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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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한 그루 나무가 되라고 한다면 산봉우리의 낙락장송보다 수 많은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 속에 서고 싶다' 말하는 그가 나무야... 나무야... 가만가만 읊조리는 말소리가 들린다.

출소 후에도 다시 7년여의 칩거가 있었다니... 그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 상상도 안된다.
'나의 아픔이 다른 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의 작은 조각'임을 이르면서 견디어내었을 그의
시간들이 경이롭기만 하다.

우공이산의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이라는 그,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는 그, 

수 많은 사람을 만나는 풍요로운 중간의 자리야말로 자유와 낭만이라며, 
수능 100점인 평균 성적의 학생들을 격려하는 그는,

'한 알의 물방울이 되라고 한다면 나는 바다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지막한 동네에서 비슷한 말투, 비슷한 욕심,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
다.' 말하는 그는,

가장 낮은 자리, 그 바다로 흘러가겠다는 그는,

변방을 아끼는 그의 마음과 함께, '일몰에서 일출을 읽을 수 있는 열린 정신'의 참된 
지식인이라 여겨진다.



'비뚤어진 것은 그것이 있을 곳을 찾아주고, 깨어진 것은 다시 때우고 고치는 것이
더 큰 예술일 수 있다는 합의가 아쉽다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이천의 도자기 가마에서, 익어나오는 도자기를 한 줄로 늘어놓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가차없이 망치로 깨트리는 것을 보고 한 그의 이 말은, 훌륭하단 말보다 더 
훌륭한 말을 찾아 적고 싶지만 떠오르는 말이 없어 몹시 아쉽다.


'자기가 땀 흘린 것이 아닌 것으로 자기를 실현 할 수 있다고 하는 우리 시대의 집단적 
증후군은 기본적으로 환상이고 그림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생활은 스스로 
자기의 길을 만들어나간다'는 짧은 시구를 당신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로 이 책을 마무리하며, 스스로 나의 길을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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