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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속의 살인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어떤 사실이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그것이 꼭 진실이라고 할 수 없는 법이지요. 218쪽
밤에 뭔가 격한 마음을 가라앉혀줄 그런 놈을 찾으려 책장을 둘러보니, 전부 하나같이 우울하고 침울한 것들이다. 전부 사나운 귀신들처럼 보인다. 편안히 잠들기는커녕, 또 사나운 꿈을 꾸게 될까 눈살을 찌뿌리게 된다. 그래도 뭔가 보다가 스르륵 잠들고 싶었다, 한참을 둘러보다 마지못해 뽑아들은 것은 애거서 크리스티였다..... 그런데... 재밌다. 그냥 재밌는 게 아니라 품위가 있다. 문장이 고급스럽다. 잠을 자기는커녕 밤을 새우게되었다. 두 어시간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물건너가고 밤을 새워 읽고 다음날도 또 읽었다. 16년 전 사건의 주변인들을 찾아다니며 편집된 기억의 파편을 줏어모으는 탐정 포아로...
나는 적나라한 사실들을 원하는 게 아니오 당신이 취사선택한 사실들을 원하는 거죠. 시간과 당신의 기억력이 그 선택을 결정합니다. 68쪽
단지 아쉬운 점은 결론이다. 과정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결론은 의혹으로, 미스테리로 남겨두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이다. 사건은 해결되지 말았어야 했다. 아쉽다.
"이건 내 생애 최고의 걸작이 될 거요, 엘사. 비록 그 대가로 피와 눈물을 바쳐야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오." 184쪽
"난 아주 구식 여자예요, 메리, 그 계집에게 도끼를 들이대고 싶어요." 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