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 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 소설전집 15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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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서울 사람들, 아주 오래된 농담은 소재만 달리 할 뿐, 닳을대로

 

닳은 사회에 넌더리가 나게끔 하는 주제는 상통하는 것 같다. 나의 주변엔 그리 닳은 사람도

 

없거니와 사회가 그처럼 닳은 사람들 투성일까, 설마 그럴려고? 싶은 반(反)한 생각이 오히려

 

더 들 지경이다.

 

한 말씀만 하소서...외아들을 잃은 슬픔을 어찌 헤아리기나 할 수 있을까! 그 절절함이 지독하게도

 

묻어 있어서 읽는 내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답답함이 머리속을 어찌나 들쑤시는지 흔희들

 

노인들말로 '골시끄럽다'는 표현이 제격일 지경이었다. 차라리 읽지 말 것을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고 싶은 간절함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녀는 남편과 아들과 천국에서 함께 하시는지... 그래서 행복하시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더할 뿐...

 

 

 

 

 

*이 세상에 진리의 말씀이 사람 수효보다 많다고 해도 내 마음의 껍질을 뚫고 들어와 속마음을

울리는 한마디 외에는 다 부질없는 빈말일 뿐인 것을.

 

*어른에게 예의 바를 뿐 아니라 저희들끼리 하는 대화엔 유머가 넘치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깊은 심지를 느끼게 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세상사람들이 다 내 고통을 입초사에 올림으로써 자신의 고통을 위로받고, 내 불행을 양념삼아

자신의 행복을 더욱 맛있게 음미하고자 대기하고 있을 것 같은 망상에 망상이 꼬리를 물었다.

나 또한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을 적에도 남의 불행에 접했을 때, 마음 아파하기에 앞서 내 행복

을 재확인하며 대견해하기에 급급하지 않았던가.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세상으로 돌아갈

일은 두려웠고, 나에겐 죽음보다 무서운 고통이 타인에겐 단지 흥미나 위안거리밖에 안되는 인간

관계가 무서워서 떨고 있었다.

 

*수녀님들과 생활을 같이하면서 수도생활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이 세상 밑바닥에

깔린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 못 가진 이들, 버림받아 외로운 이들과 함께 있으려는 크나큰 용기

라는 걸 확연히 알 수가 있었다. 이곳 수녀님들은 내가 보기엔 더할 나위 없는 청빈과 근면과

봉사의 생활을 하면서도 여기 생활이 안일한 게 아닌가 늘 반성하는 것 같았다.

 

 

*참척: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

*번족:자손이 많아 성하다.

*떼:이식이나 증식할 목적으로 흙을 붙여서 뿌리째 떠낸 잔디.

*호접:나비목 나비아목(亞目)에 속한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요요:(1) 자꾸 흔들림. (2) 마음이 자꾸 흔들려 들뜸.

*긋다:(사람이 비를)잠시 피하여 그치기를 기다리다.

*요변:요사스러운 변화나 사건.

         하늘 지나 구름 햇빛 농도 따라 바다 빛깔 시시각각 요변 다.(사전에

         요변에 대한 예문으로 한 말씀만 하소서에 나오는 구절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 신기할

         지경이다.)

*지접:(1) 한동안 머물러 삶. (2) 몸을 붙여서 의지함.

*보깨다:(1) (뱃속이)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되어 답답하고 거북하다. 

           (2) (마음이)일이 뜻대로 잘되지 아니하여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기명:집안 살림살이에 쓰이는 여러 가지 기구.

*우두망찰:사람이 정신이 얼떨떨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

*반추:지나간 일을 되풀이하여 기억하고 음미함.

*간지(奸智):간사한 지혜.

*간지:[주로 동사 ‘나다’와 함께 쓰여]멋지고 좋은 느낌이나 분위기.

*묵계:말없는 가운데 서로 뜻이 통함. 또는 그렇게 하여 성립된 약속.

 

오타가 몇 군데씩이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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