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살이가 영 사람살이 같지 않더니

급기야 한 쪽에서는 전쟁이다.


사는 것이 너무 재미가 없다.


자연환경조차 받쳐주지 않을 앞으로의 시대에 

우리의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이랬던 나의 생각이 이 책을 읽고는 생각에 변화가 왔다.


이 시절이 더 재미없는 것은, 

더 살기가 팍팍하고 힘든 것은 아니겠구나.


더 편리하고 

더 많이 가지고

더 잘 먹고 있는데 

더 힘들게 무어란 말인가.

발전을 하니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고

처음 접하는 그 문제들로 인해 혼란이 오고

혼란 속에 한탄을 넘어 개탄도 나오고

그러면서 해결책도 나오는,

그냥 그럴 뿐이겠구나.


조선시대에 개화사상이 얼마나 센세이션했을것인가!

산업에 혁명이 일어났을 때는 또 어떻고.


그런 것 처럼 시대는 그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이고,

사회문제는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에 사는 것이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편리한 세상에 사는 것에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 

좀더 인본주의에 가까워진 지금의 세월에 오히려 감사할 일이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잘 먹고, 

엄청난 편의를 누리는,

지금의 시절이 고마운 것임을 일깨워 준 이 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무척이나 훌륭한 책이었다. 

그렇게도 이름을 날리던 그 옛날엔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이럴려고 이 책이 이제야 내게 왔나보다. 














*그는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나 끔찍하다고 했다. 그의 책에 의하면 지상에서는 시간을 터무닝벗이 낭비하고, 약속과 맹세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눈물도 보람없이 흘려야 하고, 마음은 억눌리고 희망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일 끔찍한 일은 갖고 있는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이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의 지배계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했었다. 인간이 갖는 고통에 대해 그들도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네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버리고, 바람도 막아버리고, 전깃줄도 잘라버리고, 수도선도 끊어버린다. 그런 집 뜰에서는 꽃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날아 들어갈 벌도 없다. 나비도 없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강요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린 세상도 이상 사회는 아니었다.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법을 가져야 한다면 이 세계와 다를 것이 없다. 내가 그린 세상에서는 누구나 자유로운 이성에 의해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법률제정이라는 공식을 빼버렸다. 교육의 수단을 이용해 누구나 고귀한 사랑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다섯시가 이미 넘었는데도 어두웠다. 여느 때면 내 방 창에 첫 밫이 와닿고 커튼이 그 빛을 올 사이사이로 빨아들여 방안의 어둠을 밀어버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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