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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65 (총30편)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ㅣ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이청준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김동리(1913~1995)
*등신불, 무녀도, 역마
인간의 세속적 고뇌의 종교적 구원
-손창섭(1922~?)
*비 오는 날, 잉여인간
결코 벗어나질 것 같지 않은 가난, 참담한 그 가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죽음 밖에 없을 것
같은 암담한 현실이 그야말로 내 목을 조아 오는 듯이 느껴지니, 두 작품을 읽는 내내 내가
속해 있는 이 현실에 얼마나 감사 하던지 말이다. 밥이나 먹을 수 있으면 된 것이라는 그 시절
이었던가 보다 싶으면서 넘치는 지금과 연신 비교해 보게 된다. 막연히 자연이 풍족하고 때묻지
않았을 그 시절이 더 살기 좋은 시절이 아니었을까... 맑은 물, 맑은 공기, 넉넉한 인심... 아~ 그
순수한 옛날이 더 살기 좋았을거야... 라는 것은 보릿고개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한낫 나의 상상
속의 유토피아일뿐이 아니겠는가...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이 두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60년대에 필리핀이 우리에게 장충체육관을 지어 주었다두만(?) 지금의 그 나라의 발전은 그 시점
에서 멈추었고, 우리의 대한민국은 선진 대한민국이란 타이틀에 걸맞은 발전을 해왔다.
훌륭한 한국문학들 덕분에 나는 그 힘겹던 보릿고개를 보고, 지금의 엄청난 발전을 한 나의
나라, 대한민국을 본다. 불과 이러한 발전을 이룬 것은 몇 백년의 세월이 아닌, 몇 십년의 세월
아닌가!!! IT산업의 발달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적인 병폐들을 보면서 혀를 차지만 이제는
그또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문학의 힘이 이러한 것이란 걸 나는 이제사 깨닫는다.
"손창섭 소설의 주제는 왜곡된 인간성의 창조하고 할 수 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비정상
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거나 신체장애자이다. 이런 인간의 불구성은 인간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전후의 참담한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손창섭은 사실적인 필치로 이러한 기형적 인간형을 그
려내 1950년대의 불안한 사회 상황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청준(1939~ )
*눈길, 병신과 머저리
-나혜석(1896~1948)
*경희
신여성이란 칭호가 지극히 합당한 인생을 산 그녀, 이 시대에 살았어도 앞섰을 그녀의 인생관은
어떻게 확립이 되었을까가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타고난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조차
든다. 사주팔자, 운명인게지! '경희'라는 이 작품보다는 파란만장한 그녀의 인생이 내겐 더
부각되누만.
-박완서(1931~2011)
*그 여자네 집
그 여자네 집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이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 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
옷자락이 언듯언듯 보이면
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여하고 싶은 집
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
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뒤안에 감이 붉게 익은 집
참새 떼가 지저귀는 집
눈 오는 집
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 끝을 지나
마당에 내리고
그 여자가 몸을 웅숭그리고
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
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하따,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하며
눈이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김칫독을 열 때
하얀 눈송이들이 김칫독 안으로
내리는 집
김칫독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허리에
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내가 목화송이 같은 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밤을 새워, 몇 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면
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
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머리에,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
가만히,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그
여
자
네 집
어느 날인가
그 어느 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쌀밥같이
화아안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 살까지 살던 집
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샅 첫 집
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그 집
내 마음 속에 지어진 집
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
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그 여자네 집
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
가
있던 집
그
여자네
집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을.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