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 삶의 속도를 선택한 사람들
김남희.쓰지 신이치 지음, 전새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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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도 그녀가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의 저자

 

라는 걸 몰랐다. 2006년, 산티아고에 대한 '~걷기여행2'를 읽고 얼마나 가고 싶은 욕망을 불태웠

 

던가! 김남희라는 작가보다는 산티아고라는 명칭만 가슴에 남았었던가 보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럽고 여자 혼자'라면 바로 내가 아니던가 하면서 나도 가 볼 수 있겠

 

구나라는 부푼 가능성을 주었던 책! 언제나 떠나고 싶지만 그놈의 '밤(night)'이 무서워 혼자는

 

엄두 조차 내지 못하는 나에게 언젠가는 가보리라라는 다짐을 넣어 준 책!

 

그로부터 언 십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막내가 드디어 고3, 내년엔 훌훌~~~훨훨~~~ 잘도 떠나

 

리라 했건만 그도 여의치 않게 되었다. 시련은, 고통은, 언제까지 나를 잡아둘 요량일까?...

 

여행이라면 많든 적든 항상 돈이 필요하지 않나? 난 그들이 늘 얼마의 돈을 가지고 떠나는지

 

궁금하다. 그 여행에 든 비용도 알려주면 참고가 많이 될터이고, 나처럼 '떠나기'를 늘 '꿈'

 

처럼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어쩌면 실현 가능성을 더 높여 줄지도 모르겠는데 늘 '비용'

 

은 책에서 빠져 있어 아쉽다.

 

쓰지 신이치 선생님과 같이 여행할 수 있는 그녀가 책을 읽는 내내 무척 부러웠다. 유명인이

 

되면 유명인을 만나기가 더욱 쉽다는 것을 본다.

 

쓰지 신이치 선생님은 한국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아는 것 같고, 한국에 대한 염려는 일본에

 

대한 그것과 같다는 것이 느껴지니 나도 일본을 여행하게 되면 그 나라를 편견없이 볼 수 있을

 

것 같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이치 선생님처럼!

 

제주도를 3번이나 가 보았지만 '4.3항쟁'은 몰랐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되니

 

나의 얕았던 제주도 여행이 부끄럽다.  

 

4.3항쟁으로 인해 죽은 제주도 인구에 대한 이야기가 3번 나오는데, 한 번은 그 인구의 1/10 이

 

죽었다하고, 두 번은 1/3이 죽었다 한다. 원고를 한 번만 읽어 보면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텐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ㅉㅉ... 

 

박범준, 장길연 부부의 이야기에서 롭상 람파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가 이 지상에서 바랄 수 있는 최상의 삶은, 순수한 생각과 순수한 행동을 통해서 극치의 조화를 이루는 짝을 끌어당겨 함께 사는 것이다."

 

조화로운 부부야말로 최상의 삶일 것이며, 그들이 이끌어 낼 수 있는 행복은 어느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차원일 것이라고 난 확신하고 싶다.

 

김남희, "~걷기 여행2"에서 그녀는 '도보 여행가'로 되어 있지만, 이 책에선 '여행작가'로 되어

 

있다. 여행작가, 여행작가... 너무 근사하고, 설레고, 부럽고......^^

 

이상하게도 이 책은 제목이 몇 번씩이나 떠오르질 않는다. 얄궂다. 제목 선정이 잘못 된건

아닐라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버릴 줄 알고,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 우선이

아닐까. 이제 충분하다고 멈출 수 있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도 행복의 조건이 아닐까. 질

높은 삶은 물질적 성공이 아니라 나눔에 의해 이루어진다.

 

*재일 조선인, 자이니치, 코리안 재패니즈, 그리고 조센징. (...) 그들은 여기 일본에 있으나

이곳에 속하지 않은 존재다. 한국과 일본 어느 곳도 조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일본에 우리의 민족이, 우리의 동포가 아직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줄은

몰랐다.)

 

*식물을 기르거나 정원을 가꾸는 일은 스스로를 치유하는 길이었다. (...) 아무리 어려운

일도 어떻게든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난해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 옥상텃밭을 가꾼

일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일이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해 본다.)

 

*가와구치:때가 오길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길이 바로 생명의 길, 사람의 길, 그리고

              내가 나아갈 길이다 싶으면 그 길을 가면 됩니다. (...) 가족이라도 올바른 일을

              하겠다고 모두를 납득시키고 일을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이해 못하는 게 당연한

              거고, 이해해주기를 기다리다가는 제 인생이 끝나버릴 테니까요. 주어진 시간이

              정해진 게 삶이니 가족과 이웃이 이해해주지 못하더라도 해야죠. 남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버려야 합니다. 묵묵히 옳은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누구나 바른길을 추구하기 때문에 깨닫기 마련입

             니다. 누가 이해해줘야 한다거나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못한다면 올바른 일을

             해낼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면 프로처럼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필요 이상의 부담감

을 지니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취미 생활을 즐길 때도 장비나 복장도 프로처럼 갖춰야 폼이

난다고 믿고, 하지만 아마추어로 산다는 것, 그건 실수해도 괜찮고, 수준이 좀 떨어져도 아무

렇지 않은 게 아닐까. 내가 재밌으면 되는 것 아닐까. 아무추어의 힘 뺀 자세야말로 우리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 쓰지 신이치: 마당에는 솟대가 제멋대로 여기저기를 보고 서 있다. 솟대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영어 표현으로 말하자면 'It made my day', 이렇다 할 까닭도 없이 그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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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2015-09-2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블로그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들러봅니다. 오는 10월, 2015 남양주 슬로라이프 국제대회가 개최되는데요, 국제컨퍼런에 `슬로라이프와 행복나눔`이라는 주제로 슬로라이프의 제창자 쓰지신이치 교수, 슬로운동 연설가인 칼 오너리, 슬로시티 창시자 파올로 사투르니니와 본책의 저자 김진세 박사 등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이 시대의 슬로문화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시면 후회하지 않을 저희 컨퍼런스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참가비 무료,신청:남양주 슬로라이프국제대회 홈페이지[www.slowlifeplanet.org],Tel.031-590-5411)

Grace 2015-09-30 10:21   좋아요 0 | URL
참석하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 마구마구 달려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