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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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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단한 작가 스티븐 킹


   에 또.. 스티븐 킹이 대단한 작가라는 이야기는 참으로 자주 들어왔는데 저는 왠지 끌리지가 않아서 여태껏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첫 작품을 이 작품으로 골랐습니다. 아무래도 전건우 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작품이니까 말입니다.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작품을 쭉 읽어보니 참으로 대단한 작가기는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전건우 작가님이 추천할 만한 포인트가 어딘지도 납득할 만 했습니다.


   한 작품 밖에 안 읽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 대작가에 대해서 어떻다고 말할 입장은 안될 것 같고, 어쨌거나 이런 이야기를 써내는 능력 자체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 만으로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에는 부족함이 있네요. 아마도 취향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재미지게 읽은 것 만은 사실입니다



#2. 대단한 포인트는...


   대단한 포인트가 소단한 포인트와 한껏 차이일 수가 있겠습니다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살을 무지막지하게 디테일하게 붙이는 능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 저에게 이 엄청 긴 스토리의 줄거리가 뭐냐고 물으면 단 한두 줄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책은 1200페이지야. 헐... 엄청난 사족이 아닙니까?


   근데 더 놀라운 건 약간의 지겨움을 동반한 재미가 있단 말입니다. 이게 상당히 묘해요. 지루한 듯한데 '아 뭐가 이렇게 지루하고 길어?' 하는 생각은 안 들고 계속 읽게 만드는 능력이 대단해요. 좋게 보면 이야기를 늘어놓는 솜씨가 대단히 훌륭한 건데 이게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어떤 한가지 소재를 가지고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엮어 풀어내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소설인데 다큐 같고 다큐인데 소설 같고 뭐 그렇죠. 소설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시는 양반이군요.


   또 한가지 좋았던 건 시간여행이라는 SF 적 설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즌혀 설득력을 부여하려고 설명을 안 해요. 그냥 그런 거야. 그런 줄 알고 합의 보자. 그냥 읽어. 이런 느낌인데 이게 나쁘지 않아요. 괜히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 고민할 시간에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통상 주인공이 과거를 넘나드는 스토리에는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또 다른 시간여행을 알고 있는 인물 또는 단체와 대립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기 마련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관점에서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어요. 주인공이 과거를 바꿔서 현재에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데 있어서 방해요소는 어떤 인간이 아닌 과거 그 자체예요. 이 부분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과거가 관성이 있어서 바뀌기를 싫어하고 과거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어떻게든 방해하는 것이죠. 이런 신비한 느낌을 작품 전반에 깔아서 적극 활용합니다. 이런 요소가 이야기를 읽는 순간순간 포인트 마다 독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 그랬으면 다 읽지도 못했겠어...



#3. 대단치 못한 포인트는...


   이 작품은 분명한 약점이 있어요. 기승전결의 승과 전에 해당하는 부분이 엿가락처럼.. 아니 엿가락은 어느 정도 늘어나면 끊어지니까...에.. 고무줄? 유럽 정통 치즈?처럼 엄청나게 늘어나 있어요. 그런데 그게 사람에 따라 취향 차에 의해 장점으로 남을 수도 있고,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분명 재미는 있었으나 너무 과하게 늘였다는 생각 정도?


