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복덕방 - 신비한 공간을 빌려드립니다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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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나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판타지


문학동네 소설상과 세계문학상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도선우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캐릭터 묘사와 촘촘히 쌓아 올리는 서사의 맛이 탁월해 매력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는 두 수상작 후에 의외로 스케일 큰 SF 소설 <모조 사회>를 발표했었죠. 이후 두문불출하다가 판타지 힐링 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 <도깨비 복덕방>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인지 트렌드에 맞는 글을 찾아나가는 과정인지 모르겠지만 작품만 놓고 보면 역시나 훌륭합니다.


<도깨비 복덕방>은 제목처럼 한국적인 소재와 설정으로 잘 메이크 된 힐링 소설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든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등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는 K-힐링 소설과 같은 범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워낙에 퓨어하고 골저스한 저 같은 사람은 힐링 소설이 별로 필요가 없다 보니 읽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도깨비 복덕방>으로 제대로 힐링 했습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두 단어 '도깨비', '복덕방'은 지극히 한국적 향기가 느껴지는 조합입니다. 도깨비는 한국의 대표적인 요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공유가 등장하는 드라마 때문에 세련된 능력자로 이미지가 바뀌었습니다. 복덕방이란 단어도 요즘엔 잘 쓰지 않다 보니 전통적인 느낌도 있고 뭔가 장소와 관련될 것이 짐작돼서 이 소설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해 줍니다.


자세히 설명하면 또 스포일러가 되지만 <도깨비 복덕방>은 뭔가 도깨비 같은 비상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운영하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지지리 운이 없고 힘든 삶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제안하는 공간이 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거처를 새롭게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한국적인 소재와 설정이지만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이유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너무도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회적인 문제들을 상당히 치열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고 복잡한 상황을 쉽게 잘 설명해 나가는 것이 도선우 작가의 탁월한 점인데,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2. 고전적인 인과응보, 고진감래가 통하는 소설적 즐거움


다큐멘터리가 아닌 소설이기에 현실에는 일어나지 않을 판타지가 펼쳐집니다. 초월적 존재가 도움을 주고 극적인 변화를 이루는데 이 과정이 완전 사이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어버립니다. 이 지점이 힐링 소설의 키포인트입니다. 과할 정도로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어 시원시원합니다. 살다 보면 올바르게 잘 살려고 노력하는데도 일이 계속 꼬이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설에서는 그 꼬인 실타래의 일부를 풀어주는 식으로 도움을 주게 됩니다.


물론 이유 없이 초월자가 무작정 도움을 주는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각 등장인물마다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면 마땅히 도움을 받을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특별한 경험과 도움을 받을 명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현실적이고 극적인 사건에는 그럴만한 이유, 명분이 중요합니다. 아니면 밑도 끝도 없는 소리가 되어 버리니까요.


고개를 끄덕일 그럴듯한 사연이 서사에 잘 붙어서 답답한 문제가 풀려나갈 때 무릎을 탁 치면서 '그래, 그렇지!'하고 감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감정의 정화, 카타르시스가 슬그머니 올라오는 것입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차용되어온 클리셰라고 욕해도 기본적으로 인간은 고전적인 인과응보에 반응하게 되어 있나 봅니다. 그래서 소설적 쾌감이 상당합니다.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뭐 하나 잘 풀리는 일이 없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삶이란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로에 서 있는 위태로운 것입니다. 물론 사는 걱정 없는 속 편한 삶도 있고, 그 어떤 줄 같은 것을 놓아버리고 경로를 이탈해 버린 인생도 있습니다. 삶이 힘들고 마음먹은 데로 안 될수록 고생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이야기에 매달리게 됩니다. 소설 속에서라도 노력에 대한 보상은 결국 받게 된다는 결말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 <도깨비 복덕방>은 이런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는 좋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큰 장점 중 하나는 절묘한 균형 감각입니다. 등장인물의 상황은 처절하지만 도깨비 복덕방의 인물이들은 현실을 잊을 만큼 느긋하고 초월적입니다. 이 간극에서 오는 엉뚱함이 이 소설의 웃음 포인트입니다. 제가 워낙 작가의 말장난 같은 아재 유머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읽다 보면 중간중간 계속 등장하는 이 어이없는 유머 코드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소설이 심각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아주고 균형을 잡아주는 키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다시 봐도 재미있을 정상급 아재 개그입니다.





