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4.21 

오늘 아침엔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이 듣고 싶었다.

 

내가 잔차질하는 이유는 '즐거움과 낭만, 여유'를 위한 행복을 쫓아감이다.

 

산속에서 간혹 코끝을 스치는 향기로운 냄새에 취할 것 같았지만,

그 속의 맑고 상쾌한 공기, 시원한 바람에 가슴이 서늘해졌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수려한 경치, 분명 산 속인데 그를 에워싸고 있는

광활한 바다의 웅장함에 그만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지만, 그렇지만......

 

이 모든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엔 그 좁디 좁은 산길이 주던 아슬아슬함, 불안함과 긴장감에

애간장이 다 녹아서 차라리 그 아름다움쯤은 그만 포기해도 좋았었다.

 

이건 나에겐 분명한 intense라이딩이었고, 나란 사람은 애초에 이걸 즐길만한 체력도, 담력도,  

배짱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마이다스씨 말대로 '뿌듯함'은 이내 집으로 되돌아오는 차 안에서 뭉실뭉실 피어나고

'완주했다'는 사실만 자꾸 부각되어지는거다. 내가 그곳을 다녀온거다. 내가, 내가...

마음은 계속 미소질을 한다.

 

'천천히, 천~천히'라는 말로 호흡을 뱉고 마시고를 반복하면서 나는 오르막을 오를 수 있었고,

그러면서 삶과 연결을 시켜보기도 했다. 당분간 나의 생활은 이 매력적이고 근사한 말을  

따라가보기로 한다. '천천히, 천~천히, 넘어지지 않을 만큼만!'

 

마이다스씨의 '천천히~'가 없었다면 오늘의 완주는 결코 내 것이 아니었을것이다.  

신나게 달릴 수 있었을 하루를 꼬박 내어주신 마이다스씨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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