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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마약중독자에 동성애자, 알스테어란 인물은 나로선 적응하기 엄청 힘든 상대다.
또한 페트라의 결혼과 해첸과의 일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서양인들에겐 정말로 과거란 지나버린 일에 불과한 것일까?
난 아무리 현재 그가 없으면 죽을 것 같더라도 페트라와 유사한 과거가 있다는 것을
알면 곧장 마음이 돌아설 것 같은데 토마스 네스비트는 그러해 보이지 않는다.
문화의 차이란 참으로 기가 막힌다는 걸 절감한다.
"공포와 신경과민이 만연한 감시사회에 발을 담그면 이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의심, 불신, 불확실. 이것이 동독사회를 이루는 삼위일체였다."
북한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민족이 아직 우리의 북쪽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슬퍼지려 한다. 나는 남쪽에 살고 있음이 고맙다.
작가는 한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함을 한시도 놓치지 않더라.
595쪽에 달하는 다소 두꺼운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어서 읽어 나가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끼었으니 말이다.
초반에 알스테어를 처음 만나서 나누는 대화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끄는 것은 주인공의 직업이더라. 여행작가... 너무 멋진 말이다.
나의 꿈인 단어이다. 여행작가... 작가는 터무니없고 여행가만 되어도 족하겠네.
소설은 항상 잘 잊혀지더라. 베를린 장벽을 두고 이런 이야기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것
외에 딱히 내가 느껴지는 것은 별로 없다. 작가가 훌륭하게 잘 엮었다는 것, 또 뭐가 있을까...
미국인들이 책을 쓸 때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이라도 하듯 주석을 엄청나게도 단다는
비아냥거림을 보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었을 때가 생각났다. 난 작가의 해박함에
감탄했지 그것이 미국적 냄새라는 것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것, 번역이 상당히 잘 된 것
같다는 것...
이렇듯 소설은 항상 대단한 작가의 역량을 접하는 것이 전부가 된다. 그리곤 곧 잊혀지더라.
소설이란 내게 늘 이러하다.
John이란 이름이 '존'으로 나와서 처음엔 뭔말인가 했다. 영어로 그대로 적던지 아님 '죤'
정도로 해두면 이름으로 생각하기 훨 쉬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