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코리아
엄경영 외 지음 / 집사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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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2006년도의 책이었으나 나에겐 상당히 유익했다.

일부분은 최근 읽은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과 겹쳐져서 이해가 한층 쉬웠다.

<부의 미래-엘빈 토플러>에서와 같이 "가치경제"의 중요성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적극 공감할

수 있었으며, 노인 공경의 미덕을 너무 강조하지 말라는, 노인이라도 젊은이를 보조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일한 만큼의 급여를 주면 된다는 말에서,

 

 "우리의 제도가 현재의 형태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면 그 제도가 담고 있거나 추구하는 가치관과

규범도 존속될 수 없다. 일부 가치관을 내버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가치관을 추구해야 한다. (...)

어째서 산업사회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나 흔했던 대규모 다세대적인 가족의 가치관과 같기를

기대하는가?" 라고 한 엘빈 토플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노인이 많아서 사회에 부담이 된다지만 노인도 일을 하면 문제가 안된다.(p363)"

"우리는 복지를 늘려야 하지만 정부가 이를 전담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며 기업이 할 일도

아니다. 고용없는 성장으로 실업은 늘어만 간다. 사회적 기업은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실현가능한 대안이다.(p256)" 에 박수를 쳤다.

 

"노인이 대학을 바꾼다.(p257)에서는 다소 억지스런 모습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 순발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모른다. 순발력이 극에 달한 청년들과 대학에서 같이 공부한다는 것을

결정하기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지 싶다. 그 엄청난 등록금은 또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자녀 문제로 직장 일을 단기이든 장기이든 중단해야 할 경우 자녀 문제는 당연히 여성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가사와 자녀 양육은 가정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없다.

남녀 할 것 없이 "남자가 집안 일을 얼마나 돕는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 남자는 가사를

도와야 할 것이 아니라 해야 한다.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p276)"

"최근에는 양육이 직장생활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말도 자주 들린다. 가정이 소중하며

육아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한국 남성들이 가사에 거의 동참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다.(p277)" 여기선 기립박수를!!!

 

 

 

 

 

 

 

 

"저출산의 원인을 결혼 파업으로 본다면 요즘 유행하는 '출산장려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부유한 농촌 여성의 출산축하금으로 20만원을 지급하는 데 왜 도시 하층 근로자의

세금이 쓰여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p278)"

 

"바람직하기는, 자녀를 낳을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 두 자녀를 갖기에는 '늙어'

버려 출산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돕는 일이다. 출산을 하고도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함은 물론이다. 답은 남자들에게 있다. 여자들이 결혼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사회가, 그리고 남자가 변해야 할 시점이다.(p280)"

 

"가장이 '큰 소리'치던 시대는 지났다며 비감에 젖은 톤으로 현실을 개탄한다. 그러나 버림

받은 아버지 또는 가장은 그가 가정의 일에 철저히 무관심했던 결과다. (...) 늙고 갈데가

없으니 가정을 찾는다. 아내의 반응은 '너무 늦었다'일 밖에.

남녀 갈등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빠르게 변하는 한국 여성에 비해서 변하지 않는 남성들'

사이의 인식차이가 심각하고 진단한다. 여성들은 서구의 남녀 관계와 역할 분담을 합리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남성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수행하던 역할이 당연히 여성의 모델로

여긴다. 호주제 폐지의 선봉에 섰던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은 인터뷰에서 "빛의 속도로

변하는 시대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성들에 비해 의식변화와 학습 진도가 늦은" 남성들이

"당혹스러움과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한다.(p286)"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반대되는 증상으로 '알레레드닉 증후군(Allerednic Syndrome)이란

게 있다. 알레레드닉은 옛날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왕자의 이름이다. 알레레드닉 왕자는

공주와 결혼한 후 공주를 하녀로 만들어 버린다. 알레레드닉 증후군에 걸린 현대 남자들은

똑똑하고 성공한 여성과 결혼한 뒤 그 아내의 발에서 유리구두를 벗긴 후 강제로 부엌 일과

육아에만 전념하게 만들려고 한다.

현대판 신데렐라는 드물지만 알레레드닉은 도처에 있다. 한국에는 더 많다.(p290)"

 

"남자는 아버지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달라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내게

해준 게 무엇인가"라는 말과 함께 이혼을 요구받지 않기 위해. 부성애 결핍이 아니고서는

남편들은 외도를 감행하기에 앞서 자녀를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남편들은 이혼을 과거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또 이혼한다하더라도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가족 친화적' 또는 '여성 친화적'인 남성이 대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여성의 사회활동은

탄력을 받는다. 이러한 변화는 21세기 한국이 겪게 될 일련의 혼란을 극복하는데 필수적이다.

