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읽다는 김영하작가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담담하게 소개하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가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흥미로는 내용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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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첫문장도 명문이고, 주인공의 긍정적이고 살아있는 독백이 디테일넘치는 깨알재미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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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 허지웅의 글에 관하여...

 

   허지웅씨는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이었던가요? 재미있는 내용의 소설이 한창 홍보될 때 알게 되었는데, 글도 쓰고 방송도 하는 사람이라는 게 일단 흥미도 있었지만 뭔가 글 자체에는 미덥지 않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먹을 건 별로 없는데 호들갑스럽게 방송으로 맛집으로 홍보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아내가 사놓은 이 책을 읽는 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걸렸던 것입니다.

 

   첫인상도 그리 호감이 아니고 주로 무언가를 비판하는 어감으로 말을 하는 모습을 많이 접해서 비호감이었는데 고(古) 신해철사마와 친분이 있고 꽤나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급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해철님은 진리니까요.

 

   이후에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가끔씩 접하면서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다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방송에 자주 나오면서(형편이 나아졌는지) 처음 접했던 날카로움 같은 것이 많이 무뎌진 것 같은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그의 글을 한번쯤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집에 있는 책 한권 찾아 읽는데까지 참으로 길고 긴 과정이 구구절절 있었습니다만 여튼 그래서 읽었습니다.

 

   이 양반 글이 신기한게 롤러코스터처럼 좋은 글, 나쁜글이 뒤섞여 있더군요. 그게 몇가지 이유가 있는거 같은데 이 책에 관한 이야기는 그 몇가지 이유에 관해 내맘대로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2. 장점을 먼저 적어주는 미덕...

 

   사실 단점이 먼저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고 하지만 그래도 훈훈함을 유지하기 위해 장점을 먼저 언급해볼까 합니다. 일단 글을 쉽고 편안하게 쓰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습니다.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나 자신이 가진 생각을 조리있게 순서에 맞게 차근차근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라 글을 읽고 따라가기가 편합니다. 분명 자기생각이 뚜렷하기 때문에 자칫 읽는 사람이 마아아아아~~~~~~~~이 마이 불편해질 만한 구석이 있는 내용들인데도 불구하고 뉘앙스에 비해서는 쉽게 읽혔습니다.

 

   또 한가지는 상당히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가 균형잡힌 시각이냐라고 따지신다면 "내가 볼때 그렇다니깐!" 이라고 역정을 낼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이나 인생관, 가치관이 저랑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좋은 사람', '우리편' 뭐 이런 거라고나 할까? 사람이 사람 평가하고 따지는거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쥬?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는 내용이 은연중에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런 주장속에 형평을 나름 유지하려는 노력이 많이 엿보입니다.

 

   내용중에 여러차례 상당히 강한 어조로 밝히는 미디어의 해악에 관한 내용은 전적으로 동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미디어가 만든 악마 '최민수'씨에 대한 에피소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책에서 가장 큰 강점은 사실은 후반부에 나오는 영화이야기에 있습니다. 영화 자체보다 한 인물의 인생사 전체를 조망하는 인물리뷰가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추억이 돋아서 그런지 엄청 재미있고, 흥미롭고, 감동도 있었습니다. 특히 너무 좋아서 이 책 전체의 평가가 상중하로 따지면 "하"였는데 "중"을 넘어 "중상"으로 바뀐 계기가 바로 "록키, 실버스타 스텔론"의 일대기를 정리하고 평가한 부분과 "미키 루크"에 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두개의 글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기왕 산거니 정신승리하는 것도 없지 않습니다만...)

  

 

#3. 아낌없이 적어주는 단점이야...

 

  이 책은 이래저래 단점이 많습니다. 저자의 한계인지 편집자의 부족함인지 알길이 없지만 조금 더 내용을 정리했어야 하는데 무척 산만한 것이 아쉽습니다. 책 자체가 2007년에 쓴 글부터 2013년에 쓴 글까지 6년 내지 7년에 걸쳐 쓰여진 글을 그냥 엮은.. 아니 그냥 모아둔 기고문 모음집 같은 것이다보니 주제도 글의 퀄리티도 제각각입니다. 저자가 어디에 어떤 입장으로 쓴 글이냐에 따라 어감이나 주제가 달라지기 마련인데 그냥 막 모아놓으니 이거 뭐 내용적으로 편집상태가 안습입니다. 그래도 몇개 재밌는 글을 건졌으니 다행입니다만은... 이렇게 날로 먹는 에세이는 좀 지양합시다. 쫌...