   장르가 애매모호한 것도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설정은 SF 적 요소가 다분합니다. 공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니까요.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정해진 설정을 따르기로만 하면 딱히 미스터리 한 요소가 없어요. 그런데 딱히 스릴이 넘치지도 않아. 역사를 기반으로 했다고 해서 역사물이라고 하기에도 그다지 적절하지는 않죠. 우리나라로 치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소재로 했다고 해서 역사물이라고 하진 않잖아요? 전반적으로다가 굳이 하나의 장르를 딱 붙이라면 오히려 연예 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이야기의 대부분은 역사를 바꾸겠다는 나름의 소명을 가진 주인공이 과거로 넘어가서 겪는 로맨스가 대부분이군요. 심지어 결말도 러블리한 로맨스로 맺어버리니까요. 이런 형국이다 보니 애초에 독자가 작품에 갖는 어떤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기묘하게 어긋나면서 약간의 당혹감을 선사하지만 그렇다고 또 나쁘지는 않으니 막 욕하기는 그래... 이런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요소를 결말로 치닫기 위한 다양한 복선과 준비 동작으로 봐주면 훌륭한 평가가 되는 것이고, 그냥 그 자체로 재미지기는 한데 애초 설정을 생각하면 한 1/3으로 다이어트해서 임팩트 있게 끝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 조금 지루해지는 거고 그렇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에 별 볼일 없고 결혼생활에 실패한 주인공이 과거로 넘어가 그 옛날의 인간미 넘치고 살기 좋던 시절을 대하면서 힐링 되고 아예 과거에 정착함과 동시에 진정한 트루 러브를 만나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별도로 쓰는 게 적당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JFK 암살사건에 대해 쓰시려면 음모론이 되었건, 황당하면서도 그럴듯한 설정을 생각해서 그 이야기에 집중하시는 게 더 맞지 않는가 싶어요. 킹옹 초면에 죄송합니다. 어쩌다 보니 이리 되었네요... 읽기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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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후와 ㅣ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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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와... 대단하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짧디 짧은 단편을 우리고 우려서 카트 멘쉬크 일러스트레이션을 덧입힌 내용이라고는 없는.. "잠", "빵가게 습격, 재습격" 시리즈도 다 샀던 사람이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은 정말 심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과연 이걸 단행본으로 만들만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던 책입니다.


   아, 책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데다가 특유의 하루키 아저씨의 시덥잖치만 기분 좋아지는 에세이도 좋았습니다. 하루키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안자이 미즈마루사마의 그림은 역시나 매력적입니다.


   책을 접하고 이거야 뭔 책이 이렇게 얇지? 하고 가만 세어보니 32페이지에 근근이 맞춘 모양새군요. 앞뒤 자르고 내용만 보면 훨씬 더 짧습니다. 의식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책에 페이지 표기가 없어요. 페이지 멕이기가 민망했던 모양입니다.


   만약 이 책이 유아용 그림책이라면 당연히 납득할 만 합니다. 비싼 가격도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내용은 어쨌거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에세이 한 꼭지가 아닙니까? 다 읽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팬심을 노린 책팔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하루키 팬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독자들은 완전히 무심하거나 상당히 후하거나 둘 중 하나니까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하루키옹이 늙은 고양이를 좋아한다.'와 '미즈마루 상은 돌아가셨지만 역시나 그림이 귀엽다' 뭐 이런 두 가지 의미 정도가 있는 책이네요. 내용만 따지면 잡문집의 한 꼭지에 들어갈 정도 내용이네요.


   굳이 나쁘게 볼 필요는 없지만 유명 작가 우려먹기는 이번으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거 반복되면 그나마 애정 하는 팬들도 떨어져요. 출판이 불황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더 이상 하지 맙시다. 이런 식이면 누굴 탓할 명분도 못 챙길 판입니다...


*덧 : 책이라는 물성을 사랑하시는 건지 많은 분들이 후한 평을 하시는군요. 가격에 비해 가치가 충분하다고들 생각하시는 건지, 제가 갑자기 인색해진 건지 무척이나 헷갈리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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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 홀가분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조슈아 필즈 밀번 & 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신소영 옮김 / 이상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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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왜 미니멀리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제가 미니멀리스트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소설을 제외한 몇 권의 책들을 통해 삶의 방식 중에 바람직한 모양새는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결정적으로는 노여사가 미니멀 라이프를 살기로 결심을 했기 때문이겠습니다. 에 또... 저는 이미 결혼 초기에 멀쩡히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백수생활도 해보고 월급이 반 토막 나면서 이직을 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다가 우리 가족의 주요한 결정은 노여사의 의견에 맞추는 편입니다. 그런 노여사와 제가 10여 년의 결혼 생활을 거치면서 이런저런 지랄을 해가며 총량을 어느 정도 채웠던지 이제는 좀 간소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죠.


