각이 돋보이는 글들이 많습니다. 의식적인 노력이든 저자의 평소 생각이든 어쨌거나 책은 저자의 손을 떠난 물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책의 내용만으로 판단하건데 저자의 시각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이렇게 문제가 되었을까? 궁금하던 차에 저자에게도 그 사건이 큰 흉터였기 때문인지 책의 여기저기서 반성하는 목소리로 그 사건을 언급하고 있어서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전직 악플러(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해오다 보니 온라인상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거기에 내 뒤틀리고 왜곡된 가치관이 이입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됐던 것 같다.(중략)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든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든가, 한 번 한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든가. 이것들은 특히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전에 했던 나쁜 말들로 인해서 많이 혼났다. 직장에서도 부득불 나오게 됐고, 내가 생각 없이 던진 말들이 내게 고스란히, 혹은 몇 배로 돌아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p.325~6


"솔직히 까놓고 애기하자면 초창기 시절부터 나 역시 꽤 오랫동안 일베를 했던 유저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 극단적인 사이트의 성향에 물들어가면서 부끄럽고 후회할 만한 언행을 많이 했었다. 결국 그거 때문에 부득불 회사에서 나오게 되기도 했고, 지금이야 완전히 사이트에서 손을 뗀 상태이지만, 아직도 내가 예전에 했던 생각과 인터넷에서 했던 말들을 곱씹어보면 깊은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p370


   이렇게 책의 전반에 지난 일베에서의 언행에 대한 반성과 후회의 감정을 많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뭐 제가 책 한권 읽으면서 저자의 진의가 맞네 아니네, 의도가 어떠네 하는 생각은 하기조차 싫습니다. 제 관심도 아니고 말이죠. 굳이 이런 내용을 길게 쓰는건 저자의 과거에 행적이 어쨌거나 말거나 일단 이 책 자체는 재미있고 읽을만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언가 과오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한없이 냉정하고 엄한 경향이 있습니다. 약점 잡힌자를 용서치 않는 단호함 같은것 말입니다. 저는 그런 태도가 꽤나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두둔할 필요도 없지만 책 한권 읽으면서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되어서 "너를 용서치 않겠다!"라고 정의를 불태울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 책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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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휴가보다 아름답다 - 새로운 삶을 위해 하와이로 떠난 젊은 부부의 좌충우돌 이민 이야기
송희영.이지은 지음 / 숨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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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 하와이... 니가가라 하와이... 놀러말고 살러가라..


   저는 하와이에 가 본적이 없습니다. 제 아내도 없죠. 그래서인지 하와이에 관련된 책을 읽거나 영상물을 보는 일이 잦습니다. 그 연속선상에서 아내가 뜬금없이 산 이 책은 그룹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차용한 듯한 제목으로 밤과 낮을 일상과 휴가로 대치했습니다. 사실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익숙하기도 하고 도발적이기도 해서 눈에 띄었는데, 그럴듯해 보이는 저 제목은 곱씹을수록 이상합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나서 보면 더 이상한 제목이라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은이 부부의 일상이 독자인 저의 휴가보다 아름답다는 말인데, '아.. 그러세요?'라고 그냥 수긍하기에는 설득력이 별로 없는 문장입니다. 왜냐면 이부부의 하와이 이야기는 하와이 여행기거나 하와이의 놀기좋은 곳을 소개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이 책의 부제처럼 하와이로 떠난 젊은 부부의 좌충우돌 이민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멋모르고 떠나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고생하는 그런 내용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와이로 오세요~~' 하는 내용이 아니라 '나만큼 못할거면 괜히 이민 온다고 깝치지 맙시다잉'하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의 책인 것이거든요. 그러니 이들의 일상이 마냥 아름답기만 하겠습니까? 


   요즘 자꾸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를 언급하게 되는데 사실 이부부도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에서 사는게 힘들고 싫어서 하와이로 이민가서 사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하와이가 아름다워서 하와이에 놀러가는 것과 '한국이 싫어서' 하와이에 이민가는 것은 사실 굉장한 차이가 있는 것지요. 이 책은 그 지점의 엄청난 간극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서에 가깝습니다.





