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비유적인 묘사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을 웃어 젖혔는지 모르겠다.

찰스 디킨스는 분명 유머와 언변에는 타고 난 사람이었지 싶다.


그러면서 심리가 섬세하고 예리하면서 솔직하고, 

내가 깨닫지 못했던 심리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내었을까 싶어 읽는 내내 탄성의 연속이었다. 특히 조에 대한 그의 심리 묘사는 너무나 훌륭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영화로도 나왔나 본데

티져인가? 잠시 보니 아무래도 책만은 못할 듯...

2권까지 읽고 나면 한번 봐야겠다. 








* 요컨대 나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할 만큼 용기가 있지 않았다. 나쁘다고 알고 있는 것을 거부하여 행하지 않을 만큼 용기가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 도제로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부터 이미 나는 이런 훗날의 우울함을 거의 똑같이 느꼈다. 하지만 지금도 기쁘게 기억하는 것은 도제 계약이 지속되는 동안 내가 그런 불만을 조에게 한마디도 벙긋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 시절과  관련해서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기쁘게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사항이다. (핍의 나이와 엇비슷하게 10대와 20대 초반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난 핍처럼 이렇게 말할 만한 거리가 없다.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 하늘에 대고 말하건대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해 결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눈물은 우리 눈을 멀게하고 우리의 가슴 위에 단단히 쌓인 지상의 흙먼지 위에 내리는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아, 무척 근사한 표현!)


* 마음이 진정한 신사가 아닌 사람이 행동에 있어서 진정한 신사가 된 적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결코 없었다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지론이거든. 아버지는 말씀하시길, 어떤 왁스 칠도 나뭇결을 가릴 수 없으며, 우리가 왁스 칠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나뭇결이 더욱 더 잘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하셨어. 


* 내가 보기에 포킷씨 부부의 아이들은 성장이나 양육이 아니라 굴러 넘어지기를 통해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ㅋㅋ) 


* 하지만 내가 경멸하는 드러믈이 그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야말로 날카롭고 예민한 거부감을 느꼈다. 바로 그런 식으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가장 나쁜 단점과 비열한 면모를 대개 우리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들 때문에 드러나곤 하는 법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이렇게 글로 나타낼 수 있었을까? 그래서 작가이긴 하겠지만)


* "핍, 이보게 친구. 인생이란 서로 나뉜 수없이 많은 부분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대장장이고 어떤 사람은 양철공이고 어떤 사람은 금 세공업자고, 또 어떤 사람은 구리 세공업자이게끔 되어 있지. 사람들 사이에 그런 구분은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생기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지. 오늘 잘못된 뭔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건 다 내 탓이다. 너와 난 런던에서는 함께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야. 사적이고 익숙하며, 친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그런 곳 외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우린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다. 앞으로 넌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있는 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텐데, 그건 내가 자존심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저 올바른 자리에 있고 싶어서라고 해야 할 거야. 난 이런 옷차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난 대장간과 우리 집 부엌과 늪지를 벗어나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대장장이 옷을 입고 손에는 망치, 또는 담배 파이프라도 들고 있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너는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야. 혹시라도 네가 날 다시 만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그땐 대장간에 와서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대장장이인 이 조가 거기서 낡은 모루를 앞에 두고 볼에 그슬린 낡은 앞치마를 두른 채 예전부터 해 오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도록 하거라. 그러면 넌 나한테서 지금 이런 차림의 반만큼도 흠을 발견하지 못할 거다. 난 끔찍이도 우둔한 사람이지만, 오늘 이 일에서는 마침내 어느 정도 올바른 결론을 뽑아 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보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사랑하는 내 친구 핍, 하느님의 축복을 빌겠네." (조의 이 말은 너무나 훌륭해서 좀 길지만 그 전체를 모두 적어본다. 내게 이런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며, 나 스스로도 이런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텐가)


* 나는 온통 마음이 떨리는 가운데 그녀를 옷자락 끝까지 숭배하며 걸었던 반면, 그녀는 아주 차분한 가운데 나를 내 옷자락 끝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으며 걸었다. (ㅋㅋ)


* 아니, 네가 머리를 깎았을 때 그걸 네가 말해 줘야만 내가 알아차리니? 나한테는 감각이 없니? (맞아, 우리는 꼭 직설적인 말로 듣지 않아도 그 사람의 말이나 태도를 보고 알아챌 수가 있지.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너무 적절해서 또 탄성이!)


* 이런 걸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는데, 혹시 네 고향 시골 지역에서 너는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부 사이에 생긴 자식들은 언제나 결혼하고 싶어서 유별나게 안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기회가 있었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