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된 중고를 사서 오래도록 우리 가족과 함께 해준 엘란트라,

그 17년 된 엘란트라를 폐차장에 두고 나오니 눈물이 찔끔였다.

핸들을 쓰다듬어 주고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차 안의 물건을 정리할때의 그 쨘~하던 마음이란...

Isaac은 폐차하지 말고 어딘가에 보관하자며 거듭거듭 아쉬워 하던 걸 보면서, 새 것에 혹해서

묵은 것에 대한 애정은 깡그리 잊어 버리기 일쑤일 요즘의 세태에, 내가 이리 애틋한 정을 묵은

것에 가지고 있는 이유를 알고나 있는 듯이 보여 기특했다.

누군가는 폐차하면서 그 차를 보고 절을 한다는 말을 폐차장 아저씨로부터 들었다.

아~ 나도 그럴걸...알았으면 그랬을텐데...난 그러고 싶은데...

 

몇일 전 아침, Jessica를 학교에 태워 주면서 뒤의 봉고차로부터 삿대질을 받았다.

아침 시간이라 모두들 바쁜 것은 알지만 난 안전운전주의이고, 무리하게 끼어들기 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 차의 흐름이 좀 끊기기를 기다리고 있었건만, 그 사이를 못 참고 안간다고 상향등을

내리 비추더니 빵빵하며 가기를 다그치더라구. 내딴에 먼저 가라고 좀 비켜주기위해서 무단히

애를 썼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저 앞의 신호는 빨간불로 바뀌었다. 내 뒤에서 나를 그렇게

불편하게 다그치던 그 봉고차는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창문을 내리고는 삿대질을 해대며

뭐라고 뭐라고 내뱉는거다. 그 차안에는 온통 학생들이 타고 있었건만... 비상등을 켜서 최대한의

예의표시까지 했건만 꼭 그렇게 삿대질까지 했어야 했던가는 의문이다. 모두가 시작하는 하루의

아침이 아니던가!

만약 내 차가 묵은 차가 아니고 깔끔한 새 차였다면, 아주 멋진 반짝반짝 윤나는 고급 대형차

였다면, 외제차 였다면 과연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여태 이 오래묵은 엘란트라가 오래 묵은 것이라 뭔가 불편하단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건만,

오히려 이런 묵은 차가 내 것이라는 것이 편하기만 했거늘, 단지 장거리를 마음놓고

갈 수 없다는 불편함, cd를 들을 수 없다는 불편함 외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거늘, 참 기가 막혔다.

 

조카가 결혼하면서 2년된 차를 무상으로 주었다.

그 신차나 다름없는 차를 받고 보니 얼마나 좋던지, cd기도 있고, 모든 것이 auto라 어지간히

편리함을 만끽하기도 하고, 후진할땐 삐~~~라는 소리로 안내까지 해준다.ㅎㅎ

93년식 엘란트라에 비하면 얼마나 진화된 차란 말인가!

너무너무 매력적이다. 허나 벌써 누가 옆을 깊게도 긁고는 사라져버렸다. 그 속상함이 무척이나

오래간다. 불편하지만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한다. 이 차도 17년은 타고 싶어서.^^

묵은 엘란트라는 없지만 그것에 목매어 그 추억에 젖었기보단 새 차에 애정을 쏟는 쪽이 훨씬

더 발전된, 긍정적인 자세이겠지. 나는 그렇게 긍정적인 사고로 살고 싶다. 이러한 좋은 말을

건내준 내 친한 친구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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