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많은 눈이 펑펑이도 진종일 내렸다.
이 야밤에 조차도 밖은 천지가 하얀 눈으로 밝고 환하다. 한밤인데 산이 다 보인다. 신기하다.
김주원과 길라임을 분석하며 ost까지 뒤적이다보니 참으로 대단한 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각 파트별로, 아주 인상적인 장면별로, 각자의 시점별로, 스타일별로, 배경음악을 가장 알맞게
넣어 주기도 하고, 글로써 짜릿한 대사들을 적어 넣어 주기까지 하면서 다시금 그 물결치는
감정들 속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다양한 사이트들을 만나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 다음 회분의 상상과 추리까지도 같이 나누고 있다.
그 옛날엔 토 일요일에만 재방을 하지 않았던가! 물결치는 감정은 그순간이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오래도록 간직하며 즐기기도 하고 분석도 하고 감상도 할 수 있다. 쉽게 원없이 말이다.
언제 어디서든 ost를 맘껏 들을 수 있고, 언제 어디로든 그들을 만나러 달려 갈 수도 있다.
시대가 달라져도 어쩜 이렇게 달라졌는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여운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지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점은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디지털시대의 슬픔 아닐란가...
난 얼마나 오래 분석하게 될까?
이 밤에도 끝자락까지 잡고 놓지를 못하고 있다.
몇십년만에 내렸을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속에서 나는 꿈꾸고 있다, 몽롱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