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고래 - 한국계 귀신고래를 찾아서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17
김일광 지음, 장호 그림 / 내인생의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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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라면 <니모를 찾아서>에서던가? 

고래 이빨사이로 큰 물이 들어가서 물만 빠져나오고 먹이는 입안에 모이던

장면이 생각난다. 참 신기했지.

그리고 고래라면 <Life of Pi>에서 한밤에 수면 아래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던 

거대한 고래의 윤곽, 정말 멋졌지.


그리고 죽도시장 어판장 입구를 들어설려면 지나쳐야 하는 고래고기 파는 집, 

그 역한 냄새와 함께 참 잔인한 사람들! 이라는 속말을 하면서 

나도 역시 생선을 사서 돌아나온다. 

고래고기를 파는 사람들은 잔인하고 생선사는 나는 안잔인하다는 말인지,

나의 잣대는 모순투성이들이다.


고래라면 이것이 모두인 내게 정말 재미있고 감동이 있는 고래이야기, 

사람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말이다!


양산 통도사를 가보고 케케묵은 것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삶, 세월의 고귀함,

경외감, 또 뭐라 말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는데,

그 오래된 법당에서 느껴지던 역사와 세월은 

새 것이 주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숙연함과 감동 내지는 감격을 주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영일할아버지의 폐선도 그러한 것이지 싶다.

넉줄과 햇살의 귀환을 소망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 용운호는 영일할아버지의 삶, 그의 인생 그 자체여서 쉽사리 폐선신고를

할 수 없는것인지도 모른다. 


그 오래 된 것에는 할아버지의 역사가 들어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숨결이 스며 있고, 피가 흐르고 있고, 눈물과 영광이 속속들이 

들어 차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래 된 것은 함부로 없애버리면 안되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산천이 그러한 것이고

양산 통도사의 묵고묵은 법당이 그러한 것들이다. 


고래잡이 배를 타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어린 영일이를 통해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 정말 재미가 있었다.

뱃일이라면 가장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감히 뱃일을 목표로 삼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어린 영일이의 꿈은 고래잡이 선원이었던 것이고 

이것은 나의 선입견을 깡그리 무너뜨리고도 남았다. 


이제는 더이상 귀신고래가 우리나라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과

고래를 잡기 위해 불법적인 소나를 사용하는 포경선 이야기까지,

영일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바로 구룡포의 이야기이며,

영일만의 이야기, 우리네 뱃사람들의 이야기리라.


무척 훌륭한 동화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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