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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혼자다 2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책의 제목이 왜 승자는 혼자다 일까?
이 책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아무리 악하더라도 강한 자에게는 사람이 모여든다.
혼자 외롭게 지내는 것보다 그게 훨씬 좋았다.
혼자라는 사실이 나는 너무 무서웠다. 외로웠다.
그래서 사랑의 주인공인 사람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혼자 외롭게 지내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렇게 자기 좋은 것만 찾다보니 죽음의 순간까지 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 "바람을 본 소년(2000년 오오모리 카즈키 감독 애니메이션)"중에서
이 책과 "바람을 본 소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흡사하더라.
바람의 부족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부족이었다.
<하늘을 난다는 건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는 증거야.
바람의 부족들은 그 날 하루 먹는 것에 만족하며
욕심을 내거나 집착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날,
나무열매를 탐내는 사람이 생겼어.
그는 주머니에 가득 찬 열매 때문에 날 수 없을 정도가 됐지.
어느새 모두들 그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더 이상 날 수 없게 돼 버렸지.> - "바람을 본 소년"중에서
권력, 부를 가진 슈퍼클래스들은 강하고, 그 강한 자들 주변으로 사람이 모여든다. 더 많은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권력과 부를 축척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모여든
사람들과 주머니에 가득한 나무열매가 주는 풍족함, 더 가져야한다는 욕망으로 하늘을 날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고 끝내 그 자유는 잊혀지고 만다. 코엘료는 늘 하늘을 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라는 듯 하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라라고 부추기는 듯 하다.
살인을 한 이고르의 처벌은 책의 내용에 없다. 어쩌면 권력과 부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못 조차도 묵인 될 수 있는 힘, 그래서 강자이고 싶은, 슈퍼클래스이고 싶은 끝없는 욕망
속에 사로잡히게 되는것일테지. 내 뜻대로 움직이는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일테지.
그렇지만 우리는 알아야지 싶다. 예전에 우리가 하늘을 날 수 있었다는 것을. 주머니에
가득한 나무열매를 비우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살아야지 싶다.
그런데 나는 왜 주머니를 비워야만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는걸까? 보도 셰퍼는 <돈>
이라는 책에서 돈이야말로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하지 않았나. 슈퍼클래스가
되어 본 적도 없으면서 그저 주머니를 비워야만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따라가고 있는 나의
생각에 대들고 싶어진다. 자유로운 수퍼클래스, 가득한 주머니로 하늘을 나는 자유를 누리는
슈퍼클래스, 우리 모두의 꿈은 그런 슈퍼클래스이지 않을까... 바로 이것이야말로 욕심이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