   저는 이 지랄 총량의 법칙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지랄이란 것이 별것이 아니고 하고 싶은 것을 능력이 되는 한 해보는 것이지요. 우리 부부로 치자면 원룸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에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30평대 아파트까지 온 것 정도입니다. 이게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밑천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로 대한민국 수도권 언저리에서 30평대 집을 산다는 건 은행의 전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 한 것이거든요. 집 살 때는 마치 친구처럼 든든하게 느껴지는 은행은 매달 중세 영주나 고려 말 권문세족들처럼 월급에서 어마어마하게 후려쳐 우려먹는 괴물 같은 존재가 되죠. 그러니까 저희 부부는 좀 질렸다고나 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저보다는 노여사가 먼저 버리고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니멀리스트에 대해서 저에게 찬찬히 설명해주더군요. 무척 긍정적인 방향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미니멀 라이프를 돕는 좋은 책에서 얻은 원칙이겠지만, 다른 가족의 물건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려고 억지로 시도하지 않고 본인의 물건에 한해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도 영향을 받아서 시작하게 된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한참을 돈 지랄, 쥐뿔도 없으면서 남들 하는 건 다 하고 싶어 하는 병맛 얼치기 같은 행동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특히 책 같은 건 정리를 하기 시작하니까 점점 홀가분하고 의외로 아무리 정리해도 읽을 책은 넘쳐나더군요. 여하튼 저는 그렇게 미니멀리스트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 정말 기본적인 수준의 정보만 담긴 책.


   제가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책 중에 가장 먼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원색의 노란 표지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샛노랑 표지에 심플한 디자인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이것 역시 하나의 설정이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것으로 했으니 앞으로도 좋아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여튼 그닥 두껍지 않고 노랗고 심플한 이 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두 남자가 쓴 기본서랄까? 아주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스트가 무엇인지 정도를 설명하는 수준의 입문서 이상은 안되는 책이네요. 전문성을 그다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노여사에게 미니멀리스트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들었고, 심지어 같이 사는 사람이 실천까지 하고 있는 이 마당에 '미니멀리스트가 무엇인가?' 정도를 알고 싶어서 책을 읽은 것은 아닌데 전문성이 상당히 부족하네요. 말 그대로 미니멀리스트에 대해서 생판 첨 들어보는 사람, 아예 기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본 정의부터 알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면도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3. 완결된 책으로 내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책.


   이게 여러 가지 결점이 많은 책입니다. 말하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사실 처음 몇 챕터를 제외하고는 별 쓰잘떼기 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더군요. 영양가 제로입니다. 아마 3/4 정도 읽은 시점에서 고만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접었으면 굉장히 심하게 욕을 썼을 겁니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히도 마지막 네 번째 카테고리가 '미니멀리스트로 산다는 것'인데 이 마지막 70페이지 정도에 어느 정도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었어요. 거의 초주검 된 책을 겨우겨우 숨만 붙여놓는 수준으로 살린 건 이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나마도 솔직히 그리 대단치 않은 내용이기는 합니다만 그나마 이거라도 있으니 이 책이 가져다 버릴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 거슬리는 부분은 완성도입니다. 기본적으로 웹사이트인지 블로그 인지에다가 올렸던 여러 가지 글들 중에 뽑아서 나열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그러니까 책이라는 하나의 집약적인 완성체를 만들려고 기획하고 거기에 맞는 글을 집필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이런저런 글을 잔뜩 써서 올려놨는데 사람들이 좋아해. 와, 이거 책으로 내면 돈 되겠는데? 더 유명해지겠지? 뭐 이런 생각에서 나온 책 아니겠습니까? 제가 도저히 그럴 정성을 없어서 못 읽어봤지만 심지어 이 책보다 한 2년 전에 출간되었던 똑같은 저자들의 다른 책과 내용도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하는군요. 이 정도면 거의 질 떨어지는 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니멀리스트로 유명해지고 이 분야를 선점했으면 깊이 고민하고 겪은 경험을 잘 정제해서 완성도 있고 짜임새 있는 책으로 만들었어야 되는데 미니멀리즘에도 위배되는 군살이 덕지덕지 붙은 책을 출간하다니요. 이 책은 미니멀리즘에 입각해 만든다면 100페이지 안짝으로 줄여도 무방한 내용들입니다.


