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지상에 숟가락 하나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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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들은 제주 4.3사건에서 희생된 영령들인가 싶고,

까만 부분은 암울했던 그날의 암담하고 참담한 시간들 같고,

다시 그 위에 노란 하늘은 이 모든 것을 어루만져주는 위안인가 싶지만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늘조차도 파란 하늘일 수가 없는 듯한 표지가 구슬프다. 


어쩌면 글을 이렇게도 잘 적었을까!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어쩌면 이렇도록 찬란하고 위대할까!


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책을 덮기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한문장, 한문장이 재미로 들어차서 버릴 것이 없었다. 


특히 태풍이 오기 직전과 그 이후를 나타내는 표현들에서는

가히 일품이고도 남아서 태풍이 막 내 앞을 지나간 듯 싶었다.

이오덕의 <감자를 먹으며>가 겹쳐지더라.

기어이 감자를 삶아 먹게 만들던 그의 멋진 표현들!


문득 읽고 있던 책을 50cm쯤 멀찍이서 바라보는데 

글들이 훨훨 날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었다.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었다. 

처음보는 의성어나 의태어는 어쩜 그렇게도 잘 맞아떨어지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왔으며 다시한번 읽어보게 되더라.


바이러스로 인한 지금의 요상스런 세월이 

참 살아가기가 고된 시절이다 싶었는데

이 책에 나열 된 시대상을 헤아리자니

오히려 지금이 더 고맙고 살기 좋은 시절이구나 라는 안도감이 인다.


사람의 목숨이 어찌그리 파리목숨 마냥 하찮기만 했을까?

무서운 시절이었다!

무서운 시절이었어!


그 시절을 이토록 절절히 알게 해 주는 작가님께 ,

그 무섭고 힘든 시절을 잘 견디어 오신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가 저절로 나온다.

참 고맙습니다!


(이 책은 큰글씨 책으로 이런 책은 처음 읽었다. 읽기에는 가히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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