(p296)"

 

"자매애(Sisterhood/Sorority)는 미래에 새롭게 추구되는 가치이다. (...) 형제애(Brotherhood/

Fraternity)의 밑바탕에는 적대감과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형제의 관계는 상호

경쟁의 관계였으며 서로 죽이기를 불사했다. 신화와 역사에는 형제간, 부자간 존속살인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카인은 아벨을, 솔로몬은 압살롬을 죽였다. 세조는 형의 아들을 죽여

형의 혈통을 끊었고, 경종이 승하한 후 영조가 독살했다는 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남성의 공동체에서는 형제들끼리도 피흘리고 죽이기까지 경쟁한다.

자매애는 박애와 이해, 협력의 관계를 형성한다. 신화와 심리학에는 '형제 살해(fraticide)나

'존속 살해(parricide)' 심지어 '모친 살해(matricide)'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자매 살해'라는 용어는 없다.(p298)"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녀의 성역할 분담 구조를 바꿔야 한다.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저출산은 상당 부분 해결된다. 정말이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열쇠는 남성들이 쥐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면서도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에서는 남성들이 양육에서 맡는 역할이 크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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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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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세상에서 기업 경영진이나 경제학자들은 아마추어라는

용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자기 자신과 가족 또는 공동체를

위해 무보수로 일하는 아마추어들이 과학과 기술 분야를 포함하여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놀라운 위업을 이루었다.

 

*지역과 국가, 세계의 환경 규약, 금융과 무역에 관련된 규정, 질병 통제와 테러 예방 조치,

물과 자원에 관련한 협약들이 정교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이 외에도 서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기능과 절차, 법규 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여기에 자신들의 제안이나 요구를

제출하는 수만여 개의 NGO들이 복잡성 위에 새로운 복잡성을 추가한다.

 

*우리의 제도가 현재의 형태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면 그 제도가 담고 있거나 추구하는

가치관과 규범도 존속될 수 없다. 일부 가치관을 내버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가치관을

추구해야 한다. 어떤 이는 가치관을 악(vice) 혹은 미덕(virtue)으로 규정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지금 우리의 다양한 가족체계가 산업시대의 일률적인 핵가족 체계가 담았던

것과 같은 가치관을 심어 주거나 나타내기를 기대하는가?

또는 어째서 산업사회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나 흔했던 대규모 다세대적인 가족의 가치관과

같기를 기대하는가?

 

*모든 선진국에서 생산된 재화가 전체 소비자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스탠퍼드 대학의 로버트 홀 경제학 교수의 지적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반면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에는 보건,

교육,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서비스처럼 무형성이 높은 분야가 포함된다.

단일 무형성과 이중 무형성이라는 2가지 종류의 무형성이 사회의 자산 기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이를 확신하는 이유는, 무형자산의 증식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공급이 유한하다는

전제야말로 자본주의 경제학의 근간이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보다 더 신성시되는 자본주의

법칙은 없다. 하지만 2가지 종류의 무형자산이 사실상 무한히 공급될 수 있다면 무한한

무형의 경제가 자본주의와 공존할 수 있을까? 경제의 자산 기반이 어느 정도나 무형화될 수

있으며 동시에 자본주의적일 수 있을까?

 

*록그룹 그레이트폴 데드의 멤버였으며 현재는 지적재산권의 추가적 확대를 저지하는

운동을 이끌고 있는 존 페리 발로우(John Perry Barlow)는 "평소에는 똑똑하다는 소릴

듣는 사람들이 내 말(horse)을 훔치는 것과 내 노래를 훔치는 것이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

한다."고 지적한다. 자산으로서 말은 가시적인 형체의 유형성과 경쟁성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말을 탈 수는 없다.

반면 발로우는 "노래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유롭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인들이 생계를 위해 저작권료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발로우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저작권으로 대표되는 재산권을 연장하려는 것이 거대

기업의 사악한 전략이라고 간주한다. (...) 무형자산을 어떻게 측정하건, 무형자산을 보호

하건 보호하지 않건 간에 이런 일은 자본주의 역사상 전례가 없다. 그 어떤 것도 이렇게

자산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혁명적 무형성으로의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의 극단적 변신의 첫 시작에 불과하다. 자본주의가 버텨내지 못할

수도 있는 변신 말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1950년대 초의, 소위 '옛날 좋은 시절'을 그리워한다.