   세 번째로 거슬리는 것은 이 저자들의 태도 문제입니다. 딱히 이 양반들이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한마디로 정통성이 없는데 웹페이지 때문에 유명세를 치른 겁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자신들이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기댈 언덕이 필요한 겁니다. 이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수단은 자신들이 경험을 강조하는 태도입니다. 거의 책 전 부분에 걸쳐서 '우리는 억대 연봉을 받으며 성공한 직장인이었다. 그런데 그걸 포기하고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 우리가 다 겪어보고 해봤으니 많이 가지고 많이 벌려고 집착하지 마라. 우리가 다 해봐서 다 안다.' 이런 논리가 반복됩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와서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본인만의 개똥철학을 설파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사실은 돈을 많이 벌었고 잘 나가던 사람이었는데 다 생각이 있어서 스스로 포기한 거지 내가 다 해봤으니까 그냥 내말 믿어' 이렇게 말하면 '아.. 그렇구나, 내가 몰랐구나. 저 사람이 다 해봤다니 믿어야겠다!' 이렇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이렇게 생각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자들의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각자의 경험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디 어쭙잖게 자기들 특수한 경험을 들이대면서 전 세계인에게 일반화를 시키려고 시도를 한단 말입니까?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인격적으로 전혀 성숙하지 못한 풋내기들이 세상살이 통달한 듯이 떠들어대는 모양새가 아주 마이마이 느껴져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저의 꼰대력을 상승시킵니다.


   제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오로지 읽으면서 살살 올라오는 짜증에 대해 꼭 기록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책 블로거의 자존심상 끝까지 읽지 않고 리뷰를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다행히 끝까지 읽다 보니 그나마 마지막 부분은 어느 정도 유용했기에 이 책에 대한 제 생각이 한껏 부드러워졌습니다. 심플한 삶에 대한 다른 책을 찾아 읽어야 할 상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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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사랑, 가족
최석태.최혜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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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가 이중섭, 넘치는 가족애와 사랑의 화신


   이중섭이라는 작가는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대중적인 화가입니다. 그런데 이중섭을 아는 사람들 중에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아껴서 그를 아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위작 논란 때문에 그이 이름을 알게 된 분들이 의외로 많은 화가이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중섭의 작품이 어떤지 평을 할 입장도 아니고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그의 작품을 봐도 뭐 그렇게까지 훌륭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평론가나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하고 훌륭하다고 거의 억압에 가까운 평을 쏟아내면서 이걸 모르면 무지렁이인 것처럼 하니까 적당히 장단은 맞춰야 하겠으나 저는 그냥 대충 그린 쉽게 재밌는 그림 정도로 느껴집니다.


   제가 이중섭 작가에 대한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대단하다라고 느끼는 지점은 그의 작품에 있는 아닙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절절한 그의 가족사랑에 있습니다. 노 여사도 몸서리를 쳤을 만큼(아, 노 여사는 원래 그런 걸 싫어합니다만...), 손발 정도가 아니라 목덜미가 빳빳해질 정도로 오골오골 한 표현들이 넘쳐납니다. 감정 과잉도 이런 과잉이 없어요. 이 양반 완전 애정결핍인데?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개중에 넘치는 감정을 배제하고 비교적 이성적으로 쓴 편지글의 일부분을 보면 작가가 아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그림을 그리는 태도가 어떠한지 엿볼 수 있습니다.


"아고리는 그대처럼 멋지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오직 하나로 일치해서 서로 사랑하고, 돌이 한 덩어리가 되어 참인간이 되고, 차례차례로 훌륭한 일(참으로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는 것, 계속해서 대작을 제작하는 것)을 하는 것이 염원이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아내를 진심으로 모든 걸 바쳐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훌륭한 일을 할 수 없소. 독신으로 제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고리는 그런 타입의 화공은 아니오. 자신을 바르게 보고 있소. 예술은 무한의 애정 표현이오. 참된 애정으로 차고 넘쳐야 비로소 마음이 맑아지는 것이오." p124


   이 양반의 엄청난 오글오글 글 중에 그나마 엄선하고 엄선한 부분입니다. 제가 옮겨 적으면서 그나마 참을 수 있을 정도의 글 말입니다. 참, 여기서 아고리는 중섭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애칭입니다. 가족사랑에서 민족 사랑으로까지 나아가는 김중섭 작가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작가라고 하기에 적합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작가의 특징이 좋습니다.




