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안도 다다오 지음, 이기웅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페이지마다 은박은 왜 둘렀으며

글은 왜 은박 위에 인쇄하였을까?


은박 테두리 부분으로 된 페이지는 어찌어찌 읽어나갔지만

은박 위에 인쇄된 글들은 결국 안경을 사용하지 않고는 읽어낼 수가 없었다.

별을 하나 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사진이 칼라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충분히 볼 수 있어 그 아쉬움은 덮어둔다.


롯코집합주택 부터 시작해 

리처드 세라의 벽,

사이 톰블리(낙서한 그 그림이 이 사람 것이었다)

로디아의 타워,

가우디 구엘공원,

비트라디자인뮤지엄,

프랭크게리, 

벨라스케스(시녀들 그림이 이 사람 것이었고)

한스홀라인 레티,

당초무늬,

이세신궁,

가스라리큐.......등등 검색해가며 보았더니 흥미유발 되었고.


20대에 내가, 

우리의 아이들이 이처럼 여행으로부터 그 찬란한 20대를 시작했다면 

대학이 뭔 필요가 있었을까!

미켈란젤로의 건물을 제작연도 순으로 보기 위해 여행에 올랐다는 그가 너무 훌륭해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이런 훌륭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번역이 좋은 것인가, 글까지 좋다. 







* 스무 살 무렵, 그런 피라네시의 절규가 내 심정과 같다고 여겼다. 그 시절 내게 주어진 일은 카페나 레스토랑의 개보수나 목조주택의 개축 정도로, 좀 더 수준 높은 건축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내 안에서 한없이 부풀어 올라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런 나에게 유일한 배출구는 여행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일을 하고 받은 돈 대부분은 여행에서 다 썼다. 설령 통장에 한 푼도 남지 않더라도 내 안에 뭔가 남으면 그만이다는 마음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제작연대에 따라 찾아다니며 본 것도 그 무렵이었다. 


* "내게는 친구가 많다. 플라톤도, 네로 황제도 모두 친구다. 어떤 역사적 인물일지라도 대화를 자꾸 하다보면 친구가 된다." 여행의 성패는 이런 가공의 대화가 얼마나 가능하냐에 달려 있다. 결코 말하지 않는 존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현실의 대화와 또다른 깊이가 있다.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그 감정은 불안과 긴장, 설렘과 기대 속에 시작한 여행이 드디어 끝에 다다름에 따라 서서히 쓸쓸해지는 마음과도 비슷하다. 머릿속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도면이 완성되고,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열광 가운데 공사가 시작된 건축도 드디어 완성에 이를 때가 오면 쓸쓸한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완성되어 건축주에게 건넬 때는 내가 만든 걸 왜 남에게 넘겨줘야 하는 마음에 괜히 불끈하기조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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