3.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분명한 사족


훌륭한 힐링 소설로 이야기가 잘 마무리됩니다. 에피소드마다 사연이 디테일하고 정교하다 보니 소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 에피소드가 제각각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서로 엮여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응? 이 양반은 바로~~'하면서 '아~~ 갸가갸가가???' 이런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게 참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서 답답하지만 그렇습니다.


사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초월적인 존재인 도깨비는 그저 도깨비로 존재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니까요.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고 빙의하는 것은 각 등장인물이 어떤 사연으로 힘들어했고, 어떻게 시원하게 인생 역전 또는 행복을 찾았느냐가 아니겠습니까? 도깨비가 사실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는 부차적인 사족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말미에는 작가의 고질적인 성격이 나와요. 굳이 기어코 한사코 도깨비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 등장합니다. 단순히 도깨비는 사실 뭐시기였다 수준이 아닙니다. 이들이 어떤 존재고 어떤 역사 속에서 발생했고,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등에 대한 방대한 세계관을 설명합니다. 그나마 스케일은 방대하지만 약식으로 짧게 설명하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했는데, 아주 이쁘게 잘 됐어요. 나는 너무 만족한단 말입니다. 예뻐서 좋아. 그게 끝이죠. 그런데 헤어디자이너 양반이 "자, 잘 들어보세요. 이 머리에 들어간 스타일링은 누구로부터 나왔고, 이 컷 기술은 누가 만들어내서 발전시킨 건데, 우리 사이에서는 이렇게 불려요. 이게 뭐냐면~~" 하고 유래부터 계속 설명하면 저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골치가 아프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인간이란 자고로 다양하고 지 멋대로인 것이라 머리는 만족하지만 이 머리에 들어간 기술과 스타일의 유래에 대해 더 궁금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오히려 덤으로 지식까지 알게 돼서 대만족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깨비 복덕방>의 결말 이후 이야기로 등장하는 도깨비의 대서사시에 대해서 선물 받은 느낌으로 더욱 만족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바쁘다 바빠 현대 생활 속에서 이야기 이면의 속 깊은 사연까지 깊게 알고 싶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가가 세계관을 만들고 이 정교한 세계관의 구석구석을 알리고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나 대강 트렌드 따라 적당히 쓴 글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선우 작가의 신간 <도깨비 복덕방>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도 충족하면서 작가의 특기이자 장점도 최대한 살린 소설입니다. 현실의 어려움도 공감하고 대리 만족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힐링 소설이자 판타지 소설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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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마티니클럽 1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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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익숙하지만 흥미로운 스파이 소설


<스파이 코스트>는 고령화 사회에 어울리는 주인공인 은퇴한 전직 CIA 요원이 주인공인 스파이 소설입니다. 아시다시피 영미권에서 전직 특수 요원은 현직보다 약 백만 배 정도는 더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먼치킨류 소설을 상상하기 쉽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리적으로 약한 쪽에 가까운 60대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시린 무릎을 무여잡고 평안한 일상을 방해하는 과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웠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텐션을 고조시키는 빌드업이 능수능란하고 문장이 매끄럽다는 점입니다. 빌드업이 좋다 보니 끝까지 흥미가 떨어지지 않고 소설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문장까지 좋아서 읽는 맛이 좋다 보니 술술 잘 읽힙니다. 장르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 잘 발휘된 셈입니다. 아주 간혹 보이는 오타가 흠이라면 흠이지만 전작에서 검증된 박지민 님의 자연스러운 번역 또한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입니다.


스토리 좋고 문장이 좋으면 장르소설은 성공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심지어 캐릭터까지 훌륭합니다. 매력적일 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캐릭터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기가 막힙니다. 저자 테스 게리첸은 의사 출신 소설가지만 필력이 절대 만만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뭔가 상당히 고오급스러운 느낌이 은은하게 묻어 있는 글을 쓰십니다. 개 부럽습니다.


