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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5월
평점 :
마침 그날은 눈이 내렸다.
이철환작가에게 눈은 희망이고 사랑이더라. 감정이입 100%인 나에게도 이제
눈은 그와 같더라는 걸 때마침 내리는 그날 눈을 보며 알았다. 좋다.
이토록 훌륭한 도서관은 처음 와 본다는 그를, 이토록 비효율적인(가성비 zero라 해도
그리 과한 발언이라고 다그칠 포항 시민은, 이 도서관을 다녀 간 사람이라면 별로 없을
것이다) 포은 중앙도서관 강의실서 보았다.
눈 내리던 그날, 그는 이 책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를 했고, 나는 그의 이 책을 구입하지
않고 도서관서 대출 받아 읽었다는 것이 미안함으로 남을 만큼, 그의 태도와 그의 책들의
내용은 한가지 인 듯 싶어 안도하기도 했다. 참 다행이었다. 태도와 글이 다른 사람이면
얼마나 실망했겠는가. 이제 내게도 눈이 희망이고 사랑이 되어버린 시점에서 말이다.
"진심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담담히 자신을 보여줄 뿐 소리내어 자신을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 진심은 말하지 않아도 이 모습 저 모습으로 반드시 전해질 테니까요."
대학교때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가 있었다.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했을 정도이니 많이
좋아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도저히 친구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더라. 진심에 대한
위의 글을 읽으니 그때가 생각났고, 그 친구의 나에 대한 사랑이 실패로 끝난 이유가
그 진심의 서투른 표현 방법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말로 속속들이 표현하기보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담담히 자신을 보여 주었더라면 그 진심은 어쩌면 친구를 넘어
이성으로 다가설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진심은 이 모습 저 모습으로 반드시 전해 질
것이라는 걸 알기엔 우리의 나이가 너무 어렸던가? 무척이도 오래 전 일이네.
나이가 들어선가, 확대해석하고 분석하는 것도 재밌는 일이 되어 버렸다. 실은 정말
쓸데없는 짓거리인데!ㅎㅎ 그래도 이런 나를 어리석다 책망하지 말라는 것이, 그럴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질투는 건강한 감정이라고, 내가 작아 보이니까 질투하게 된다고, 괜찮다고, 괜찮다고!
배은망덕할 수 있다고, 배신할 수도 있다고. 물론 당시의 선택이 최선이었을 경우에 한하는
것이다. 그것이 최선이었지만 배은망덕이 될 수도, 배신이 될 수도 있었다면 괜찮다고
위로해 준다. 너무 오래 아파하지 말라던 황선미의 말도 결국은 괜찮다는 위로인가 보다.
삶이란 것이 아무리 살아도 서툴기만 하다는데, 그래서 우리는 괜찮다는 위로가 더욱 많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위로의 말이 이 "괜찮다!"
인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많은 이즈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보라 권해도 되겠다.
따뜻한 작가의 그림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마지막의 환한 벚꽃그림은 그대로 온
가슴을 덮어 버린다. 사랑인 듯, 행복인 듯.
*어떤 사람이 우리를 감동 시키는 것은 그가 가진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것에 대한 그의 태도라고 말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
*때로는 친절하고 때로는 진실하고 때로는 정의로우며 때로는 배려하지만
항상 친절하고 항상 진실하며 항상 정의롭고 항상 배려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장터의 풍경이 평화롭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정말 그럴까요?
물건을 팔아야 끼니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에겐 장터가 파도치는 바다
입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의 효과는 없겠지만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도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앞집에 도둑이 들었다면 그것을 거울삼아 뒷집도 문단속을
할테니까요.
*용은 왜 자신의 역린을 건드린 자를 물어 죽였을까요? 역린은 용이 가장
부끄러워하는 부분이었던 까닭입니다. (...) 이와마찬가지로 왕에게도 부끄
러워 감추고 싶은 부분, 즉 역린이 있는데 아무리 충성스런 신하라도 그것을
건드리면 죽음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구명조끼가 있으면 물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구명조끼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많이 다른 것~
*당신이 지금 어떤 사람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면, 그를 향한 진심이 있기 때문~
*이기적인 내 모습 때문에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고, 누군가를 질투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하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사정으로 누군가를 배신했거나 변덕을 부렸다 해도 자신을 지나치게 부끄러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중성이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삶의 상황을 낯설어 하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속물근성이 보인다 해도
그것을 지나치게 혐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허영심을 깔봐서도
안되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보살피고, 무례함과 폭력성을
지닌 자신의 모습 때문에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말이 적을수록 감동은 커진다고~
*빛나고 싶다면 가장 어두운 곳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