#2. 죽을 만큼 사랑하는 가족도 포기하게 만든 작가로서의 상실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지점이 바로 작가로써 인정받지 못한 비운의 천재가 무너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시대가 시대니만큼 형편이 한없이 나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림쟁이가 할 수 있는 변변한 일은 없었을 겁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봉양하는 일이 녹녹치 않았겠지요. 이런 피난통에 가난하고 고단한 상황에 놓인 중섭 가족은 그 와중에도 끈끈한 가족애로 버텨냅니다. 부인 마사코는 그때가 비록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어 행복했다고 회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후 피난민이 겪는 생활고는 끝이 없었고, 고민 끝에 부인 마사코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이때부터 이중섭 작가가 헤어져 지내는 부인과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시작됩니다. 해방 직후 일본인 부인과 결혼한 대한민국 남자다 보니 함께 일본으로 건너갈 수 없는 형편에 있던 그는 그리움을 전하고자 엽서에 그림과 글을 써보내게 됩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던 유일한 희망은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어 작품이 비싸게 팔려나가고 작가로써 성공해서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는 기대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떳떳하게 가장의 역할을 하고 싶었겠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기가 시기였던지 두차례의 전시회는 완전 실패로 끝납니다. 유일한 희망이 꺾인 작가는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고 사모하는 가족도 포기할 만큼 깊은 좌절을 맛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때 이후로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다가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앙리 루소가 그러했던 것처럼 시대를 앞서 간 비운의 천재화가는 결국 그렇게도 애타게 고대하던 가족과의 상봉을 이루지 못 합니다. 이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솔직히 저였다면 성공, 실패를 떠나 가족을 찾아갔을 겁니다. 그 어떤 것보다 가족에게는 남편이, 아빠가 곁에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했을 테니까 말입니다. 면이 좀 안 서기는 했겠습니다만 자존심보다는 실존이 중요하죠.


   천재적이고 비범한 예술가들은 대체로 이중섭 화가처럼 세상이 알아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낙심 또는 스스로의 정서적 민감함 때문에 요절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 분도 마찬가지 형국인데 그때 만약 전시회가 잘 되었더라면 가족과 상봉하고 오랫동안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을 텐데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3. 이중섭 작가를 개괄적으로 이해하기 좋은 초반의 평전 부분


   저처럼 이중섭 작가에 대해 아는 게 이름뿐이고 황소 같은 유명 작품 한두 개뿐인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의 초반에 이중섭 작가 전반에 대한 평전이랄까? 개괄적인 해설이 나옵니다. 이 부분으로 작가의 생애 전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어서 상당히 좋았습니다. 짧은 내용에 작가의 성장기부터 환경, 형편, 작품 활동 등등 잘 간추려 소개하고 있어요.


   당연히 중간중간 거의 찬양에 가까운 내용도 있어서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글을 쓰신 분이 이중섭 작가에게 많은 애정과 사랑을 가진 분일 테니 당연한 것입니다만 찬양 일변도랄까?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저는 이 분의 그림 자체가 그리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유화 부분에서는 좀 더 좋게 느끼기는 했습니다만, 정말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 몰라서 그런 거다'라는 부분에서는 좀 껄끄러웠습니다. '에.. 저는 잘 모르기는 해도 폄하하지는 않아요~~'라고 변명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니까요.


   사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그림을 보고 별로라고 평하는 건 폄하가 아닙니다. 그냥 그 사람에게는 별로였던 거지요. 소위 전문가들이 보기에 훌륭하니 모두가 그렇게 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아주 엉망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죠. 애정이 지나치면 역효과가 납니다. 여하튼 저에게 이 양반 그림은 그냥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양반의 삶은 무척 안타깝고 애달프고 그랬습니다. 이 분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이런 애잔한 아픔이 잔잔히 느껴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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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IT 융합 스마트카 전쟁 - 미래 자동차를 둘러싼 기업 간의 전쟁이 시작됐다
박기혁 지음 / 동아엠앤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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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나는 왜 뜬금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나..


