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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1 -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 ㅣ 참선 1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9년 12월
평점 :
* 그리고 첫 학기가 시작된 후에야 사람들이 대학이라는 곳에 인간의 정신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흥미로워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면 즐겁게 들어주는 똑똑하고 재미있는 괴짜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다. 교수님들은 모두 천재처럼 보였다.
< 정신을 위한 놀이터, 똑똑한 친구, 천재 교수님...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를 이야기할 때는 이런 단어들을 항상 읽게 된다. 대학이 정신을 위한 놀이터라는 것을 나는 전혀 알지못한 채 졸업을 했다. >
* 외로움을 나약함의 증거로 여기는 사찰문화에서 나는 늘 외로웠다.
*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시궁참보다도 훨씬 더 더러운 정신상태에 빠지거든. 그런 감정들이 시궁창보다 더 더럽고 고약한데 말이야. 우리가 정말로 시궁창에 빠진다면 옷이나 피부 같은 껍데기만 더러워지겠지. 옷은 빨면 되고 몸은 씻으면 해결되잖아. 하지만 우리가 탐욕과 화, 망상에 빠지면 내면이 더러워지고 병이 생긴단 말이여. 마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몸까지도 그렇게 돼.
* 자기 안에 믿음의 기둥을 만들라. (...) 우리는 인간이고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다. 하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선하고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엄청난, 어쩌면 무한한 역량을 가졌다.
* 우주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후에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 스님의 얼굴이 절박함과 연민으로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에너지를 모으고 계신 것처럼 보였다. 스님의 몸 주변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시작하는 듯했다. 스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니, 마치 우리가 우주의 정중앙을 향해 뿌리를 내리며 땅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한 사람에게서 이런 기운을 느낄 수 있다니, 나도 이런 경험을 한번 해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 참선을 할 때 답을 만들어내려는 충동을 없애고 대의심을 일으키기 위해 진심으로 화두를 던져야만 비로소 죽은 참선, 즉 사구참선이 아니라 살아있는 참선, 즉 활구참선이 된다. 진정한 참선 수행자에게 중요한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대의심은 순수하고 진심 어린 의문을 품은 상태다. (...) 이 정도로 직접적으로 절박하게 대의심을 경험하면 이제 정말로 활구참선 수행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 우리가 원하면 감정을 일으킬 수도 있고, 사라지게 할 수도 있어. 내 감정은 내 것이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야.
*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
* 우리가 참선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살다 보면 속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 우리 마음 속에는 항상 절망에 굴하지 않고 이겨내는 그 무언가가 있다. 선불교의 가르침을 빌리면 '결코 죽지 않고 항상 밝게 빛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 세수하고 양치를 할 때도, 샤워하는 동안에도, 옷을 입고 외출할 때도, 거리를 걷거나 버스를 타거나 혹은 차를 운전할 때도, 일하려고 의자에 앉을 때, 일상의 잡다한 일들을 처리할 때도, 화가 나거나 두렵거나 혹은 슬플 때도,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을 때도, 마지막으로 잠자리에 들 때도 마찬가지다. 모든 순간, 모든 장소에서 오직 "이 뭣고?"를 생각해야 한다. 머릿속에 일어나는 모든 생각과 모든 신체 감각에 대해 우리의 시선을 대의심으로 돌려야 한다.
* gulity pleasure
<영어의 매력이 느껴지는 단어다. 영어를 잘 모르지만 no thank you에 감탄해서 영어라는 언어를 좋아하는데, guilty pleasure, 이 단어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감사하지만 거절을 한다. 거절 안에 감사가 들어있다. 중독적이지만 그 안에 기쁨을 포함시키다니, 중독이 주는 기쁨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죄책감을 느끼는 기쁨, 중독의 표현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기를 바라지만 이상하게 여겨지는 건 또 원하지 않는다. 자기가 꿈꾸는 대로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면서도 현실적이길 원한다. 궁극적으로 이 세상이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모습이기를 바란다. 탐욕은 이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분노와 망상으로 이어진다.
* 선불교에서는 참선의 수준이 높아지면 '법희선열', 즉 참선을 통한 기쁨을 경험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런 기쁨과 즐거움을 경험하면 사람들은 조용하고 겸손해진다. 자기 내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고 느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요구할 것도 별로 없고 세상에서 얻으려는 것도 별로 없다. 더없는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며 마침내 무의미한 보상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게 된다. 달고 쓴 모든 경험을 통해 가지면 행복을 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고통만 가져왔다는 것을 이제 알기 때문이다.
* 이렇게 뭔가에 대해 생각을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기묘한 상태가 바로 집착하는 상태다. 불교에서 집착이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고 말할 때는 집요하게 계속해서 일어나는 생각을 다스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선볼교에서는 반복되는 한 생각이 삶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라고 본다. 우리의 몸과 감정은 상상과 실제 상황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정적인 것을 떠올 때마다 우리의 신체와 감정은 그 부정적인 생각과 관련된 스트레스 반응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