당시 미국은 제2물결 속에 있는 국가였고, 제3물결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들은 좋은

시절이었다던 시기에 미국이 보여 준 등뼈가 휠 정도의 고된 노동과 인종차별, 성차별 등의

경제 사회적 특징은 쉽게 잊어버린 채 합법적으로 현재를 평가 절하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그것에 저항한다. 자신의 직장과 지위, 특권 혹은 영향력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유럽과 다름없이 신구 사이에 물결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현재의 학교가 자신에게 내일이 아니라

어제를 준비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에 반항하는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는 학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 다른 형태의 반항은 교실

내부에서 일어난다. 월리스와 룬트는 '공장같은 학교'라는 근본 가정에 대한 공격과 함께

의무교육이 지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교사들은 대중매체의 폭력성

이라는 전염병에 대항할 수 없다. 그들은 학생들이 소위 스타들을 숭배하는 것을 막기에

무기력하다. 학생들이 추종하는 스타들 중에는 금지된 약물을 쓰고, 배우자에게 거짓말을

하며, 음주와 구타, 강간 혐의로 피소되는 등의 부도덕한 이들도 있다. (...) 젊은이들은

언제나 스스로 배운다. 또한 잘못된 내용을 배우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대중매체라는

의심스러운 도구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그들이 펼쳐놓은 책 뒤에 게임기와 휴대전화가

숨겨져 있으며 교사들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현란한 문자 메시지

가 오간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교실에 감금하고 있는 동안 그들의 눈과 귀, 마음은 그곳을

탈출해 사이버 세계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자료와 저오, 지식의 극히 일부분조차 학교가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한 세계에서는 자신이 감금된 죄수이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자유인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거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관점을 가질 만한 이유가 세상에 널려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비관주의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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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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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랬다.

정상가족만 정상가족이라 여겼다.

미혼모는 잘못 된 행동 뒤의 결과라 여기기만 했을 뿐 그들의 문제점들은 전혀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조손 가족들 역시 조손들의 고단함을 마음 아파했을 뿐, 그들도 다름없는 가족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상가족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여겨질 뿐이었다.

다문화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단일민족의 전통이 사라질거란 안타까움이 뭔 애국인 양 착각

하고 있었다. 사랑이 기반이 된 가족이 아니라 거래가 기반이 된 가족의 행태에 그저 혀를

차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얼마나 편협적이었던가를 알게 된다.

www - world wide web의 시대이건만 여전히 나의 생각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몹시 부끄러웠다.

 

"가족동반자살", 언젠가 나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부모가 먼저 자녀를 살해한 것인데...라고.

이 책에서 말하는, 이 말에 포함 된 여러 복합적인 의미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표현이 올바르다는 것에 동의한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저소득 미혼모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떨까.

정부는 아이(만 13세 미만)를 홀로 키우는 저소득 미혼모에게 월 12만 원(엄마가 청소년일

경우 17만 원)의 양육비를 준다.

만약 미혼모가 직접 키우기를 포기하고 아이를 다른 양육시스템으로 보낸다고 해보자.

입양을 보낼 경우 입양가정은 입양 수수료 270만 원을 지원받고 매달 15만 원(만 14세 이전)

의 양육수당과 20만 원의 심리치료비, 100% 의료지원을 받는다.

또는 위탁가정이나 시설에 보낸다고 해보자.

2015년 보건복지부의 <대인양육제도 양육비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위탁가정은

월 66만 7000원, 공동생활가정은 128만여 원, 양육시설은 166만여 원의 지원금을 정부에게서

받는다. - p122>

 

우리나라의 법이 이렇구나.

내가 내 아이를 키우겠다면 월 12만 원,

입양 보내면 270만 원+월 15만 원+20만 원+100% 의료비 지원

흐아! 이러면 입양을 보내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청소년 일 경우는 월 17만 원으로

어찌 육아를 감당한단 말인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별별 대안이 다 나오는 시점에서 입양을 독려하는 이런 법은

무엇이란 말인지!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그저 아이를 더 많이 낳으면 해택을 주겠다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몇 권의 책만으로도 알겠던데 정부는 어찌하여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만으로

일관하는지 모를일이다.