#2. 부부의 하와이 이민, 그 쉽지 않은 준비과정


   하와이가 아름다운건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가진것도 없이 하와이로 이민을 간다'라고 하면 얘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그러거나말거나 이 부부의 눈에 신혼여행에서 만났던 하와이의 모습이 얼마나 좋아보였는지는 아래문장들에서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저기 일하는 사람들 좀 봐. 모두 웃고 있어. 행복해 보이지 않아? 아마 이 배에 탄 사람들은 모두 하와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왔을 거야. 선원들은 행복한 관광객들을 더 즐겁게 해주는 일을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겠지.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몰라.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저렇게 행복해 보이는 건. 저렇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니 정말 부럽다." p53


   젊음과 패기가 좋기는 좋은가 봅니다. 이미 안정적인 사회생활에 접어들어 있는 부부는 남들이 보면 그래도 이 어려운 시기에 살만하게 잘 지내는 배부른 부부로 보여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정작 부부는 현재의 삶이 녹녹치 않고 그들이 원하던 삶과 너무도 다른데다가 추후의 삶도 그다지 기대감이 들지 않습니다. 기왕 떠나는게 답이라고 생각하고보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못할 것도 없지요.


"제3자의 눈으로 보았다면 '정신 차려.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어?' 하고 따끔하게 말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에게는 우리의 삶을 한번 리셋하고 싶은 욕구가 되돌릴 수 없이 솟아났다. 그때 우리의 머리속에 꿈틀한 것이 바로 하와이였다." p60 


   이런 모습은 어차피 하와이의 한 단면만을 보고 마음이 훅 동한 것이겠지만 유독 남의 일에 좋은 소리 할줄 모르고 냉정하고 비관적인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반대합니다. 어리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새파란 부부가 호기좋게 하와이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눈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무언가 준비한다면 정말 나를 잘 아는 몇 사람에게만 조언을 받아야지. 많은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이야기해봐야 별 도움도 안 되고 그들의 입방아에만 오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p66


   게다가 학생비자로 이민간 이 부부는 치명적인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일단 하와이 생활에 대해 아는것도 없고, 남편은 영어가 안되는데다가 아내는 그나마 영어를 좀 하는데 너무 소심해서 말을 못꺼냅니다. 이러니 초기 정착에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언어가 안되고 학생비자라 취업도 못하고 돈도 제대로 못버니 말입니다. 결국은 하와이에서 계속 살고 싶은 이 부부는 사업을 구상하고 사업자 비자로 변경하고 사업을 이어갑니다. 그 과정이라고 쉽겠습니까? 여러가지 크고작은 문제에 직면하고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며 그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내용들이 이어집니다.



#3. 그래도 하와이..


   여행이 아닌 이민자로 하와이로 가면 어려움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일단 물가가 엄청 비싸답니다. 뭐든 비행기로 날라와야하니까 그렇겠지요. 그리고 고작 18평 남짓한 방의 한달 월세가 130만원? 여튼 그정도 들어간다고 하니 어지간히 벌어가지곤 집세 내면 손가락 빨게 생긴 것입니다. 무슨 중세 장원도 아니고 소작농 간지로다가 뭘하건 열심히 벌어서 집주인에게 고스란히 "여깃습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 이번달도 이번만 벌었으니 기쁘게 받아주십시오."하며 넘겨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거기다 아프면 훅가는 의료비 문제도 정말 심각합니다.


   젊은 부부가 아닌 아이까지 둘 딸린 저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막연한 하와이의 꿈은 우리동네 "하와이 사우나"를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책은 매우 솔직하고 유익하고 유용한 책인 것입니다. 그래도 이들은 하와이에 있는게 좋다고 말합니다.


"여기 이 와이키키에 오려면 왕복 비행기표에 호텔 값까지 200만원도 넘게 들여야 하잖아. 우리는 이 비싼 와이키키를 공짜로 즐기고 있네! 이게 하와이에서 제일 싼거네.", "그렇네, 먹는 것도 사는 것도 병원에 가는 것도 다 비싸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비싼 값을 지불하고 남들은 평생 한 번 오기도 힘들다는 이 천국에 살고 있구나.(중략) 충분히 즐기고 충분히 누리고 살자." p176


   대표적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취하게 되는 전형적인 "정신승리"의 자세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집세에 의료비에 비싼 생필품 사느라 뺑이치는게 뭐하는 짓이냐 라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도 꾸준히 멘탈강화 엠플을 복용한 모양입니다. 못버티고 돌아오면 또 한국식 뺑이에 정신없이 살아가야 할테니 말입니다.