전직 CIA 요원이 은퇴하고 신분 세탁한 후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누군가 나타나 일상을 깨고 사건에 휘말린다. 그리고 사건을 노련하게 해결한다. 솔직히 이런 스토리는 정말 익숙하다 못해 식상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시작부터 계속 재밌습니다. 스토리를 비트는 대단한 반전은 1도 없습니다. 그냥 필력으로 조집니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너무 그럴듯하게 맛깔나게 하니까 저도 모르게 '어, 그래? 그렇지. 그렇구먼.'하면서 군소리 없이 멱살 잡혀서 계속 읽게 됩니다.




2. 고령화 스파이와 그 친구들


이 소설을 즐기는 키포인트는 은퇴한 요원들의 공조입니다. 주인공 매기를 비롯해 주변에 함께 은퇴 이후를 보내는 노친내들이 등장합니다. 브루스 윌리스와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영화 "더 레드"를 연상케합니다. 현실 속 은퇴한 요원은 영화처럼 강력한 힘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육체적 능력은 줄어듭니다. 근력이나 기동력이 필요한 부분은 쇠퇴하기 마련입니다. 대신 정보력, 인맥, 숙련도 등은 유지할 수 있겠습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OB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나중에 마티니 클럽이라고 명명되는 5명의 OB 멤버들은 그들의 경험과 인맥, 정보력 등을 최대한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려 합니다. 이 소설의 미덕은 말도 안 되는 먼치킨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 없다는 점입니다. 매우 현실적입니다. 정보와 분석력은 좋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얼렁 뚱땅 전직이라 뭐든 가능하다는 식의 설정에 기대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적의 실체를 마지막 순간까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런 정확한 현실 인식과 한계에 대한 가르마가 이 소설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아직 늙지 않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실상은 육체적 능력과 몸담았던 기관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제약이 큽니다. 심지어 모종의 이유로 기관에서 본인들을 제거하려 시도하는 것은 아닌지도 의심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기댈 곳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들끼리 공조, 협조해서 서로를 지키려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주인공인 매기 버드의 심리적 갈등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묘사도 유려합니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자신의 커리어와 운명적인 사랑 사이의 갈등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이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 불안한 긴장감을 유도하는 요소입니다. 스파이에게 필수적인 냉정함과 인간적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매기의 모습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인간적인 냄새가 풀풀 나면서 긴장감 속에 따뜻함을 놓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마티니 클럽이 함께 일을 해결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양새로 마무리가 되어서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결말까지도 현실에 있을 법하게 정리한 일관된 흐름이 좋습니다. 다만 장르 소설에서 기대하는 빵 터지는 마무리가 없어 좀 약한 느낌입니다. 기가 막힌 협력체계 속에 사건이 마무리되고 마티니 클럽은 다음 에피소드를 기약하며 마무리되었으면 했는데 저자도 고령이시라 속편을 기약하기는 싫으셨나 봅니다.





3. 고령화 사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스파이 소설을 읽고 고령화 사회를 운운하는 것은 하나의 조크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한쪽 머릿속으로는 자연스럽게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떠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소설 속에서처럼 한적한 시골마을에 드넓은 집을 사서 생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평범한 우리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합니다. 거 뭐, 폐지나 줍지 않으면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하고, 건강을 위해 특수부대나 기관 요원들처럼 몸을 만들어야 하나 싶은 고민도 해봅니다.


시국이 시끄러워서 더욱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상상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살상 부대의 존재나 심리전단, 특작부대, 공수부대, 벙커 등의 용어가 신문지상을 도배하는 시대입니다. 45년 만에 계엄이 선포되었는데 그때와는 달리 시민이 특수부대 목덜미를 잡고 국회 진입을 막아내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어지간한 소설은 갖다 대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니 내가 속한 삶의 터전이 안녕한 것인가 의심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는 더욱 남들 모르게 숨어 지내던 특수 요원의 존재를 상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어딘가에도 마티니 클럽 같은 은퇴한 특수 요원들의 모임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들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모르고 사는 것이 가장 편하고 행복한 삶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반인은 해서는 안 될 작전을 수행하며 은원 관계를 만들기도 합니다.