한편으로는, 아이를 더 낳게 하려는 정부의 헛된 노력보다는 지금의 아이들을 위한 훌륭한

아동복지를 연구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 아닐런지 싶기도 하다.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선생님이 21세기의 아이들을 교육시킨다더니, 우리나라의

여러분야에서 이 말과 딱 들어맞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나는 이제 어떠한 가정의 형태이든 다른 시각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가정의 문제는 가정 내에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가족관에서 벗어나, 더 나은

가족복지, 아동복지, 사회복지를 위해서 국가가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 수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와도 단일민족의 흐트러짐을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

www, 이미 세계는 world wide web의 시대임을 실제로 인식할 것이다.

 

참 훌륭한 책을 읽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체벌금지법"이 입법화 되기를 소망한다.

 

 

 

 

 

 

*부모의 체벌 덕분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체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체벌이 훈육 방법으로 효과적이지 않으며 해롭다는 것을 넘어서서 내가 체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더 큰 이유는 아이들에게 폭력도 사랑이라고 가르치며 가해자의 논리를 내면화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초저출산을 경험한 많은 국가들이 종전에 가족이 책임지는 복지를 이제는 사회투자라는

관점으로 바꿔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가족복지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책임 또한 강화되는

추세다.

 

*'개천에서 용나는' 모델은 '억울하면 출세하라'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모두가 '용 키우기'에 달려드는 대신 미꾸라지들이 사는 개천도 살 만한 곳으로 만들

자는 강준만의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태어난 계급의 격차가 삶의

여러 기회를 차단하고 아무리 '노오력'해도 소용없는 '헬조선'이 굳어질수록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개천의 미꾸라지들,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다. 빈부의 양극화가 교육, 주거,

생활의 모든 면에 걸쳐 분리를 가속화할수록 그에 따른 희생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집중된다.

 

*회사에서도 '우리oo가족 여러분', 'oo가족 체육대회' 같은 표현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회사가 구성원들끼리 친밀하고 직원에 대한 배려가 많아

좋다는 묘사를 할 때에도 '가족적 분위기의 회사'라는 표현이 흔하게 쓰인다.

급변하는 사회지만 가족적 문화에 대한 미화는 여전하다.

공동체 의식과 배려, 책임을 강조하고 싶을 때 아주 자주 가족적 관계에 대한 비유가 호출

되고, 친밀감을 전제로 한 집안의 인간관계가 사회관계로까지 확장된다. 우리는 왜 중립적

호칭을 놔두고 굳이 가족적 거리를 암시하는 표현들을 점점 더 많이 쓰게 되었을까?

 

*촛불집회에서 또 하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장면은 대거 참여한 청소년들이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촛불을 든다"라는 어른들에게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한 촛불을 드는

광장에선 '아이'가 존중받는 시민으로 설 틈이 없다. 성숙한 '어른'과 미성숙한 '아이'로

구분하지 말고 '우리 모두를 위한 촛불'을 들자"라고 화답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아, 우리가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기 어려운 민주주의의 학습을 광장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촛불로 태어난 정부가 공공성 강화를 통해 가족의 짐을 덜어주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각 개인들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보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뻗어가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가족 안팎에서 '정상가족'의 숨

막히는 틀 대신 수평적 유대관계를 통해 아이들의 자율을 존중하고 다음 세대에선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지 않는 개인들이 자라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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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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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토토로, 모노노케히메, 마녀배달부 키키,

코쿠리코 언덕에서, 고양이의 보은, 마루밑 아리에티, 마이마이 신코, 너의 이름은,

별을 쫒는 아이...   등등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여자아이더라.

지금까지 읽은 코엘료의 책들도 이 책을 비롯해서 주인공이 대부분 여자다.

거참 희한하네.

 

모험 하라.

정상에 올랐을 때 떠나라.

산티아고 순례길.

이 세 가지만 가지고 이제 그만 코엘료는 접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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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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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말하는 5계(戒) 중 하나에 불사음(淫)이 있고 한마음선원에서는

이를 "삿된 마음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청정히 다스리기를 발원합니다."라는

기도문으로 쉽게 풀어서 기도한다.

마리아, 그녀는 삿된 마음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청정히 다스리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선 불법인 매춘이 코엘료의 나라에선 합법이라면 이런 책이 나올 수도

있을려나... 싶지만, 여긴 매춘이 불법인 나라이고, 그 불법을 미화하는 것에는

반감이 든다.

"모험"을 하라는 코엘료의 메시지를 따라 그의 책들 보기를 거듭하고 있는 날들인데,

창녀 생활을 하는 것 조차도 "모험"이라 이르는 코엘료에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다.

이 책과 같이 빌린 "브리다"를 끝으로 이제 그를 그만 쫓아가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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