   일단 저는 자동차 광도 아니고 딱히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서 그닥 궁금해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를 귀중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어떤 차를 타느냐로 자신의 경제적 여유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려 모양새가 자동차를 대하는 전통적 태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최근에야 실용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쉽게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나 노여사는 자동차를 소모품으로 보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크게 관심을 두는 편은 아니죠. 그러다 서점에서 이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호로록 훑어보니 상식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동향이나 향후 흐름 정도는 살포시 알고 있을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근에 테슬라 모터스와 엘론 머스크를 주목하는 책도 출간되고 해서 조금은 알고 있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또 이 양반 전기처럼 두꺼운 외서 번역 책은 읽기가 싫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국내 저자가 쓴 책이라 해외 여러 동향도 있고, 국내 형편에도 균형 있게 비중을 잘 맞춘 데다가 너무 전문적이지 않아서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2. 석유 연료의 한계와 미래 자동차 동향..


   석유 연료가 점점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은 어렴풋이 늘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십수 년 동안에도 의외로 대체 에너지 개발이 계속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는 역시나 어느 분야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기득권의 영향력과 반대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술적인 한계의 극복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탓도 있었을 테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널리 사용할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가능하다'가 아니라 '값싸게 보편화시킨다'의 개념이기 때문에 제약이 무척 많습니다. 게다가 안정적이어야 하고 위험하지 않아야 하니 더욱 쉽게 될 일이 아니죠.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석유 연료 자동차 대체 기술은 "전기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태양광 자동차" 등입니다. 활발히 개발 중인 이 신 기술들의 가장 큰 장점은 환경오염이 적다는 점이고, 일부 몇몇 국가에 자원을 독점하지 않는다는 점 정도가 되겠습니다. 현재 지구 상에 싸돌아 댕기는 자동차가 뱉어내는 매연과 열을 상상해보세요. 특히 최근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중국 같은 경우는 일단 규모 자체가 지구 생태계 따위는 금방 고사시켜 버릴 듯하지 않습니까?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어항이 생각나요. 물고기들이 좁은 어항 속에서 열심히 먹고는 지들이 사는 어항 물에다가 덩을 엄청 싸댑니다. 아무리 미생물이 여과 사이클을 통해 물을 깨끗이 해줘도 덩을 워낙 싸니 물이 계속 오염되죠. 결국은 사람이 관여해서 맑은 물로 환수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 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점점 그 꼴이 돼가고 있어요. 누군가가 새 공기를 갈아 넣어주지 않으면 생태계가 파괴되버릴 지경으로 치닫고 있잖아요. 이런 관점에서 자동차 기술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대체 에너지를 활용한 자동차 기술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얼마나 진행되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설명하고 있어요. 기술 자체의 설명은 있지만 그쪽으로 포커스를 맞춘 것은 아니고 오히려 각 기업들 간의 입장 차이와 포지셔닝, 대결 구조 등에 대해 더욱 초점을 맞춰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업계 동향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하고 있죠.




#3. 가볍게 교양 차원에서 읽어볼 만한 내용들...


   이 책을 선택하기 잘 했다고 느껴진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 쉽습니다. 단순히 미래 자동차 기술만 기술하고 있지 않고, 자동차의 역사에서부터 석유를 사용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개발과 성장, 전기 자동차 등의 시작과 현시점에서의 한계, 환경문제와 미래 동향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한번 스으윽 읽어보면 자동차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동향을 대충 감 잡을 수 있어요. 개 괄적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에요. 전문 분야 종사자 거나 특별히 애정이 있는 덕후가 아닌 이상에야 이 이상 알 이유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에서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재밌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문간데 너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셨는지 중간 즈음에 기술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있어요. 전기자동차의 핵심적인 "축전지", "전동기", "제어장치" 등에 대해 개괄하고, 각각의 종류와 종별 특성 등을 정리해 두셨는데, 이게 전공자나 특별히 관심이 있어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릴 만한 내용이 꽤나 있습니다. 저는 지하철 "전동차"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있어 생소한 내용이 전혀 아닌데도 불구하고 무척 졸렸어요. 어지간하면 기술적인 설명 부분은 일반인이 알 필요도 이유도 없는 부분이니 그냥 스킵해도 될 듯합니다. 그냥 읽다가는 포기할 가능성이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자동차 기술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상식적인 이야기들이 설명되고 있어서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회가 되시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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