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도서관 유아 자료실에 있더라. 신축 포은 도서관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유아 자료실

이지 싶다. 유아들이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은 나로선 여기가 처음이다. 푹신한 

패드도 깔려 있고 앙증맞은 유아용 테이블하며, 책들도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게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 그 작고 귀여운 테이블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워낙 많이 언급 되길래 무척 궁금

했었다, 어떤 내용일까? 

기대에 부풀었던 마음과 달리 그냥 여느 동화책과 별 다를 바가 없어서 적잖이 실망하고, 의

아해하며 마지막 장,  "세상 가장 낮은 곳의 이야기"란 제목으로 이재복 아동문학 평론가의 

해설을 읽는데 그때서야 알겠더라. 왜 이 동화책이 훌륭한가를!

이 책이 가장 처음 초판 된 때는 1969년이다. 그 시절은 왕자와 공주 이야기만을 즐겨 읽었던 

때라는 걸, 전쟁으로 인해 고달프고 힘겨운, 모든 것이 턱없이 부족한 보릿고개 시절이었다는

 

걸 생각해 보니 이 책의 가치를 거뜬히 짐작하겠는거라! 

 

 

 "(...)
이래서 이 세상에 돌로 버려지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
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꿈도 꾸면서 " (신경림)

나 이 세상에 강아지 똥처럼 돌로 버려질까 두렵지만, 강아지 똥이 민들레의 꽃을 피웠듯이 

나 민들레 꽃으로 피어 날 꿈을 꾸면서, 민들레 씨앗으로 다시 피어나 바람 타고 훨훨 훨~훨

날아 갈 꿈을 꾼다. 






*(...)
우리에게는 독특한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남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역사 였습
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거치고 분단을 거치고 전쟁 겪으면서 우리 겨례는 용케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역사를 가진 우리 겨례에게는 서양과는 다른 동화 형식이 필
요합니다. 왕자와 공주가 아니라 <강아지 똥>과 같은 운명을 살아야 했던 우리 겨례의 그 끈
질긴 생명 의식을 이야기 속에 담아 내야 합니다.
< 강아지 똥>이 있기 전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대개 왕자나 공주 이야기만을 즐겨 읽어 왔습니
다. 그런데 <강아지 똥>의 세계는 어린 왕자나 공주가 사는 환상의 세계와는 전혀 딴 판인, 그
반대되는 세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동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준다면서 어딘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만을 보여 주었는데, 권정생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비록 어둡고 추운 곳이지만 그곳에도 왕자나 공주 못지않
게 따뜻한 영혼을 간직한 수많은 존재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보여 준 것입니다.
< 강아지 똥>이 우리 동화 문학에 혁명을 가져온 작품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   이재복(아동문학 평론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