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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대학교때 읽었던 기억은 온데간데 없다는 걸 알았다. 전혀 다른, 처음 읽는 것 마냥해서 정말로
처음 읽는건가 싶다. 너무 재미난다. 필립이 자라오는 과정과정들을 참 잘 묘사해 둔 것 같아
재미있고, 흐름이 느릿느릿하지 않아서 재미를 더 돋군다. 미스 윌킨슨과의 교제에서는 내심
반대의 마음이 커서 그러지말지...했지만 밀드레드와의 교제에서는 그동안 궁금해하던 부분이
다소 해소되었다. 이상이 그렇고, 소크라테스가 그렇고, 소설이나 연속극이 그렇고,
연예계의 뒷담화들이 가끔 그러하듯 영리한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는 전혀 엉뚱한 인연을
맺게 되는 이유가 뭘까 싶었는데, 필립이 밀드레드에게서 헤어나질 못하던 부분을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로 여겨지는 것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필립-역시 책을 많이 읽는구나! 끄덕끄덕여지는 부분이다.
청년기를 몇 개의 직업을 전전하다 다시 의사로 돌린 그의 생이 앞으로 2권에선 어떻게
전개되어질것인가가 거듭 궁금해진다.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할 수 있으며, 세계의 사람들과
관계할 수 있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걸 해볼 수 있다는 것은 21세기를 맞이한 지금도 한국의
청년들로선 쉽지 않을 부분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필립이 살아가는데 어떤 영향을 줄지 사뭇
기대조차 된다.
번역도 상당히 잘 된 것 같아서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세대마다 역사를 새로 써야 한단다.
그 새로 쓰기를 통해 당대의 역사로 정립되듯, 번역문학도 마찬가지라네.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편집위원말에 적혀 있다. 그래선가, 이렇게 재미있게 읽어지는
이유가!!!
끈적하고 무더운, 습한 지난 일요일, 천곡사의 그 오르막을 오르는데,무덥고 습한 날은
자전거타기가 더 고역인데다 천곡사의 그 오르막들이란 나의 인내를 시험하기 딱 좋은
곳이여서 그날도 쉬었다 갈까를 속으로 수 번 전주는데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글쎄,
패니 프라이스가 아닌가!
의식주의 해결이 막혀 죽음을 택한 그녀에 비하면 난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이깟 오르막을
완주할 인내 정도는 있어야지 라는 생각이 드니 참을성이 어느새 길러지는 것이다.
책이 주는 또다른 힘이다.^^
-늦게사 줄 친 두 문장,
*결국은 남들과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두터운 책을 읽어 보았자 쓸모가 없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되먹은 대로 생각하는 것 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