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경찰 복장을 하고 있는 듯해 막연히 여자 경찰인가보다 추측할 뿐, 그녀의 이름조차도 모른다. 

다소 딱딱한 어투였지만 사건사고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엔 손색이 없어 보였다. 

아주 다부져보여서 오히려 저런 여경이 있다면 사건들이 술술 잘 풀려서 범죄가 없는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한 느낌의 그녀가 좋았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런, 똑똑하고 다부진 여경의 모습!  

그러했던 그녀가 몇일 전 드디어 그 모습을 바꾼 것이다. 아~~~~ 얼마나 안타깝던지... 

딱딱한 느낌이 누군가는 싫었던 모양인지 눈섭을 둥글게 그려서 전체 이미지를 부드럽게 했고,  

말투조차도 아주 부드러워져서 나는 여간 씁쓸한게 아니었다. 

그녀의 개성을 왜 그대로 두지 않았던 걸까? 누군가가 그런 부드러운 이미지로 몰고 가자고  

했을때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였을까?  자고로 '여경'이란 직업 자체가 다소 딱딱하고 다부져야 

하는 것 아닐까? 메스컴에 때묻지 않고 자신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잘 나타내어서 세상의 부도덕 

과 잘 싸울 것만 같아 보였던 그녀가, 역시 세상에 물들어 갈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정의'라는 이름은 다시금 희미해져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그녀가 전하는 사건사고가 

듣고 싶어지지 않는다. 나는 세상에 물들어 갈 수 밖에 없을 지언정 그래도 누군가는 정의를  

외치며 우리를 대변해 주기를, 속물근성에 대항할 수 있을 힘을 키우고자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시민'이란 이름의 우리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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