   역시나 이 책을 통해 정작 하와이에 정착한다는 것이 어떤 문제들과 직면하게 되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고민없이 결론에 이르르게 됩니다. 역시나 돈이 없으면 아무리 멋진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이라도 쳐다볼 겨를이 없지나 않을까? 돈벌어서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누리는 하와이는 더욱 아름다울거란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와이까지 가서 경제적 여유를 부릴 정도의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살기가 엄청 편한 부류라고 보아야하니 그럴바엔 뭐하러 가느냐의 문제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하와이는 여행으로 다녀오고 살기는 한국에서 살아야겠다. 라는 단순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모두가 하와이 이민자가 될 필요는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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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젊부 2016-07-0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 하와이 젊은 부부 입니다. 책에 대한 서평 정말 잘 읽어보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이라는 제목에서 아름답다의 의미는 아름답다 = 풍요롭고 행복함 이라는 의미보다는
단맛 짠맛 쓴맛 고독함 아픔 그리고 기쁨 행복 기타 하와이에서 살아온 저희 부부의 삶의 맛에 대해서 아름답다 라는 의미 라고 봐주시면 맞는거 같아요 ^^ 이렇게 좋은 서평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책에 대한 좋은 생각과 글 감사합니다.

2016-07-05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은 운수 좋은날
이림니키 지음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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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


   이 책의 서문에 등장하는 골디락스는 영국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입니다. 이 소녀는 특이하게도 너무 차거나 뜨거운 수프는 먹지않고 딱 적당한 온도의 수프만을 끝까지 맛있게 다 먹는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배가 "쳐"부른 소녀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책의 저자 "이림니키"씨는 딱 자신에게 알맞은 온도의 수프를 끝까지 맛있게 먹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은 그런 그녀의 소망이 담담하게 담긴 책입니다.




#2. 묘하게 인상적이지만 이름조차 어렵고 생소한 "이림니키"


   "이림니키"는 엄마, 아빠의 성 "이"와 "임"을 합쳐 "이림", 그리고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니키 드 생팔"에서 따온 가명이라고 합니다. 이런걸로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지만 "이림니키"는 어감도 안좋고 외우기 그리 좋은 이름은 아닙니다. 저같으면 "이림생팔"로 했겠습니다. 어감이 강하고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잖아요. "생팔~~~" 이렇게 부르면 얼마나 확 귀에 때려박힙니까?


   여튼 "이림생팔"이라고 부르고 싶은 저자 "이림니키"님은 유명 일러스트 작가라고 합니다. 저는 이쪽 분야를 잘 모르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이책에 소개되고 있는 각종 삽화와 일러스트들을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고 독특하기도 합니다. 개성있는 그림을 볼 때 경쟁력이 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불러서 써드릴 일은 없지만 말입니다.


   그림 뿐 아니라 글도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럴 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현학적이거나 지나치게 꾸며쓴 글을 극도로 싫어하는 편인데 이분은 굉장히 담백하고 정직해 보임직한 글을 구사합니다. 그래서 읽으면 부담이 없고, 거부감도 들지 않는 쪽입니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딘지 모르게 제 아내의 정서나 분위기와 취향에 묘하게 맞닿아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서 입니다. 정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도 이 책을 읽고 무척 좋아했습니다. (저는 그저 쏘오쏘오입니다만... )



#3. 60, 30, 10의 황금비율...


   다 읽고보니 저의 취향기준으로 "아아~~ 그러셨시군요" 60% + "그렇게 하란 말씀이시군요" 30% + "아, 공감되는군요" 10% 정도로 이루어진 황금비율의 책이었습니다. 제 아내 기준이면 아마 거꾸로 10% + 30% + 6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모두가 공감하고 좋아할 내용이었다면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었겠지요... (아.. 이쯤되면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드느냐를 가지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춘 고백적인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이야기, 한국에 돌아와서 있었던 소소한 감정들에 대한 소회가 꽤나 많은 편이고, 특별한 테마없이 이런저런 내용들이 막 들어가 있어서 조금만 더 이야기의 줄기를 잡고 책이 완성되었더라면 완성도 있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공감되는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문구들이죠.


