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날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세상에서 기업 경영진이나 경제학자들은 아마추어라는

용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자기 자신과 가족 또는 공동체를

위해 무보수로 일하는 아마추어들이 과학과 기술 분야를 포함하여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놀라운 위업을 이루었다.

 

*지역과 국가, 세계의 환경 규약, 금융과 무역에 관련된 규정, 질병 통제와 테러 예방 조치,

물과 자원에 관련한 협약들이 정교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이 외에도 서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기능과 절차, 법규 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여기에 자신들의 제안이나 요구를

제출하는 수만여 개의 NGO들이 복잡성 위에 새로운 복잡성을 추가한다.

 

*우리의 제도가 현재의 형태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면 그 제도가 담고 있거나 추구하는

가치관과 규범도 존속될 수 없다. 일부 가치관을 내버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가치관을

추구해야 한다. 어떤 이는 가치관을 악(vice) 혹은 미덕(virtue)으로 규정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지금 우리의 다양한 가족체계가 산업시대의 일률적인 핵가족 체계가 담았던

것과 같은 가치관을 심어 주거나 나타내기를 기대하는가?

또는 어째서 산업사회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나 흔했던 대규모 다세대적인 가족의 가치관과

같기를 기대하는가?

 

*모든 선진국에서 생산된 재화가 전체 소비자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스탠퍼드 대학의 로버트 홀 경제학 교수의 지적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반면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에는 보건,

교육,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서비스처럼 무형성이 높은 분야가 포함된다.

단일 무형성과 이중 무형성이라는 2가지 종류의 무형성이 사회의 자산 기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이를 확신하는 이유는, 무형자산의 증식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공급이 유한하다는

전제야말로 자본주의 경제학의 근간이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보다 더 신성시되는 자본주의

법칙은 없다. 하지만 2가지 종류의 무형자산이 사실상 무한히 공급될 수 있다면 무한한

무형의 경제가 자본주의와 공존할 수 있을까? 경제의 자산 기반이 어느 정도나 무형화될 수

있으며 동시에 자본주의적일 수 있을까?

 

*록그룹 그레이트폴 데드의 멤버였으며 현재는 지적재산권의 추가적 확대를 저지하는

운동을 이끌고 있는 존 페리 발로우(John Perry Barlow)는 "평소에는 똑똑하다는 소릴

듣는 사람들이 내 말(horse)을 훔치는 것과 내 노래를 훔치는 것이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

한다."고 지적한다. 자산으로서 말은 가시적인 형체의 유형성과 경쟁성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말을 탈 수는 없다.

반면 발로우는 "노래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유롭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인들이 생계를 위해 저작권료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발로우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저작권으로 대표되는 재산권을 연장하려는 것이 거대

기업의 사악한 전략이라고 간주한다. (...) 무형자산을 어떻게 측정하건, 무형자산을 보호

하건 보호하지 않건 간에 이런 일은 자본주의 역사상 전례가 없다. 그 어떤 것도 이렇게

자산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혁명적 무형성으로의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의 극단적 변신의 첫 시작에 불과하다. 자본주의가 버텨내지 못할

수도 있는 변신 말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1950년대 초의, 소위 '옛날 좋은 시절'을 그리워한다.

당시 미국은 제2물결 속에 있는 국가였고, 제3물결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들은 좋은

시절이었다던 시기에 미국이 보여 준 등뼈가 휠 정도의 고된 노동과 인종차별, 성차별 등의

경제 사회적 특징은 쉽게 잊어버린 채 합법적으로 현재를 평가 절하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그것에 저항한다. 자신의 직장과 지위, 특권 혹은 영향력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유럽과 다름없이 신구 사이에 물결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현재의 학교가 자신에게 내일이 아니라

어제를 준비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에 반항하는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는 학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 다른 형태의 반항은 교실

내부에서 일어난다. 월리스와 룬트는 '공장같은 학교'라는 근본 가정에 대한 공격과 함께

의무교육이 지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교사들은 대중매체의 폭력성

이라는 전염병에 대항할 수 없다. 그들은 학생들이 소위 스타들을 숭배하는 것을 막기에

무기력하다. 학생들이 추종하는 스타들 중에는 금지된 약물을 쓰고, 배우자에게 거짓말을

하며, 음주와 구타, 강간 혐의로 피소되는 등의 부도덕한 이들도 있다. (...) 젊은이들은

언제나 스스로 배운다. 또한 잘못된 내용을 배우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대중매체라는

의심스러운 도구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그들이 펼쳐놓은 책 뒤에 게임기와 휴대전화가

숨겨져 있으며 교사들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현란한 문자 메시지

가 오간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교실에 감금하고 있는 동안 그들의 눈과 귀, 마음은 그곳을

탈출해 사이버 세계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자료와 저오, 지식의 극히 일부분조차 학교가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한 세계에서는 자신이 감금된 죄수이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자유인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거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관점을 가질 만한 이유가 세상에 널려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비관주의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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