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왑샷 가문 연대기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2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날씨가 참 좋다. 선선하고 따스한 발코니에서 존 치버를 읽었다. 창 밖으로 무수한 잣나무 이파리들이 반짝이며 춤을 춘다. 이런 계절에 '왑샷 가문'을 만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삶의 흔적들을 즉시 없애버리는 오노라가 훨씬 더 시적이지 않은가. 66
언제 떠날지는 몰라도, 떠나겠다는 그 계획 덕분에 그녀에게는 이 낡은 사각형 집과 계곡이 너무나 훌륭한 황금빛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계속 머물렀다. 107
삶은 곧 포기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라는 생각 139
몇몇 종류의 불행에는 지역적인 특성이 있다. 거룻배를 타고 경계선을 넘어드는 삶처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그럴 때면 사람들은 최소한의 에너지와 인식만으로 삶을 살아가거나 참아내고, 세상 대부분이 산타페의 호화로운 기차에 탄 승객처럼 휙휙 스쳐지나가는 것 같았다. 이런 삶에도 나름대로 보상이 있다. 혼자 놀기와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 하지만 이것은 우정, 교제, 사랑이 없는 삶이다. 심지어 여기서 도망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희망마저 없다. 코벌리는 이런 감정적 은둔 상태에 빠져들었다. 377
더 읽고 싶은 책 :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윌라 캐더의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다시 읽고 싶은 책 : 체호프의 단편들.
* '혼자 놀기'가 탈출구가 될 수 없을까? **;;