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풍경 - 1967-1988, 개정판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사진과 꼭 맞다. 잃어버린 풍경.. 사라진 풍경 아닌 잃어버린 풍경.. 

쓸쓸하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잃어버린 것일까!

우리의 70, 80년대가 그러했듯 중국도 수많은 그들의 아름다운 것들을 잃어가고 있을 것인데, 

그들에겐 개발과 발전만이 성공일테지. 이를 안타까워하고 애닯아하는 그들 중 누군가는 이 책의

저자 김기찬처럼 수없이 사진을 찍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쓸쓸한 일이다.. 

마당이 있을 적엔 방이 작았다. 밥상도 작았고 책상도 작았다. 마당의 면적이 집안으로 들어 

오면서 방도 커졌고 식탁도 넓어졌고 책상도 커지면서, 그 넓고 커진 면적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나 역시 그런 필요에 부합하는 충실한 생활을 여지껏 의심없이

해 왔으니... 이제사 내 집 면적의 1/4쯤은 마당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소망을 품는다.

마당 넓은 집, 마당 깊은 집이 내 소망으로 남는다. 집은 그닥 넓지 않더라도 마당만은 풍부하게

가지고 싶은 소망만 남는다. 마당은 내 시간의 여유이고, 내 핍박한 정신을 녹여주는 안식이며,

내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휴식이 되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책에 실린 작은 초가집들을 보며, 잃어버린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나의 마당을 꿈꾼다. 

잃어버린 풍경이 두 부분으로 나오는데 첫 부분은 그야말로 오래 된 우리의 아름다운 풍경이고, 

두 번째는 개발로 인해 사라져버린 첫 부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사라진 후의 황폐해진 풍경들

이다. 두 번째의 풍경들은 정말이지 보기에 쓸쓸하다. 

이 사진책은 비록 열 권도 안되겠지만 여지껏 내 보아 온 사진집 중에는 최고다. 

그리움이 있고 그 그리움을 다 넘기니 반성이 보인다. 개발에 앞장 섰던 그 당시의 누구라도

이 책을 보면 무분별한 개발이 어떤 황폐함을 가져왔는지 볼 수 있고, 그들 또한 잃어버린

우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몹시도 그리워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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