 

   동일한 이유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는데 바로 여기저기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중언부언입니다. 그러니까 했던 말 또하고 했던 말 또하는 술자리 취기 신공같은게 아낌없이 들어가 있습니다. 초반부터 똑같은 에피소드를 여기저기 가져다 쓰고, 정말 좋았던 로키 스토리도 그 뒤 다른 글에서 그대로 가져다가 쓰면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 나가기 위한 소재가 몇개 없어서 저자의 경험이나 사고의 폭이 엄청 좁아보이는 엄청난 실수(아니 뭐 실제로 그런걸 수도 있고...)를 여기저기서 보여줍니다. 이 중언부언의 문제는 전체적인 책의 질과 저자에 대한 신뢰도를 대폭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도 자기 주관이 또렷하고 주장이 강한 사람을 여럿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여러가지 주장을 하면서 맨날 똑같은걸 예로 들어. 아 그럼 우리는 그 사람이 아는 것도 없고 편협한 시각으로 주장만 강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겠습니까? 딱 이 책이 그런 모양새란 말입니다. 편집자가 이 부분을 충분히 고민을 했어야 한단 말입니다. 아니면 저자라도 말이죠...

 

   또 한가지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인데, 상당히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듯 하다고 했는데 이게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문제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뭐랄까? 어떤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무척 불편해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죠. 한가지 사안에 찬성하는 무리와 반대하는 무리가 있는데 갑자기 저자가 홀연히 나타나서 '이런 멍청한 것들, 너희는 둘다 틀렸어. 인생은 그런게 아니야. 내가 알려주지...' 뭐 이런 느낌? 그러니까 이쪽도 까고 저쪽도 까고 모두까기 신공을 펼치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딱 "그래 무척 균형잡힌 시각이군.."하고 생각하기 보다는 통상 "그래 너 잘났다"라고 반응하기 쉽기 때문에 비교적 조심스럽고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

   허지웅씨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는 사실 제목과 관련있는 내용도 있고, 걍 자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놓은 것도 있고 좀 산만하고 단점이 많지만 훅 오는 이야기가 끼어 있어서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괜찮았던 책이었습니다. 근데... 기왕이면 좀 신경써서 만듭시다. 책  한번 만들어놓으면 평생가는 건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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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확실한 취향저격에 당하다..


   일단 이 책은 첫 문장 때문에 읽지 않을 수 없을 수 없을 책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p14"


   저는 이런 시작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요런 표현을 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라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정확한 판단이었네요.


   이런 문장이 첫 문장일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주인공의 일지기록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이사이 지구 나사(NASA)와 동료 비행사들(지들만 탈출해서 지구로 돌아가다가 다시 화성으로 주인공을 맞으러 가는)의 시선에서 동시에 이야기가 전개되기는 하지만 핵심은 주인공의 독백에 가까운 기록입니다. 이런 형식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다행히 취향에 잘 맞는 경우는 흡입력을 한껏 땡겨 올려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절망적인 상황이고, 아무도 도울 수 없는 절대 고독의 상태에 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유쾌함을 잃지 않습니다. 만약에 이 이야기가 삶과 죽음에 관한 주인공의 철학적 사색으로 이어졌다면 하품과 함께 저멀리 던져버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그다지 진지한 사람도 아니고 사실 화성에 홀로 낙오해야만 철학적인 고찰을 할 수 있는 상황인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좌충우돌 어드밴처로 진행되어야 읽는 재미 가득한 소설이 되는 것이죠. 작가가 적절한 판단으로 흥미 유발하도록 치밀하게 잘 짠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졸 잼, 꿀 잼 이었습니다. 




#2. 정해진 플롯, 누구나 예상가능한 기승전결.. 그러나 재밌다.


  서살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 못할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스테레오 타입 생존기입니다. 한치의 오차와 어긋남이 없는 구성이죠. 부제부터 "어드밴처 생존기"라고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화성에 혼자 남겨졌는데 생존한단 말입니다. 결국 지구에 돌아간다고 제목부터 스포를 마구 던진단 말입니다. 단순합니다. 이런거죠.


(기) 화성에 홀로 남겨진다

(승) 자, 내가 얼마나 좆됐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한번 살아보겠다고 별짓 별짓 다한다. 원플러스 원으로 동료와 지구인들이 나를 살리기 위해 별짓 별짓 다한다. 

(전)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가 결정되었다. 필사의 모험을 감행한다. 하다가 별 고비를 다 겪는다.

