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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 습관 바꾸기 편
리처드 칼슨 지음, 강정 옮김 / 도솔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나게 해 주는 책이다.
'부모잠언'이란 책은 번역이 너무 잘되었다는 느낌이 아주 많았다. 꼭 한국의 작가가 한국의
부모를 위해 쓴 듯한. 그러나 이 책은 내용이 상당히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번역했다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남는다. 번역했다라는 느낌이 든다면 그 번역가는 잘못한 것이다.
영어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그대로를 전달할 것이 아니라 그 문장에서 주고자하는 요지를 가장
한국적인 정서에 맞도록 알맞게 다듬는 것이 번역가의 몫이 아닌가 한다.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때로는 가치관의 차이로까지 인식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적절히 배합하고, 수정하면서 의미의 전달은 최대로 하는 것이 훌륭한 번역가가 아니겠는가!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고치는 일로만 그친다면 그건 '번역가'라는 직업정신이 투철하지 않다고
본다. 훌륭한 번역가라면 단순번역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영어가 가지고 있는 정서와 한국어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적절히 배합하여 최대한의 전달메시지를 한국인의 가슴에 한국인의 것으로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책의 서두부터 단순번역에 그치고 있으며 서툴다는 느낌이 강해지면서 왜 이 책이 135개국,
26개의 국어로 번역이 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점점 더 잘못 구입했다는 생각이 짙어갈 무렵, 어느새 나의 몸가짐이나
생각이나 말씨가 책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불현듯 알아채기 시작하면서 '번역'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결론으로 이 책의 구입에 대한 안타까움은 깔끔하게 접었다.
부모잠언의 이문희씨가 이 책을 번역했다면 저자의 메시지가 더욱 한국인에 맞게 강한 힘을
발휘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리처드 칼슨의 원인과 해결책에 많이 동한다. '~하지 마라!"라는 걸로 그저 일관하는 여느
책들과 달리 그는 이러하기때문에 ~하지 말며, 그럴때는 ~게 생각하면서 그 위기를 넘기라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면서 실천을 용이하게 해 주는 것이 나를 아주 흡족하게 한다.
나는 늘 그러하듯이 그러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그러면 왜 안되는지 그 이유는 정확히 짚을
줄을 모르며, 해결책 또한 구체적이지 않아서 위기를 넘기고 싶지만 방법을 모를때가 태반
이다. 이제 원인을 볼 줄 알고, 해결책을 알고 있다면 실천하기는 훨씬 쉬워지지 않겠는가!
내가 책을 읽어야만 알 수 있고, 깨닫게 되는 것을 청조와 영숙인 생활속에서 늘 실천하고 있는
부분들이다. 항상 나는 그들보다 한 발 늦다. 내 인생의 '사고'자체가 돌이켜보면 언제나 한 발
늦다. 어쩌면 한 발이 아니라 몇 천 발 일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항상 앞서 있는 그녀들은 나의
보석같은 존재들이다.
또한 책에 여백이 너무 많아서 별 하나를 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