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의 아! 붓다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반디미디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 설법을 듣거나 경전을 연구할 때면 반드시 마음을 열어놓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개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듣거나 읽을 때면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과 견주어본다. 그래서 비슷하면 받아들이고 옳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슷하지 않으면 틀렸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게 된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읽거나 들어야 법우(法雨)가 정신의 토양에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 전념할 수 있다면 습관의 힘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안녕, 나의 습관적 힘이여, 나는 네가 거기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가지고 있는 힘의 많은 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 전념은 습관의 힘을 인지하고 그것의 지배를 막아주는 힘이다. 


* '확실한가?' - 길 위에 놓여있는 밧줄을 뱀이라고 착각하면, 두려운 생각이 뒤따를 것이다. 지각이 잘못될수록 생각은 더욱 더 잘못되어 가는 법이다. '확실한가?'라는 말을 커다란 종이에 써서 눈길이 자주 가는 곳에 걸어둔다. 그리고 그대로 거듭 자문해본다. 잘못된 지각은 잘못된 생각과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한다. 


*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자문할 때면, 그 물음에 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각이 백 리 밖을 달리고 있다면, 전념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정말로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을 때면 설거지도 심오하고 즐거운 체험이 될 수 있다. (...) 정말로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84,000개의 접시를 닦는다 해도 아무런 공덕도 쌓지 못할 것이다. 


* 기쁨은 깨달음의 한 요소이자 정근의 핵심이다. 깨달음의 또 하나의 요소인 안락 역시 정근에 필수적인 것이다. 사실 정근뿐만 아니라 정념과 정정도 기쁨과 안락을 필요로 한다. 정근은 억지로 한다는 뜻이 아니다. 기쁨과 안락 그리고 흥미가 있으면 노력은 저절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참선이 즐겁고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되면 행선이나 좌선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 어섯 하고 싶은 생각에 기운이 날 것이다. 좌선이나 행선을 할 기운이 나지 않는다면 그러한 수행을 통해 기쁨이나 고통의 전환을 얻지 못하거나 아직 그 이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일단 사미승이 되자 난 저 하늘의 새처럼 행복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독경하는 시간이 되면 나는 마치 음악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따금 달 밝은 밤에 여러 스님들과 함께 초승달 모양의 연못가에 서서 독경을 할 때면 나는 천국에서 천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일이 있어서 아침 예불에 참석할 수 없을 때면, 대웅전에서 들려오는 수릉엄경을 읽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평화롭게 행복하게 그저 걷기만 하라. 그러면 우리는 부처님과 함께 있게 된다. (...) 진짜 부처님을 접해 보아야 한다. 그분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분의 손을 잡고 행선을 수행해 보라. 궁극적 차원을 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부처님과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파도가 바다가 되기 위해서 죽을 필요는 없다. 파도는 이미 바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묘법연화경에 나오는 선정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철저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면 걷고 먹고 마시고 새벽 별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도 궁극적 차원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수행에 옮기면 이러한 생각 모두를 떨쳐버리고 무생무사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그러한 통찰력을 지닌 채 성인의 눈으로 생, 사, 늙음과 상하를 바라본다변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게 된다.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으니 웃게 되는 것이다. 


* 하나는 모든 것 속에 들어있고 모든 것은 하나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만 하는 것이다. (...) 파도는 바다가 되기 위해서 죽을 필요가 없다. 바다는 파도의 본질이다. 파도는 이미 바다인 것이다. 


* 감옥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그러나 무상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그들의 폭력성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 가족의 상황은 어떤가?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왜 그 젊은이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는가? 왜 우리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젊은이들은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와 남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과 사회가 지금처럼 계속 굴러가게 내버려둔다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감옥에 갇히는 일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 일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그저 아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이 그렇게 된 데에는 많은 원인과 조건들이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가 자신과 사회를 바꾸는 법을 알게 될 때 우리의 아이들 역시 바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중에 생계를 꾸려가는 데 도움을 주는 읽기, 쓰기, 산수, 과학 그리고 그 밖의 과목들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살아가는 법, 즉 분노를 다스리는 법, 분쟁을 해소하는 법, 숨쉬고 웃고 行을 바꾸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과목은 거의 없다. 교육 혁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평화와 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만 한다. 


* 금강경은 자아(我相), 사람(相), 생물(相)과 수명(相)이라는 네 가지 상을 열거하고 있다. 자아가 아닌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아'라는 표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자아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아라는 표시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자기를 지키려면 자기가 아닌 만물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행선을 하면서 슬픔과 분노를 어느 정도 멋어 던지고, 사물을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착각과 갈망 그리고 집착을 어느 정도 떨쳐버리면, 자기 안에 있는 법신, 보신 그리고 변화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자신과 부처님의 삼신을 접하게 되면 고통이 줄어들 것이다. 법신, 보신 그리고 화신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이 방사하시는 빛을 받아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자기 안에 있는 깨달음의 씨앗을 발견하는 법을 알게 되면 다른 수많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 자신에 대해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보고 기뻐할 수 있겠는가? 기쁨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 다른 사람 때문에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고통이 혼자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다 못해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화풀이가 아니라 도움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보내고 있는 메시지다.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그가 필요로 하는 것, 즉 위로를 해주어야 한다. 행복과 안전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의 행복과 안전은 우리의 행복과 안전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심으로 그 사람의 행복과 안전을 빌면 우리도 행복하고 안전해질 것이다. 


* 파도는 일단 자신이 바다임을 알게 되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진다. 일단 우리 존재의 근거를 접하게 되면, 즉 일단 신이나 열반을 접하게 되면 우리도 두려움 없음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다. 두려움없음은 참된 행복의 토대다.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선물은 우리의 두려움 없음이다. 


*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다. 오해, 잘못된 견해, 부러움, 질투와 분노로 가득찬 마음을 가지고 잇는 사람들이 천 명 있다고 해보자.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지옥이 따로 없게 될 것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 일상생활 그리고 인간관계는 모두 지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잔뜩 오해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이 같이 살면 작다 해도 지옥이 따로 없게 된다. 그런데 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지옥은 얼마나 더 클까? 지옥을 낙원으로 바꾸려면, 마음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 


* 현명한 사람은 괴로움을 겪을 때면 이렇게 자문한다. "어떻게 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누가 나를 도와줄 수 있을까?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나는 무엇을 해왔던가?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움을 겪을 때면 이렇게 자문한다. "누가 나를 망쳤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악행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남들에게 알 수 있을까? 내게 고통을 준 사람들에게 어떻게 앙갚음 해야 하나?"


* 전념할 때 부처님은 거기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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