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 최고의 삶을 말하다
헬렌 S. 가르손 지음, 김지애 옮김 / 이코노믹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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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처음 포항으로 이사를 왔다.

참한 빌라였고, 그 집 베란다에 서면 바다가 보였다.

내 집이 아니어도 그렇게 좋았다.

아파트인 시댁에서 어리디 어린 새댁이 2년을 살다가 왔으니 그 감격이,

눈 앞에 펼쳐진 바다만큼이나 거대하고 황홀하고 눈부시고 반짝였다.

"우와~~,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다!!!"

내가 이렇게 자유롭고 행복해도 되는 것인지 의심을 해보게 되는 그런 순간이 있었다.

 

그 집의 아래층에는 초등생을 둔 이웃이 살고 계셨고, 그에 걸맞게 어린이 위인전기전집이

있었다. 태교를 목적으로 그 전집을 모두 빌려 읽었고, 그 후 두번 다시는 어린이를 위한

위인전기를 읽지 않았다.

그 책들 속의 위인들은 너무 완벽했다. 실수도 없고, 바르고, 정직하고, 열심이고, 하면 다 되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인류애, 박애정신, 애국심, 수신제가치국까지,뭐하나 흠이 없었다.

그 전집을 모두 읽은 후 느낀 점이 있다면, '나는 결코 위인은 못되겠구나'라는 거였다는 것을

지금까지도 기억한다.

 

그런 위인전집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지 못한다.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불어넣어주지

못한다. 위인들의 업적이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니, 내 생각에는 그들의 업적에 대해

한 페이지를 할애한다면, 그들이 그 업적을 이루기위해 실패했거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홉 페이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돌아가신 황병기 가야금 명인의 <오동 천 년, 탄금 60년>을 읽을 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정작 우리가 고난과 시련을 맞이했을 때, 대부분 자화자찬으로 이루어진 이런 종류의

책들은 그의 삶 자체가 하나의 도서관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이 되지 못한다.

(어느 나라던가?,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하더라)

 

<오프라 윈프리, 최고의 삶을 말하다>, 이 책은 본인이 적은 것이 아니란게 조금은 매력적

이었다. 일생이 다이어트인 그녀의 삶은, 비록 2년간의 다이어트를 위해 사용한 금액이 무려

9억원일지라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녀의 모든 시련과 극복을 우리는 알기때문이지 않을까?

그녀의 자화자찬적인 스스로의 자서전이었다면 덜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인 자서전이다 싶으니 더 인간적이고, 더 흥미롭고, 덜 신화적이어서 좋았다.

사실 덜 신화적인 표현이었을 뿐이지 결국 신화적인 그녀를 느끼게 된다.

 

"나는 삶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믿기 때문에 엄청나게 대단한 힘을 느낀다."는 오프라 윈프리,

과연 그녀의 힘은 전설적이다 할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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