테스 게리첸의 <스파이 코스트.는 요원 출신의 은퇴자들이 그동안 벌였던 작전의 여파로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험과 과거 사건의 감춰진 전말 등이 잘 버무려진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입니다. 익숙한 설정임에도 긴장감 넘치는 요소가 매력적입니다. 긴 글을 읽기 어려운 시기에 집중해서 읽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과 앞으로의 미래를 점검해 보기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는 재미와 의미가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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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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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의 신간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장편소설입니다. 시작부터 작가를 언급하는 것은 이 소설을 충분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출신 자체가 흑인과 유대인의 혼혈이다 보니 미국에서는 가장 차별이 심한 집단의 교집합 즈음에 속해 있는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유색인종들은 거의 대부분 정체성의 문제를 겪는 것 같습니다. 맥브라이드도 마찬가지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의 구조적인 문제와 유색인들의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메이징 브루클린>이 1960년대 뉴욕의 빈민가를 무대로 한 소설이라면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미국의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펜실베이니아주 포츠 타운의 한 가상 마을 '치킨힐'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작과 유사하게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시작해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회 전반의 문제까지 큰 틀에서 아우르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두 작품에서 보이는 맥브라이드의 시선과 태도는 거의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한국 사회에도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자의 지속 유입으로 다문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종차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고려하면 이런 문제가 아예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오래전 미국 사회의 문제를 다룬 소설임에도 오늘날 우리 독자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일이 이 식료품 점을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소설 내 가장 극적인 사건 역시 하늘에 거주하는 백인 닥이 나타나면서 벌어집니다.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와 환경 속에 살아가는 유색인종들이 어울리고 교류하며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는 허브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인종의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돌보며 꾸역꾸역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입부에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의문의 죽음에 대한 단초를 던지고 시작합니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더하면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파헤치는 과정에 의문을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소설을 읽다 보면 도입부의 그 죽음을 까맣게 잊게 됩니다. 도입부 죽음의 의문에 대한 해결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누구도 도입부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결말부에 가서야 이 의문의 원인이 나오는데 제가 이미 그 도입부를 잊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의문의 사건을 배치했으면 중간중간 떡밥을 잘 뿌려서 긴장과 텐션을 유지하면서 결말부에 전말을 밝히면서 파괴력 있는 스토리가 완성되면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이게 뭐지? 그저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했고 대단한 의미는 없었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허탈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이는 그다지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소설적 장치로는 실패입니다. 워낙 도입부와 결말의 이 부분이 소설 내용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상당히 개성 있고 매력 있게 묘사됩니다. 각 캐릭터의 입장과 말과 행동이 다 납득이 가고 잘 이해됩니다. 그만큼 인물 설계가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이어지는 이야기가 그리 유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제 기억에 <어메이징 브루클린>에서는 이어지는 이야기들 간의 조직력이 더 쫀득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비슷한 스타일의 이야기라 상대적으로 신선한 느낌이 줄어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읽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고, 생각할 것이 많았으며 나와 내 주위를 돌아보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의미는 충분히 훌륭한 소설입니다. 잘 몰랐던 1930년대 미국 유색인종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미국 내 인종 갈등의 역사를 환기해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우리도 고민해야 할 문제가 펼쳐지고 있어 좋았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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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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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었습니다만, 그다음 문장 "돌고래도 분노하면 사이코패스가 된다!"까지 해야 완성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사실 저도 이번에 처음 들었으니까요. 크흠. 크흠흠.. 에.. 또.. 돌고래가 원래 상당히 유순한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폭발해서 동료 돌고래나 어린 돌고래, 또는 다른 물고기 등을 공격하고 잔혹하게 괴롭히기도 한다고 해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살다 보면 '아 이 자식 사이코패스 아냐?'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평소에 조용하고 멀쩡하던 인간이 갑자기 급발진해서 미친 짓거리를 하는 경우 당황스럽죠. 제가 그리 붙임성이 있거나 사근사근해 보이는 비주얼은 아니어서 저한테 지랄을 떠는 인간은 딱히 만나본 적은 없지만 뭐 좀 착하고 소심하고 만만하다 싶으면 유독 이상한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가끔, 아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하는 짓을 보면 프로페셔널한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 같은데 비슷하게 흉내 내는 경우가 제법 있잖아요. 고마 멱살 잡고 날라 쌍 빰따구를 날리고 싶은 그런 인간들 말입니다.