(결) 짜잔~~~ 나 살았다~~~~


   여기서 벗어날 수 없는 구성이죠. 그래서 이 책은 (승)과 (전) 부분이 중요합니다. 본인은 어떻게 이 험한 난국을 악착같이 헤쳐나가는지, 또한 지구와 동료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이 판국에 화성에 살아남은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목숨이 간당거리는 위기는 얼마나 겪고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포인트입니다.


   다행히도 주인공의 살기위한 노력과 위기극복의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위기 자체에 대한 설정과 설명도 마찬가지고, 살기위한 계산과 노력의 과정에 서술되는 과학적, 공학적 설명들이 구미를 당겼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하품유발이 될 내용들이지만 말입니다.


   참, 주인공이 식물학자이자 공학자인것도 웃깁니다. 작가가 이런저런 위기와 극복과정을 다 짜놓고 보니 주인공이 식물학자이기도 하면서 공학도 알아야만 해요. 그래야 화성에서 겪는 위기를 홀로 극복할 수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해보건데, 식물학을 전공하면서 공학도 함께 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거 상당히 어색한 대목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읽게되죠. 왜냐면, 우주비행사라는 직업 때문입니다. 전 우주적 특수직 초전문직종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가는거죠.


   


#3.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한계...


   이런 작품은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물리학이니 식물학이니, 화학적 원리 같은거에 전혀 관심이 없는 독자가 읽으면 너무나 지루한 부분이 많고 이해불가,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힘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입니다. 주인공의 성격을 이용해서 적당히 결론만 알고 넘어가자며 최대한 일반독자들이 힘들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그 내용 자체가 관심이 없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 많아요.


   우주에 나가서 돌아댕기는 자체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죠. 경이롭지도 않고 그 묘사들이 와 닿지도 않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이런 경우는 배경만 우주지 사실은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대한 이야기로 가야 더 많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렇게 되면 저에게는 또 드럽게 재미없는 작품이 되는거죠.


   읽는 사람 입장에서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몇가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이작품의 즐비한 위험요소일텐데, 일단 주인공이 뭐 때문에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살려고 하는지에 대한 당위가 없어요. 그냥 사람 목숨 중요하니까, 자기 목숨을 부지하려는 노력은 본능이니까... 뭐 이정도? 하지만 참 많은 경우에 쉽게 생을 포기하는 것이 또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완전히 동의가 안될 수 있어요. 저야 그냥 주인공 성격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기 때문이라고 하고 넘어갑니다. 기왕이면 재미있게 읽는게 득이니깐...


   먹고 살기 더럽게 힘들고, 우환도 재난도 많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화성에 있는 "이미 죽을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말도 안되는 전 지구적 노력도 의아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주인공을 살려내느냐 여부는 이미 미국의 자존심, 지구의 우주여행 기술의 발전상의 지표가 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한층 성장하는 기회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자 인권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지켜야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음에도 당장 내 주변에 오늘도 수십 수백명이 죽어나가고 제 3세계에 수많은 인간들이 굶어 죽는 이마당에 상황자체가 불편함을 불러일으키는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 또 이야기가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홀러 지내시는 할머니가 온 동네 소식 다 전해주느라 밤새도록 안자고 떠드는 모양새가 되어가니 요정도로 정리하자면, 여러가지 요소가 호불호의 덫에 빠지기 너무 쉬운 작품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정말 최고로 만족하며 읽었던 작품이란 겁니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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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홍콩 미스터리 소설의 신선한 맛


   작가의 이름은 물론 등장인물의 이름만으로도 생소하고 어색한 [13.67]은 홍콩 작가가 홍콩을 배경으로 홍콩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입니다. 평소에 홍콩이라하면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라는 노래 한소절과 "홍콩 할매귀신" 말고는 증말 쥐어짜내도 아는 것이라고는 없는데다가 심지어 관심조차도 없던 곳입니다. 아, 가끔 "홍콩간다~~" 뭐 이런 표현은 썼던거 같긴 하네요.


   이 작품은 제가 아무 정보없이 홍콩땅에 딱 내린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홍콩 사람이 쓴 작품이 처음이니 당연히 독특하게 느껴지죠. 일본 소설을 첨 읽었을 때 독특하다고 느낀거랑 비슷하겠습니다. 작가 이름이 찬호께이라니 이거부터 벌써 참 희한합니다. 주인공이 또 "관전둬", "뤄샤오밍"입니다 글쎄... 이러니 어색할 수 밖에요. 아, 그리고 제일 헤깔리는게 홍콩 경찰 계급입니다. 독찰이니 이런 표현은 생전 첨이라 어느정도 위치의 계급인지 어지간히 읽을 때까지도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소설이 증말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미스터리 소설에 국한 할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미덕은 읽는 독자가 흥미진진하면서도 푸욱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에 뒤통수를 살짝 때리는 반전 같은 것들이 아니겠습니까? 이 소설은 이부분들을 충실하게 잘 갖추고 있습니다. 무척 만족스러우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2. 장르와 구분을 짓기 모호한 미스터리 소설.