"길을 같이 가는 사람들 중에는 '과정'이 같은 사람들이 있고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있다. 과정이 같은 사람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중략) 목적이 같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쉽게 마음을 나누지 못한다. (중략) 목표를 향해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길을 걸으며 도전하지만, 정상까지 함께 갈 것이고 그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이 관계를 지속시켜준다. 그런데 사실, 과정이 같든 목적이 같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 p27


   상당히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과정'이 같은 사람, '목적'이 같은 사람들을 모두 좋아하지만 역시나 그것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과정'이 같으면 X2배, '목적'이 같으면 X2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냐가 더 먼저인 것이죠.


   그리 어렵지 않고, 특히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취향의 좋은 이야기도 많으며, 중간중간 작가의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이림생팔"님의 [오늘은 운수 좋은날]입니다. 작가님이 지금 이순간도 딱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드시고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제 수프는 꽤나 식어버렸습니다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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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컷 : 북디자이너의 세번째 서랍
김태형 외 지음 / 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1. 궁금증을 자극하는 북디자이너들의 숨겨진 B컷, 그리고 취향확인!


   아, 이책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국내 최고 북디자이너들의 유명 표지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감탄하며 읽을 수 있는 재미진 책입니다. 각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출판과정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후보작인 B컷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에서 보의 일환으로 책 표지 선택하기, 투표하기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출간되는 작품의 표지디자인 후보작을 감상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보니 이 책은 그 희소성 면에서 무척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책 기획이 무척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디자인을 보는 재미가 몇가지 있는데, 우선 디자이너들 간의 스타일 차이를 확연히 느껴면서 비교감상해 볼 수 있는 재미가 한가지 있습니다. '아, 이 디자이너는 이런거 좋아하네.. 출판사 스타일이 있어서 요런 쪽으로 주로 작품을 했구만..'이런걸 느껴보실 수 있죠. 그리고 제목처럼 최종 선택받지 못한 B컷을 A컷보다 더 큰 그림으로 감상하실 수 있어요. 저는 '오히려 B컷이 훨씬 좋은데? 왜 이게 A컷이 됐지?' 하는 작품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그러니까 제 취향이 마이너인 것입니다.ㅋㅋ 독자들이 자기 취향과 출판사의 선택, 그리고 그 책의 표지가 대중들에게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따져보고 읽어가는 재미가 확실한 것입니다.




#2. 의외의 빅재미, 북디자이너들의 삶을 듣는다는 것...


   살다보면 경험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보통은 자기가 속한 분야나 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일반인들은 쓰지 않는 용어를 구사한다거나 하면 직업병이라고 핀잔을 듣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저같은 경우도 출퇴근 시간에 전동차를 타고 다니면 방송은 잘 되는지, 가고 설때 이음이 나지는 않는지, 정확한 정차위치에 잘 세우는지 이런걸 저도 모르게 체크하는 걸 깨닫게 됩니다. 출입문이 열릴때 에어가 빠지는 소리도 정상적인지 따지게 되고, 어떨 때는 코레일에다 전화라도 해야하나 싶을 때도 많지만 애써 참곤 합니다. 이런게 직업병이죠.


   북디자이너도 무척 특별한 그들만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보니 이들 북디자이너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그들이 속한 조직의 생리, 삶의 목표나 가치관, 직업관 등을 옅보는 일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유명한 디자이너간에도 생각이 다르고, 장단점을 서로 다르게 생각하니까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고 말입니다. 북디자이너라는 막연한 직업에 대한 이해도 어느정도 생긴게 사실입니다.


   특히 기존부터 알고 있던 "공중정원" 박진범님의 익숙한 작품들을 대할 때는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전혀 친분이 없지만 말이죠. 요즈음은 출간을 안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제가 애정하는 씨엘북스 북디자인을 대부분 해주셨던 디자이너시죠.


   각자 북디자이너들의 북디자인 철학을 읽거나 작업할 때의 애로사항 등을 읽고 있노라면 '아.. 내가 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북디자이너를 했었더라면 내 인생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척이나 빠져들어 읽었더랬습니다. 이런 책을 만나기가 흔치 않거든요.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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