이 책 <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은 그냥 화를 참는 방법 같은 평범한 심리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아닙니다. 유사 사이코패스들이 넘치는 사회에서 어떤 이유로 그따구 짓거리를 하게 되고, 그들의 발작 버튼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차분차분 하나하나 쉽게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주제와 범위를 한정하고 쓸데없는 사족 없이 딱 필요한 설명만 명료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읽기 쉽고 이해하기 좋고, 지나치게 이론적이지도 않습니다.


이 책 <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은 진짜 리얼 내추럴 본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그런 인간들은 그냥 사패니까요. 사이코패스가 왜 사이코패스가 되는지 뇌과학, 심리학으로 설명을 시도한 책들은 제법 있으니까요. 이 책은 그런 진짜 사이코패스 말고 사이코패스가 아닌데 하는 짓거리가 거의 사이코패스에 준하는 인간들, 즉 유사 사이코패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유사 사패들이 왜 고따우 사패짓거리를 하는지, 어떤 심리적 원인으로 발현하며, 어떤 종류의 유사 사패짓거리 유형이 있는지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이 돌변하게 되는 마음의 버릇을 5가지로 분류하고, 내 안에 분노의 근원이 되는 12가지를 분류해 설명합니다. 대충 이렇게 조합하다 보면 어지간한 케이스는 다 때려 맞춰.. 아니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떤 마음의 버릇을 가지고 어떤 분노의 근원을 건드리느냐에 따라 미쳐 날뛰는 트리거와 유형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분류와 각 케이스에 대한 설명은 우리가 주변의 똘아이를 보면서 분석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슬금슬금 피하는데 해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알아두면 모르는 것보다 훨씬 처신을 잘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책 자체가 특정 주제를 다루고 있어 명료한 점, 가독성이 좋아서 읽기 좋은 점, 책 자체가 재미있는 점, 읽어두면 나는 물론 타인을 이해하는데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는 점 등입니다. 여기에 가장 크게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런 똘아이 유사 사이코패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실질적인 방법,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심리학자 스티븐 카프먼이 제창한 '드라마 삼각형'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삼각형'은 특정 사이코로부터 괴롭힘이나 폭언 등의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격하는 자'와 '공격당하는 자', 그리고 '돕는 제3자'로 나누어 분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3가지 주체로 분류하고 주체 바꾸기 기법을 쓰기 때문에 삼각형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실제로 적용은 간단하지 않겠지만 이 해결책의 핵심은 괴롭히는 자와 희생자, 구원자의 위치가 의외로 쉽게 바뀐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실용 기법을 활용해 내가 희생자의 위치에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자세한 과정을 제가 설명하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므로 책을 통해 확인하도록 합시다. 서로 바쁘니까 꼭 읽어보고 싶은 사람, 진짜 궁금한 사람만 직접 읽어보는 것으로 그렇게 우리가 함께 합의하도록 합시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상황에 따라 유사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내가 사이코패스 짓을 하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야 하고 누군가 사이코패스 짓을 하면 희생자를 구해주고 유사 사패를 패주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대의 공격을 올바르게 반격해 자신도 지키고 나쁜 짓을 미연에 방지할 때 더 나은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자 당부입니다. 이 책은 쉽지만 알아두면 분명 도움이 될 만한 내용입니다. 시간이 나신다면 꼭 한번 후루룩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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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예찬 -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통찰
코스티카 브라다탄 지음, 채효정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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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코스티카 브라다탄은 실패에 대해 상당히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실패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요소다. 실패에 관여하는 방식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인 반면에 성공은 부차적이고 일시적인 것일 뿐 그리 많은 걸 밝혀내지 못한다. 성공 없이 살 수는 있지만, 우리가 완벽하지 못하고 불완전하며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합의를 못 하면 사는 의미가 없으며 이 전부를 깨닫게 하는 게 바로 실패다..."