   이 소설이 애매모호했던 점은 홍콩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경찰 조직이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니 경찰 소설은 분명한데 내용을 파고 들어가보면 거의 탐정소설이란 말씀입니다. 그것도 초유의 명탐정급 경찰이 등장합니다. 셜록 홈즈는 저리가라할 두뇌의 소유자 우주급 명탐정 "관전둬"가 혼자 유유자적 돌아댕기면서 동료들 다 바보 만들고 호로록 잡솨 드신다는 것입니다. 이 양반 거의 귀신잡는 형사 처용급으로 귀신 몇명씩 데리고 다니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조사하는 수준입니다. 짧은 시간에 컴퓨터 두뇌를 뚜두뚜두~~ 굴려가지고 사건의 범인과 범행동기와 수법 등을 완존히 처음부터 끝까지 꼬치에 끼우듯이 꿰차 버린단 말입니다.


   저는 사실 원맨쇼하는 명탐정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요. 현실 세계에 그리 잘난 사람이 실존하기가 상당히 힘들잖아요. 가뜩이나 머리나쁜데 너무 똑똑이들이 소설에서까지 설치면 기분이 과히 유쾌하지 않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딱 그런 스타일인데 다행이 읽으면서 딱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물론 이정도면 자리깔아야되는거 아니야? 싶은 마음이 듭니다. 거의 부채도사 수준이예요. 스윽 보면 견적이 딱 나와 그냥 막... ㅋㅋ  그 제자 워샤오밍도 처음엔 어리버리한데 나중에 전수를 잘 받아가지고 명탐정2가 됩니다. 이거 뭐 신내림을 물려받는 것도 아니고.. 아놔...

​

   이게 끝이 아니예요. 과할 정도의 명탐정이자 경찰인데다가 이런 사람들이 주로 가지는 치명적인 단점인 '대인관계 미숙'이 없어요. 명탐정들은 하나같이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잖아요. 하도 잘나서 수준이 안맞으니까.. 근데 여기 등장하는 이 명탐정들은 사회생활에서도 수준급입니다. 사회적응자들이예요. 거참, 대단합니다.


   참, 내용으로 보자면 거의 본격추리소설에 가깝습니다. 단서를 던져주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는게 대단한 재미를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홍콩의 복잡다난했던 역사적 사건과 그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형국이다보니 분명 본격추리인데도 사회파미스터리같은 풍미가 또 강하게 납니다. 두가지의 특징을 균형감 있게 잘 잡아내고 있어서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3. 참으로 미스터리한 범죄의 세계


   여담이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메인악당이랄까.. 여튼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동기랄까 집념이 참으로 대단하면서도 너무 이질감을 주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개인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두가지였는데 그 중 하나가 주인공이 너무 과하게 똑똑하다는 것과 다른 하나가 사건 하나하나가 감탄을 토해내게 하기 위해 범인의 범죄를 너무 성실히 준비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런 캐릭터라면 그럴 수 있다 라고치자 라고 해두자고 저자는 설정을 하고 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정도 라임이면 거의 쇼미더미니 우승급아닌가?) 거의 평생을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심지어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자녀들까지도 철저하게 짓밟기 위해 정작 자기 인생을 평생 허비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틀켜도 증거가 없어 처벌을 받지 않도록 정말 오랜시간 철저히 준비합니다. 그렇다치고 읽는 거니까 이런 지적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그렇게 완벽하게 증거도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속일만큼 똑똑한 범인이 말입니다. 평생을 남 죽이려고 자기 인생을 낭비 할바엔 차라리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자.. 뭐 이런 생각을 할 머리가 없는 걸까? 이런 의문이 드는거죠. 그정도 똑똑하면 상식에 속하는 이정도 사리분별은 해야하는게 아닐지 말입니다. 그 범죄의 동기도 따지고 보면 하찮은 거예요. 삐진거죠. 나를 열받게해? 나를 속였어? 그럼 내 너를 죽여주마. 50년만 기다려라. 뭐 이런 간지인데.. 거참.. 그럴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마음속에서 잘 동의가 안된단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너무 치밀하고 놀라운 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중에 무리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런 소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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