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지음, 이용숙 옮김 / 예담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읽은 프랑스 작가의 '구멍난 기억'이 떠오른다. 일곱 남자들은 모두 치매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니...

 

 

 

마지막 이야기, '아무것도 더 알고 싶지 않았던 남자'가 재미있다.

 

"날씨가 어떤지는 모르지.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날씨가 어떨 수 있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잖아.

나는 아직도 비 오는 날이 어떤지를 기억할 수 있어. 그리고 맑은 날이 어떤지도 말이야."

 

"나는 전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어. 날씨가 좋고 나쁜 게 어떤 거라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

는 바깥 날씨를 모른다는 게 어떤 거라는 것까지 알고 있잖아. 그리고 방 안이 아무리 어두워도

완벽하게 어두운 건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어."

 

"(...)모든 것을 알고 나야만 그 모든 것을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독후감을 어떻게 쓰야 하는가 싶을 정도로 모호하나, 하나의 스토리가 마무리될 때마다 그

 

모호함이 전부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ㅎㅎ 이런 나의 상태를 '옮긴이의 말'에서 충분히 설명해

 

주니 참으로 반갑다. 억지로 뭔가를 나의 머리에서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지구가 정말 둥근지 확인해 보려고 길을 떠나는 남자, 사물의 이름을 바꿔 부르는 사람, 전혀

웃기지 않는 광대, 수십 년 동안 세상을 등지고 혼자 발명에 전념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성공한

물건이 어느새 이미 세상에 다 보급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 발명가, 요도크 아저씨 이야기를

한없이 되풀이 하다 마침내 세상 모든 사물을 요도크라고 부르는 할아버지, 결코 기차를 타지

않으면서 열차 시간표를 모조리 외우고 있는 남자, 아무것도 더 이상 알지 않고 살려고 애쓰다가

결국 중국어까지 배우게 되는 남자...

 

여기 실린 일곱 편의 이야기는 이처럼 편집증 환자로 보일 수도 있는 특이한 사람들을 주인공

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남자라는 사실이다. 정서적으로 유연한 여성들

에 비해 남자들은 실제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사회와 소통이 점점 어려워

지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젊은 작가 빅셀이 고집 세고

편협한 이런 노인들을 더없이 따뜻하고 이해가 충만한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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