저자가 실패에 대해 설명하는 기본적인 내용은 뭔가 희망적인지 절망적인지 헤깔리는 정의입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싶을 때 추가적인 설명을 해 줍니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우리와 세상 사이, 우리 자신과 타인 사이에는 거리가 생긴다. 우리에게 그 거리는 우리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독특한 느낌, 세상, 그리고 타인들과 우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느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준다. (중략) 그 일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이 존재론적 각성이 우리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자 할 때 정확히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각성이 선행하지 않고서는 치유가 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실패를 겪을 때, 실패감을 느낄 때야 말로 나라는 존재의 각성이 일어나는 때이며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치유, 계몽, 자아실현이라는 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실패 예찬>은 실패 자체를 위한 실패가 아니라 실패가 낳는 겸손, 그리고 실패가 촉발하는 치유 과정에 대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실패에 대해 다층적으로 살펴보고 잘 활용할 때 내 인생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저 나름대로 겪었던 그 간의 실패와 어려움을 떠올려보면 저자의 이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몰랐으면 몰라도 조금 겪고 나니 이 양반 말이 참말이로구나 싶은 것입니다.


신선한 방식과 관점으로 접근한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일이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잘 안 읽어지는지 읽는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단순히 문해력이나 지적인 수준의 문제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가 훌륭한 분인 것은 알겠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을 쉽게 전달하는 재주는 1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저와 지적인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만, 서술 방식에 모호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에 있어서 직설적으로 정의를 내리거나 정확한 논점을 제시하고 이후에 다양한 예시나 논거를 풀어놓는 방식이 이해가 쉽습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제외하면 내내 충청도식 애둘러 말하기를 시전하는 느낌입니다. 이런 거죠. '에, 그러니까 내가 하고자하는 말은... 거시기 저 간디가 언론을 대하는 방식을 한번 살펴봅시다. 그러니까 이랬었단 말이지. 그랬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사람 예시를 들면서 계속 타인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보면 독자입장에서는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문제입니다만, 각 챕터를 지배하는 중심 인물에 대해 사전 지식이 부족한 부분도 큰 어려움 같습니다. 물리적 실패 파트의 중심인물은 시몬 베유 입니다. 제가 철학자 시몬 베유를 얼마나 알겠습니까? 관심도 없고요. 이 양반의 이야기를 시시콜콜 계속 하는데 관심이 갈 수가 있나요? 집중도 안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정치적 실패 부분의 간디 이야기는 아는 인물이라 흥미가 있었고 재미있었습니다. 사회적 실패 파트의 에밀 시오랑에 대해서도 아는 바도 없고 관심 부족이었고요,


여기에 부수적으로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뒤엉켜서 등장하는데 이들 사이의 역학 관계를 이해해가며 읽는 부분도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예화가 나열되어 있어 읽다보면 그래서 그 시점에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바가 정확히 뭐였는지 안드로메다로 가버립니다. 요런 부분들이 저를 힘들게 했고, 꽤나 오랫 동안 조금씩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문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문장이 잘 읽히지 않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번역이 되어 있는데 우리말인지 헤깔릴 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뒤로 갈수록 좀 더 잘 읽혔는데 이게 역자가 저자의 문장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번역이 더 좋아진건지 제가 이 번역체에 익숙해져서 읽기가 쉬워졌는지 모르겠더란 것입니다.


책을 리뷰하고 적어도 불만스러웠던 부분을 표현하려면 어떻게든 성의껏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서 욕하려고 읽는 책도 종종 있는데 이 책은 리뷰하면서 꼭 아쉬움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완독 후 다시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역시 좋은 책은 서문이나 프롤로그만 읽어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실패하기 쉽고, 실패가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 장소와 시절에 우리가 놓여 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맞기는 한데, 1 실패 1 성공은 아닌데다가 실패가 반드시 성공을 이끄는 것도 아니다보니 실패를 미화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힘을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실패의 구렁텅이에서 방황하지 말고 실패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대해서도 접해보는 것이 좋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패 예찬은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드럽게 안 읽히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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