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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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절대 이 책들을 사지 않았고 또한 우리집 식구 누구도 이 책들을 사지 않았다. 이 책이 아니라 책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같은 책이 몇 권인지 집안에 굴러다니기 때문이다. 아무도 사지 않았지만 여기 저기 굴러다니다가 가끔 눈에 띄는 책들이 있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더 씨크릿 같은 책들..그게 몇 권인지, 아니면 한 권이 지멋대로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건지, 어떤 때는 일년 중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서랍장에서 나오고, 어쩌다가는 침대밑에서, 분명 표지가 보기 싫어 대문 밖에 내놓은 것 같은데, 갑자기 화장실 한 켠에서 발견되곤 하는 책들이다. 그런데 책은 왜이렇게 깨끗한 새책인지, 그렇게 험하게 굴러다녔으면 개차반이 될 법도 한데, 정말 너무 깨끗하다...연휴에 읽었다. 내가 보기 위하여 내돈 내고 사고싶지는 않은 책이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는 있다.



특별한 시간들보다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149쪽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자신의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257쪽


만약 어떤 이가 자신의 종교 하나만을 알고 있다면

사실은 그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260쪽


종교의 믿음과 행동이 깊어질수록 

'나'라고 하는 자아의식이 낮아지고,

그 낮아진 만큼 내 안의 신성이 들어차는 과정으로 전환됩니다.

아직까지 자아 확장을 위한 기복적 기도를 했다면

이제 나를 내려놓는 기도를 하십시오.272쪽


사실, 요즘 심취하고 있는 종교의 배타성에 많이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이 곳에서 해답을 발견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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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 표재명 옮김 / 문예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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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의 목적은 관계 자체, 곧 '너'와의 접촉이다. 왜냐하면 모든 '너'와의 접촉에 의하여 '너'의 숨결, 곧 영원한 삶의 입김이 우리를 스치기 때문이다. 84쪽


 정말이지 어려운 책으로 알고 쉽게 펼쳐보지 못했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그렇게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신을 모르니 할 소리는 아니지만 문장들은 정말 신적인 내공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나'가 어떻게 신이 아니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이 될 수 있는 지를 풀어놓는 말은 정말 압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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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속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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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실이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그것이 꼭 진실이라고 할 수 없는 법이지요. 218쪽


  밤에 뭔가 격한 마음을 가라앉혀줄 그런 놈을 찾으려 책장을 둘러보니, 전부 하나같이 우울하고 침울한 것들이다. 전부 사나운 귀신들처럼 보인다. 편안히 잠들기는커녕, 또 사나운 꿈을 꾸게 될까 눈살을 찌뿌리게 된다. 그래도 뭔가 보다가 스르륵 잠들고 싶었다, 한참을 둘러보다 마지못해 뽑아들은 것은 애거서 크리스티였다..... 그런데... 재밌다. 그냥 재밌는 게 아니라 품위가 있다. 문장이 고급스럽다. 잠을 자기는커녕 밤을 새우게되었다. 두 어시간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물건너가고 밤을 새워 읽고 다음날도 또 읽었다. 16년 전 사건의 주변인들을 찾아다니며 편집된 기억의 파편을 줏어모으는 탐정 포아로...


나는 적나라한 사실들을 원하는 게 아니오 당신이 취사선택한 사실들을 원하는 거죠. 시간과 당신의 기억력이 그 선택을 결정합니다. 68쪽


단지 아쉬운 점은 결론이다. 과정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결론은 의혹으로, 미스테리로 남겨두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이다. 사건은 해결되지 말았어야 했다. 아쉽다.


"이건 내 생애 최고의 걸작이 될 거요, 엘사. 비록 그 대가로 피와 눈물을 바쳐야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오." 184쪽



"난 아주 구식 여자예요, 메리, 그 계집에게 도끼를 들이대고 싶어요."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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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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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문학과 고급문학의 경계에서 성공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문제적이고 실험적이라고 보이기는 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기에는 좀 우아하지가 못하다.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밖으로 한 발작도 벗어나지 못해 보인다. 세계문학의 목록에 든다는 것이 우습다. 재밌기는 무지 재밌다,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가독성도 높다. 미성년자 성추행범으로 구속된 게이인 몰리나가 이미 구속된 반정부 게릴라 게이인 발렌틴으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첩보기관에 포섭된다. 하지만 둘이 감방에서 같이 지내는 동안 정분이 나, 몰리나는 거꾸로 포섭당하여 본의 아니게 이중 간첩이 된다. 몰리나는 석방되어 정보기관을 따돌리고 비밀리에 게릴라 조직과 접선을 시도하지만, 결국 그 어느 쪽으로부터도 신임을 얻지 못하고 버림당하여 길거리에서 사살된다. 발렌틴은 감옥에서 전기 고문을 받은 후 환상에 빠져있다, 죽는다? 사실 내용보다는 독특하고 기발한 이야기 구성 형식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원서를 주문했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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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세계의 사상 3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 을유문화사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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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뭉터기로 지루한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쉽게 읽었다. 의지도 육체를 고리로 표상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진정한 자유를 이루려면 그 의지조차 버리는 해탈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자력으로는 이룰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의 충격, 건짐으로서만이 가능하다. 바로 신의 은총, 즉 신앙이다. 점점 더 가야할 길이 다 그쪽으로 향하게 된다. 모든 읽는 것마다 다 그 방향으로 해석하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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