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는 동안 이철수의 '웃는마음'을 다시 읽어보고,
Pink Martini-Splendor in the grass 가사를 암기하고,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운 받으며,
박웅현이 권하는 모든 책들을 메모해 두었다.
실로 그가 나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야말로 도끼로 쩍~ 하고 가슴을
치는 책이었던 것이다. 이런 남편과 아버지를 둔 그 가족들은 그 즐거움과 기쁨을 알까...
.......알겠지!!
바람이 난다면ㅋ 이런 남자와 이고 싶다.ㅎㅎ 나는 이해력이 부족해서 처음 이철수의
'웃는마음'을 읽었을때 몇몇의 판화 외엔 그리 깊은 감동은 없었다. 허나 그의 설명이 곁들여
진 이 책을 읽고 다시 읽어보니 좀 다르게 보이더라. 그의 감동이 내 것인 듯 한거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오래 전 그 첫 몇 페이지를 읽다가 덮고는 아직 마저 읽지 못했는데...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박웅현은 어쩜 그렇게도 잘 보는 것일까... 루쉰의 책을 읽고 난 그의
설명을 듣고 싶다. 나는 지금도 루쉰의 책들이 왜 그렇게 대단한지 모른다. 두 번을 읽어도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박웅현이 그렇게 잘 풀어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내가 볼 수없는 것을 그는 어떻게 그렇게 훌륭하게 잘 볼 수 있을까?
지능과 관계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감수성이 섬세해서 일까? 지능도 뛰어나고 감수성도
섬세한 것인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본인이 죽을 때 듣고 싶다던 그 표현이 얼마나 딱 들어 맞는
지, 다시 들어보니 나도 그러하더라는 것이다. 무심히 듣는 것과 이런 표현을 한 번 읽고 듣는
것은 적어도 나에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른다. 대수롭지 않았던 것이 favorite으로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케논의 황병기 가야금버젼을 처음 듣고 꼿혔던 것을 나는 글로 그리 잘 나타내기 어렵다.
또 숙대 가야금 연주단의 케논, 힙합과 합쳐진 이 버젼을 처음 듣고 눈이 번쩍 뜨인 전율은
대단한 것이었으나 그걸로 다였던 것이 안타깝다. 정성하의 케논 기타버젼도 또한 어마어마한
것이어서 그의 천재성에 감탄을 자아냈지만 그또한 그걸로 전부였던 것이 다인데, 박웅현은
글로 그의 감동을 모두에게 전하고 있다. 기쁘고 고맙다.
책이란 모름지기 도끼처럼 내리치는 쩍~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하지만, 훌륭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한계로 인해 그 책이 내리치는 도끼같은 번쩍임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 해설서같은 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외로움이 사람의 몸을 만들어
낸 것인지도 모른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책이 얼어붙은 내 머리의 감수성을 때는 도끼가 되어야 합니다. (...) 단 한 권을 읽어도 머릿
속의 감수성이 다 깨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