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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니 참 좋았다
박완서 지음, 김점선 그림 / 이가서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
생각해 봐라. 자연이 비바람, 천둥 번개, 가뭄이나 홍수로 사람들한텐 심술 부린 적은 있어도
한 번이라도 사람들한테 먹을 거라고 약속한 열매에 독을 친 일이 있나. 지구상엔 수많은
열매가 있지만 단 하나의 좁쌀알 속에도 먹을 거라고 약속한 이상 독을 치는 것 같은 실수는
한 일이 없는 것이 자연이야. 이런 자연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이 자연과 싸우는 법을 먼저
배워서 써먹는다는 것이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니."
...
잎이 가렸을 때보다 잎을 떨어뜨린 후의 나무는 제각기 참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가장귀가 분수
줄기처럼 유연하게 땅으로 휜 나무도 있고, 곧장 하늘을 향해 힘찬 선을 뻗은 나무도 있고, 온몸으
로 자유롭게 춤추는 나무도 있습니다.
그 많은 나무가 다 다르게 생겼으면서도 한결같이 의젓하고 만만찮은 의지를 감추고 있는 것처럼
힘세어 보이는 것도 겨울입니다.
나무는 큰 나무도 있고, 작은 나무도 있고, 가장귀가 복잡한 나무도 있고, 단순한 나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 한가장귀도 보태거나 꺾어 낼 수 없도록 그 나름대로 완성되어 있음에 새삼 놀라게 되
는 것도 겨울나무일 때입니다.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 중
아기 오는 날이 가까워질수록 할머니의 나날은 저녁 노을처럼 찬란해집니다. 깜깜한 밤이 오기
전에 잠깐이나마 노을이 있다는 것은 참 놀랍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