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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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세 권이 이번엔 모두 원하는 것들이여서 좋았다. 

늘 그러하듯 많이 회자되는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부러 피한다. 몹쓸까칠함인게지.ㅎㅎ 

2009년에 날리던 책을 지금에사 잡아 보았다. 

뭔 유행인지 첫머리에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고 적혀있다. 아이를 잃어버린게 아니라 

엄마를? 어느날 내가 죽었다더니,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더니 엄마를 

잃어버리고 일주일째란다. 첫머리 문장은 다소 강하게...인가?ㅎㅎ 여튼 죽죽 읽어간다. 

영어가 아니니 그냥 죽죽 읽어 내려간다라는 느낌이 좋더라. 역시 모국어다. 

아주 지독히 전통적인 부분은 어떻게 번역이 되었을라나 염려(?)해 가면서,  

첫장의 인칭이 낯설기도 하다면서 다 읽었네.   

바로 전에 읽은 우아한 거짓말에 비하면 상당히 훌륭한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작가들은 어떻게 각 인물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지 늘 그것이 궁금하다. 엄마에 대해서도, 

아버지, 딸 둘, 오빠 그 각각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안다. 내겐 늘 신기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눈이 부셔서인지 울엄니는 요즘 늘 미간을 잘 찡그리고 계신다. 안과에 가 보셔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엄마는 안가신다. 책을 덮는 순간 빨리 엄마를 안과에 가시게 해야 하는걸까 싶더라.  

좀 더 자주 전화드리고 더 자주 찾아 가야 하는 것일까 싶더라. 나는 자주 가고 싶다. 친정, 그  

정다운, 편안한, 내 모든 것이 가장 아늑하고 자유로운 곳, 내가 제일인 곳! 나는 정말 자주 가고  

싶다. 그러나 내가 가면 나를 맞이하기 위해 엄마가 하셔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안다.  

대청소에 집안정리만 하시면 그나마 다행이다....울엄니 일하시는게 싫어서 나는 친정 잘 안간다.

어느 서재에서 이 책의 후기를 읽었다. 그분도 사연 많은 가족사를 읊어 놓았는데 이 책의 이야기 

못잖더라. 그렇게 다들 자신의 가족을 한번 돌아보게 한다는게 이 책이 주는 가치일 것 같다. 

더 이상 늦지 않도록, 잃어버린 엄마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게 작가의 마음이리라. 

내 세대까지는 고개를 끄덕일 부분이 많을테지만 우리 다음 세대들에겐 어떠할까 궁금하다. 

이런 어머니 상은 우리 어머니세대이다. 우리세대에서부터는 그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 

한다. 좀더 젊어보이고-요즘의 엄마들은 너무 젊어보여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니까, 경제적인 

여유도 있어 알뜰살뜰 모으기만 하지도 않으며 희생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세대는 우리  

어머니들을 보고 자랐기에 자제와 절제가 미학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세대는 무엇이 

미학이 될 지 여간 궁금하지 않다.  

과연 2009년을 날린 책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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