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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ㅣ 이미경의 구멍가게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2월
평점 :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가 나오기 전의 책이다.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는 그림 위주로 글이 적은 반면 이 책은 글도 많다.
두 책이 겹치는 그림도 몇 있는 가운데 내 눈에 솔깃하게 확 들어오는 이 책만의 그림이 있었으니,
색동 이불 속에 밥 두 그릇,
소반 위에 밥그릇, 국그릇, 수저 한 벌, 그 위를 덮고 있는 밥상 보.
소박하고 단출해서 얼마나 보기에 좋은지 기분이 좋아진다.
불과 몇십 년 만에 너무나 빠르고 큰 변화들이 있었고
그것은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는 했으나
그만한 행복지수를 동반하지는 못했다.
그래선가,
<응답하라1988> 같은 드라마나
이런 그림들을 보면 애틋한 가슴이 되어 과거로 과거로 그리움을 몰아붙이고만 싶어진다.
우리의 밥상은 소반 위를 채울 만큼이면 족하다.
- 선운사 풍천 장어집 -
김사인
김씨는 촘촘히 잘도 묶은 싸리비와 부삽으로
오늘도 가게 안팎을 정갈하니 쓸고
손님을 기다린다.
새 남방을 입고 가게 앞 의자에 앉은 김씨가
고요하고 환하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오두마니 자리를 지킨다는 것
누가 알든 모르든
이십년 삼십년을 거기 있다는 것
얼마나 잘 지키는 일인가.
부처님의 직무를 얼마나 잘 도와드리는 일인가.
풀들이 그렇듯이
달과 별들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